고백하자면, 어지간해서는 우는 일 없는 에디터가 최근 극장에서 두 방울쯤(?) 눈물 흘리게 만든 영화, <몬스터 콜>이 재밌다고 소문 내고 싶어서 쓰는 포스트입니다. <몬스터 콜>을 좋아할 취향의 관객이 함께 보면 좋을, 9월의 성장영화 극장 개봉작도 소개합니다.


몬스터 콜

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출연 루이스 맥더겔, 시고니 위버, 펠리시티 존스, 리암 니슨, 토비 켑벨
개봉 914

너무나 아름답고 사려 깊은 성장 동화로어린 시절 침대 머리맡에 두고 읽던 팝업 그림책 같은 영화입니다. 다만 어둡습니다. <몬스터 콜> ‘몬스터’라는 어둠의 존재를 등장시켜 아픔을 가진 소년 코너(루이스 맥더겔)의 쓰디쓴 성장을 가만히 지켜봅니다몬스터와 소년이 만나는 초반은 마치 공포영화 같은 전개를 띱니다코너는 학교에선 따돌림을 당하고 집에 오면 아픈 엄마가 있는사는 게 너무 힘든 애입니다어느 날 동네 고목나무가 살아 움직여서는 소년에게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합니다. 몬스터의 이야기를 피할 곳은 없습니다. 세 가지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소년은 무시무시한 벼랑 앞에 내몰려, 두려운 나머지 가슴 깊은 곳에 비밀스럽게 간직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몬스터에게 들려줍니다.

몬스터 콜

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출연 펠리시티 존스, 리암 니슨, 시고니 위버, 루이스 맥더겔

개봉 2016 미국,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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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 댄스

감독 가와이 하야토
출연 히로세 스즈, 아마미 유키, 나카죠 아야미, 야마자키 히로나
개봉 921

실제로 후쿠이상업고등학교의 치어리더부가 세계 치어 댄스 선수권 대회에서 5연패를 달성한 실화에 바탕하고 있습니다. 춤알못 히카리(히로세 스즈)는 짝사랑하는 축구부원 코스케(맛켄유)와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기 위해 치어리더부 제트에 들어갑니다. 입부 조건이 운동선수들과의 연애 금지라는 걸 뒤늦게 알았지만 탈퇴하기엔 이미 늦었습니다. 얼결에 히카리는 지옥 같은 트레이닝을 시작하고 그럭저럭 적응도 했는데 웬걸, 다들 실력이 형편없어 치어리더부가 해체되기에 이릅니다. 히카리는 세계 선수권에서 우승을 따오겠다며 교장을 상대로 패기 넘치는 제안을 합니다. 오합지졸 부원들은 심기일전하고 우승을 목표로 달립니다. 일본 학원물 특유의 오버 액션과 (실화이지만) 만화 같은 상황 설정이 무척 유쾌합니다. 실제 배우들이 극한의 연습을 거쳐 완성한 치어 퍼포먼스는 씩씩한 기운이 넘치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청춘은 언제나 사랑스럽고 뭉클합니다.

치어 댄스

감독 가와이 하야토

출연 히로세 스즈, 나카죠 아야미, 아마미 유키

개봉 2017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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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이즈 어 패밀리

감독 위고 젤랭
출연 오마 사이, 앙트완 베트랑, 글로리아 콜스턴, 클레멘스 포시
개봉 921

어디서 본 영화 같다고 생각하는 관객도 있을 겁니다. 유지니오 델베즈가 연출한 <사랑해, 매기>(2013)가 원작이기 때문입니다. 하루 아침에 어린 딸을 떠맡게 된 철부지 아버지가 극한 육아를 통해 성숙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가 그리 적지도 않습니다. <투 이즈 어 패밀리>도 예상 가능하게 전개됩니다. 책임감이라고는 1도 없는 사무엘(오마 사이)에게 어느 날 웬 여자가 찾아와 이 애가 네 애라며 갓난아기를 덥석 안기고 사라집니다. 난데없이 애아빠가 된 사무엘은 엉겁결에 손에 든 아기를 돌보기 시작합니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글로리아(글로리아 콜스턴)가 여덟 살이 되는 동안 부녀는 끈끈한 정을 쌓았습니다. 그러다 친엄마가 나타나 아이를 데려가려 하고, 사무엘은 글로리아를 보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투 이즈 어 패밀리>는 국내 관객에게 <언터처블: 1%의 우정>으로 친숙한 배우 오마 사이의 캐릭터 코미디에 크게 빚지는 영화입니다. 오마 사이의 긍정 에너지는 철부지 아빠 역에도 마침맞게 어울립니다. 어린 딸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오만 노력을 다 하는 사무엘의 모습은 익숙한 감동을 전합니다. 활기 넘치는 부녀가 뛰노는 런던 쇼디치 거리의 풍경도 이색적입니다. 무엇보다 <투 이즈 어 패밀리>는 부모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따뜻하게 일깨웁니다.

투 이즈 어 패밀리

감독 위고 젤랭

출연 오마 사이, 글로리아 콜스턴

개봉 2016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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땐뽀걸즈

감독 이승문
출연 이규호, 김현빈, 배은정, 박혜영, 박지현, 박시영, 심예진, 김효인, 이현희
개봉 927

뭐가 그리 즐거운 걸까요. <땐뽀걸즈>는 차창 밖을 보며 밝게 웃는 소녀들의 얼굴로 시작합니다. 이어지는 장면은 다급히 캐리어를 끌고 어디론가 이동 중인 모습입니다. 거제여상을 다니는 소녀들이 서울로 올라와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에 참가했습니다. 공부는커녕 가끔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시지만 나쁜 애들은 아닙니다.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너무 빨리 삶의 힘겨움을 알아버린 소녀들은 때로 도피를 꿈꾸지만 댄스 스포츠 동아리의 이규호 선생님 덕에 마음을 다잡고 학교로 돌아옵니다. 나이 든 선생님은 주위에 낙엽만 굴러 가도 금세 주의가 산만해지는 소녀들을 어르고 달래가며 땐스를 추게 합니다. 쇠락해가는 도시의 기운이 무겁게 삶을 덮쳐와도 소녀들은 짓눌리지 않습니다. 미래가 어찌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소녀들은 지금 즐겁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소녀들의 경쾌한 손짓은 보는 이도 당장의 시름을 잊게 만듭니다.

땐뽀걸즈

감독 이승문

출연 이규호, 김현빈, 배은정, 박혜영, 박지현, 박시영, 심예진, 김효인, 이현희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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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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