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무렵부터 화제였던 마이클 파스빈더X요 네스뵈의 <스노우맨>이 12월 14일 개봉했습니다. 북유럽의 스산한 공기를 머금은 스릴러 최근작들을 더 찾아봤습니다.


<스노우맨>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출연 마이클 파스빈더, 레베카 허드슨, 샬롯 갱스부르
제작국가 영국, 스웨덴, 미국

첫눈이 내리면 살인이 시작된다?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고 현장엔 눈사람 모양의 표식만이 남았습니다. 오슬로 경찰청 강력반 형사 해리(마이클 파스빈더)는 연쇄살인범 스노우맨을 잡기 위해 수사를 시작합니다. <렛 미 인>(2008)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2011)를 연출한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의 신작입니다. 원작이 북유럽 작품일 뿐 실상 영화는 영국, 스웨덴, 미국의 합작품입니다만 피로 얼룩진 노르웨이 설원을 배경으로 원작의 스산한 감성을 훌륭히 잇고 있다는 점에서 북유럽 스릴러에 묶어 넣을 만하겠습니다.

스노우맨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레베카 퍼거슨, 샤를로뜨 갱스부르, 클로에 세비니, 발 킬머, J.K. 시몬스

개봉 2017 영국, 스웨덴,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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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 애프터>(2015)
감독 매그너스 본 혼
출연 율리크 먼더, 매츠 브롬그렌
제작국가 폴란드, 스웨덴, 프랑스

(율리크 먼더)은 동네를 떠난 지 2년 만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욘은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묘하게 적대적입니다. 극사실주의적인 접근으로 인간애가 사라진 일상에 스며든 폭력을 냉정히 관찰하는 작품입니다. 스릴러의 전형 같은 뚜렷한 사건의 전환은 없지만 인간 내면의 깊은 곳을 꿰뚫듯 심상을 옥죄는 분위기만큼은 압권입니다. 정제된 차가움이 인상적인 현대 북유럽 스릴러의 모범입니다.

히어 애프터

감독 매그너스 본 혼

출연 율리크 먼더, 매츠 브롬그렌

개봉 2015 폴란드, 스웨덴,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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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스>(2015)
감독 그리머 해커나르손
출연 시구르더 시거르존슨, 테오도르 줄리어슨
제작국가 아이슬란드, 덴마크

넘치는 긴장과 함께 블랙코미디적 무드가 상당한 작품입니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아이슬란드의 설원 마을, 키디(테오도르 줄리어슨)와 구미(시구르더 시거르존슨) 40년간 왕래 없이 지내왔을 정도로 사이가 나쁜 형제입니다. 두 형제는 제각각 양을 키우고 있습니다. 마을의 우수 양 선발대회에서 키디의 양이 우승하며 형제의 갈등이 극심해진 때, 하필 마을에 양 전염병이 돕니다. 정부에선 양들을 모두 죽이라 명령하고 형제는 양들을 지키기 위해 모종의 계획을 세웁니다. 양치는 마을 특유의 야성적인 분위기가 영화를 온통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형제가 지옥 같은 눈보라를 뚫고 화합의 국면을 맞이하는 클라이맥스는 장엄한 감동까지 선사합니다.

램스

감독 그리머 해커나르손

출연 시구르더 시거르존슨, 테오도르 줄리어슨

개봉 2015 아이슬랜드, 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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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짐의 순서: 지옥행 제설차>(2014)
감독 한스 페터 몰란트
출연 스텔란 스카스가드, 크리스토퍼 히뷰, 브루노 간츠
제작국가 노르웨이

제설차 운전기사 닐스(스텔란 스카스가드)는 올해의 모범시민상을 받을 정도로 마을 사람들에게서 신망이 두텁습니다. 아들이 약물 과용으로 사망했다는 비보를 들은 닐스는 깊은 슬픔에 빠집니다. 아들의 죽음을 이상히 여긴 닐스는 사건의 뒤에 갱스터와 마피아가 연루되었음을 알고 피의 복수를 시작합니다. 시간과 공간이 휘발된 듯한 어둑한 설원이 상당한 긴장과 불안을 만들어내고, 영화의 초반부와 후반부엔 고요히 설원을 달리는 제설차의 이미지가 반전됩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복수극을 통해 노르웨이 사회에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댑니다.

사라짐의 순서: 지옥행 제설차

감독 한스 페터 몰란트

출연 스텔란 스카스가드, 브루노 강쯔, 크리스토퍼 히뷰

개봉 2014 노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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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재킹>(2012)
감독 토비아스 린드홈
출연 요한 필립 애스백, 소렌 맬링
제작국가 덴마크

선원 일곱을 태운 채로 인도양을 건너던 로젠호가 소말리아 해적 무리에 납치됩니다. 선원 모두는 생사를 넘나들며 해적들의 인질극에서 생존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합니다. 해적들이 제시한 선원들의 몸값은 160억원. 선박회사는 최소한의 보상으로 선원들을 무사히 구하기 위해 애씁니다. 서사의 리듬감이 분명한 할리우드 풍의 인질극을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지도 모릅니다. 무표정을 가장하고 가장 최선의 협상 지점을 찾기 위해 진땀을 빼는 협상가들의, 숨막히게 고요한 두뇌싸움이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하이재킹

감독 토비아스 린드홈

출연 요한 필립 애스백, 소렌 맬링, 다 살림, 올레 두폰트

개봉 2012 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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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콜>(2011)
감독 폴 슬레딴느
출연 누미 라파스, 크리스토퍼 요너
제작국가 노르웨이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아들을 데리고 도망친 안나(누미 라파스)는 남편의 추적을 피해 낯선 도시에 숨어듭니다. 언제 남편이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불안에 떠는 안나는 아이의 방에 소형 무전기베이비콜을 설치하는데, 어느날부턴가 베이비콜을 통해 다른 아이의 비명이 들려옵니다. 안나는 그 비명이 환청인지, 실존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워집니다. 차곡차곡 스릴러적 긴장을 쌓다가도 종종 삐끗하는 지점이 발생하지만 혼신을 다한 누미 라파스의 불안정한 연기가 그 틈을 충실히 메웁니다.

베이비콜

감독 폴 슬레딴느

출연 누미 라파스, 크리스토퍼 요너

개봉 2011 노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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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제1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09)
감독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
출연 누미 라파스, 미카엘 뉘키비스트
제작국가 스웨덴, 덴마크

스웨덴 국민의 1/3이 읽었다는 유명 소설 <밀레니엄>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는 첫 영화입니다. 기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미카엘 뉘키비스트)는 스웨덴 재벌 헨리크(스벤 베르틸 토베)로부터 40년 전 실종된 조카 하리에트 뱅거의 사건을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미카엘은 수사 도중 용 문신을 한 천재 해커 리스베트(누미 라파스)의 도움을 받습니다. 두 사람은 하리에트 사건을 조사하며 연쇄살인에 얽힌 뱅거 가문의 광기와 마주합니다. 뱅거 가문의 지저분한 비밀을 통해 스웨덴 사회의 비정한 면모를 읽어낼 수 있는 작품으로, 원작의 설정뿐 아니라 잔혹하고 폭력적인 무드까지도 성공적으로 영화화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원작으로 뒤늦게 만들어진 미국 영화, 데이비드 핀처의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11)과 비슷한 시기에 국내 개봉했습니다.


<렛 미 인>(2008)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출연 카레 헤레브란트, 리나 레안데르손
제작국가 스웨덴

아마도 우리에게 가장 익숙할 북유럽산 스릴러입니다. 너무 이르게 고독을 알아버린 소년 오스칼(카레 헤레브란트)과 영원히 늙지 않는 뱀파이어 소녀 이엘리(리나 레안데르손)의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을 그립니다. 아이들은 순수하기에 때로 더욱 잔혹해지기도 합니다. 두 어린 배우의 파리한 얼굴과 서늘한 호연이 인상적입니다. 해피엔딩인지 비극인지 혼란스러운 애처로운 엔딩은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에로티시즘이 제거된, 전통적인 뱀파이어 장르물의 매혹적인 변주이기도 합니다. 북유럽 영화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흥행했고, 클로이 모레츠를 주연으로 할리우드에서 같은 제목의 리메이크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렛 미 인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출연 카레 헤레브란트, 리나 레안데르손, 카린 베그퀴스트

개봉 2008 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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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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