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 시리즈의 라이징 스타들, 요즘 뭐하나 봤더니

첫 번째 시리즈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요즘도 SNS 피드로 레전드 회차가 돌아다니고, 케이블 TV에서도 재방영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워낙 큰 사랑을 받아 배우들에겐 오히려 이미지 변신 부담을 안긴 것도 사실입니다.

김혜성
이민호 역 → <매드독> 온누리 역
하이킥 가족의 첫째 민호. 공부 잘하는 착한 아들이자 모범생. 작고 약한 몸집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습니다. 동생 윤호의 남다른 발육 탓도 있죠. 민호가 카리스마 있는 남자로 거듭나려는 도전기는 시트콤 전 회차 중에서도 레전드로 꼽힙니다. 앳된 비주얼로 캐릭터의 싱크로율을 높였던 그! 최근엔 드라마 <매드독>에 출연했는데요. 10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뽀얗고 앳된 얼굴입니다. 히키코모리 캐릭터로 사람보다 기계를 좋아하는 역할이었습니다.

정일우
이윤호 역 → <1급기밀> 영우 역
싸움도 잘하고 폼생폼사, 그러나 백치적 기질이 다분한 둘째 아들 윤호. 담임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온갖 가슴앓이를 했던 캐릭터였죠. 당시 신인이었던 그는 이 캐릭터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꾸준히 드라마 위주로 필모를 쌓아왔는데요. 최근 오랜만에 영화 <1급기밀>에서 그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 영화에 노 개런티로 출연했습니다. 전투기 부품 공급에 의문을 품고 도움을 요청하는 공군 파일럿 대위로 분했죠. 꼬꼬마 시절 윤호의 교복핏에 설렜던 에디터였는데, 제복핏 어디 안 갔습니다.

김범
김범 역 →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자객 천무 역
민호 형제의 친구로 제집 드나들 듯 민호네 집에 죽치고 있던 하숙 범이. 순둥순둥한 캐릭터로 많지 않은 분량임에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죠. <거침없이 하이킥>, <꽃보다 남자>의 유들유들한 캐릭터로 전성기를 맞았던 그. 그러나 영화판에서 <비상>, <고사: 피의 중간고사> 등이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자 다시 드라마 위주로 출연하며 진중한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2013년 <사이코메트리> 이후 오랜만에(출연했던 중국 영화들을 제외하면) 스크린을 찾았는데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에서 정체불명의 자객 천무로 등장합니다. 대사 없이 카리스마 있는 눈빛 연기를 선보입니다.

박민영
강유미 역 → <7일의 왕비> 단경왕후 신씨 역
민호네 옆집으로 이사 와 예쁜 외모와 직선적인 솔직한 성격으로 민호를 사랑에 빠져버리게 만든 유미. 얄미울 법한 캐릭터임에도 박민영의 사랑스러움이 돋보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이킥'으로 데뷔한 이후 거의 1년에 한 편씩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작은 드라마 <7일의 왕비>. 단경왕후 신씨로, 엉뚱 발랄한 권세가의 딸이었으나 정치적인 사랑을 해야 했던 비운의 여인으로 등장했습니다.

서민정
서민정 역 → <이방인> 출연
허당기 200% 장착한 채 언제 어디서나 꽈당 넘어질 수 있는 능력치를 소유했던 서 선생. 그런 많은 재난(?)에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던 캐릭터로 윤호와 민용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당시 캐릭터의 뜨거운 인기에도 불구하고 종영 시점에 결혼을 발표하며 은퇴했던 그녀. 지난해부터 예능 프로그램 <이방인>에 출연하며 뉴욕 생활기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최민용
이민용 역 → <오지의 마법사> 출연
윤호, 민호 형제의 삼촌이자 학교 체육 선생님이었던 이민용. 매사에 까칠하고 시큰둥한 타입으로 특유의 인상 쓴 표정이 트레이드 마크였었죠. 그러나 하이킥 이후 활동을 잠정 중단. 소식이 알려지지 않으며, 근황의 아이콘으로 불리다 지난해 10년 만에 방송 복귀했는데요. 공백기 중 한때 산속에서 살던 경력(?)으로 현재 예능 <오지의 마법사>에서 오지 체험 중입니다.

하이킥 시리즈 2편인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도 새로운 라이징 스타들이 발굴되었습니다. 이전 시리즈보다 조금 더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더니 역대급 엔딩을 남기며, 많은 팬들을 충격에 빠트렸었죠.

최다니엘
이지훈 역 → 남치원 역
외과 레지 3년 차로 철저하게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캐릭터로 정음과 세경 사이에서 묘한 러브라인을 펼쳤던 인물이었죠. 그의 최근작은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저글러스>. 여기서도 지적이지만 남에게 별 관심 없는 냉미남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상대역인 백진희도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 출연했던 배우였습니다. 약 8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하이킥 때와 많이 달라지지 않았네요. 꾸준히 활동해오던 최다니엘은 군 복무와 무릎 수술로 2년쯤 공백기를 가졌다 드라마로 복귀했습니다. 다음번엔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황정음
황정음 역 → 차기작 미정
머리를 양 갈래로 묶고 "띠드 버거 사주세요~"라며 폭풍 애교를 보여줬던 황정음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명랑 쾌활한 캐릭터로 오버 섞인 코믹 연기를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졌습니다. 이후 그녀는 <자이언트>, <비밀>,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등 시청률과 화제성 높은 드라마에 연이어 출연했습니다. 매년 열일해오다 <운빨 로맨스> 이후 차기작 소식이 없었는데요. 결혼 후 아들을 출산했다고 합니다.

윤시윤
정준혁 역→ <1박 2일> 동구
정준혁이라는 캐릭터명보단 준혁 학생이라는 호칭이 더욱 익숙한 느낌이죠. 세경을 짝사랑하는 고딩으로 나와 까칠하지만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수줍수줍해지는 캐릭터였죠. <지붕 뚫고 하이킥>이 데뷔작이었던 그는 인기에 힘입어 곧바로 <제빵왕 김탁구>의 주연을 꿰차 높은 시청률까지 이루며 승승장구합니다. 이후 필모들은 워낙 컸던 이전의 인기에 비해서 아쉽긴 합니다. 최근 예능 <1박 2일>에선 본명 '윤동구'라는 이름을 다시 찾아(?) 활약 중입니다.

신세경
신세경 역 → <흑기사> 정해라 역
순재네 집 식모살이를 하며, 어린 동생을 먹여 살려야 하는 소녀 가장. 그러나 특유의 낙천성으로 씩씩하게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왠지 짠하기도 하고, 청순하기도 했던 세경은 지훈과 준혁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이뤘습니다. 그녀 역시 영화보다는 드라마 성공작들이 많은데요. <푸른 소금>, <타짜- 신의 손>, <채비>(특별출연)의 영화 출연작보다는 <뿌리 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 <흑기사> 등의 드라마 속 얼굴이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최근 종영한 <흑기사>에서도 가난함과 고단함을 짊어진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부터 가난, 고생의 아이콘 캐릭터를 유독 많이 맡았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시리즈입니다. 이전 두 편의 시리즈에 비해 화제성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배우들의 면면을 보면 오히려 요즘 가장 핫한 배우들이 다 모여있습니다. 이전 시리즈처럼 데뷔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기보다는 뒤늦게 빛을 본 케이스가 많은 것 같습니다.

김지원
김지원 역 →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월영 역
전교 2등이지만 공부엔 그닥 관심 없고, 같은 반 여학생을 괴롭히는 남자아이들에게 하이킥을 날리는 등 당돌하고 엉뚱 발랄한 소녀 캐릭터였습니다. '오란씨 걸' CF 스타로 얼굴을 알리던 김지원. 하이킥 시리즈로 배우로 자리 잡길 기대했겠지만, 이전 시리즈에 비해 하이킥 출신 버프를 크게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 이후 드라마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 <쌈, 마이웨이>를 거치며 주연 배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에서는 괴력 매력을 소유한 월영으로 스크린 도전에 나섰습니다.

이종석
안종석 역 → <브이아이피> 김광일 역
안종석은 시니컬하고 까칠한 성격과는 안 어울리게 허무개그 말장난을 즐기는 캐릭터였습니다. 이전의 하이킥 남고생 역이 짝사랑 담당하며 스타덤에 올랐던 것과 달리 '뿌잉뿌잉' 개그만 가장 큰 화제가 되었죠. 이후에도 영화 드라마 가리지 않고 출연합니다. 그러다 드라마 쪽에서 큰 활약을 보이며, 연기력과 스타성까지 거머쥐었습니다. 그에 비해 영화 쪽 성적이 아쉬운 상태. 최근 <브이아이피>에서 살인마로 등장해 첫 악역에 도전했으나 영화가 여혐 논란에 휩싸이면서 평이 좋지 않았습니다.

윤계상
윤계상 역 → <골든슬럼버> 신무열 역
하이킥 이전에도 많은 필모를 쌓아왔던 그에게 당시 라이징 스타라는 타이틀은 어울리지 않긴 합니다. 그러나 배우로서 뚜렷한 흥행 주연작이 없던 그에게 하이킥 출연은 또 한 번의 기회였을 것입니다. 보건소에서 일하며 환자들을 따뜻하게 대하는 착한 캐릭터지만, 의외로 고집 센 캐릭터였죠. 웃는 상으로 "농담입니다"라며 얄밉게 눙치는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이킥 이전과 이후 마땅한 히트작이 없던 그는 지난해 <범죄 도시> 장첸 역으로 성공합니다. 이어 2월 14일 개봉하는 <골든슬럼버>에서 강동원의 친구 역으로 특별 출연합니다. <범죄 도시>에서 장발을 기르던 중 찍은 모양인지 외양은 장첸인데 캐릭터 성격은 정반대인 것이 재밌습니다.  

박하선
박하선 역 → <청년 경찰> 주희 역
너무 착하고 마음이 여려 사기도 잘 당하고 피곤하게 사는 캐릭터였습니다. 망가짐까지 불사하며 극중 가장 돋보였던 캐릭터였죠.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거의 매해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했지만, 흥행 성적 면에서 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2016년에는 드라마 <혼술남녀>, 2017년에는 <청년 경찰>이 흥행하면서 아쉬움을 덜었습니다. 특히 <청년 경찰> 주희 캐릭터는 그동안 박하선이 맡아왔던 순진하고 착한 캐릭터와 달리 카리스마 있는 교관 역을 맡아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줬죠.

씨네플레이 에디터 조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