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의 섬
감독 웨스 앤더슨
(목소리) 출연 브라이언 크랜스톤, 코유 랜킨, 리브 슈라이버

송경원 <씨네21> 기자
올바른 통찰로 향하는 위험한 경로. 이 모든 걸 덮어버리는 매혹적인 만듦새
★★★☆
애완견들을 쓰레기섬에 격리시킨 20년 후 가상의 일본 도시. 소년은 자신의 개를 만나기 위해 쓰레기섬에 잠입하고 다섯 마리의 개들이 이 모험을 돕는다. 늘 그랬듯 소년의 성장담을 뼈대로 세우고, 일본 서브컬쳐의 이색적인 면모를 근육으로 엮은 뒤 특유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피부처럼 덧씌운 스톱모션 인형극. 정치적 논쟁과 풍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차이와 다름에 대한 성찰로 이끈다. 백인 구원의 서사, 오리엔탈리즘적인 재현이라는 지적을 피해 갈 수 없고, 예민한 부분을 뭉개고 지나가기도 하며, 복잡한 현실 문제를 얄팍한 이미지로 풀어버린다는 인상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경탄스러운 부분이 있는 순수에의 탐구. 소년의 모험. 매혹하는 우화.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화려함으로 그려낸 시대를 향한 풍자
★★★
독감을 퍼트린다는 이유로 세상의 모든 개가 쓰레기 섬에 격리된다. 주인공 아타리는 격리된 자신의 개 스파츠를 만나기 위해 섬에 들어가고, 여기서 만난 다섯 마리의 특별한 개들과 스파츠를 찾는 여정을 함께한다. 웨스 앤더슨이 마련해 놓은 아름답고 황홀한 세계를 넋을 잃고 따라가다 보면 불현듯 이 시대에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과 억압에 대한 풍자를 엿보게 된다. 세상이 가려는 방향과 어긋나 강요된 질서에 저항하는 주인공들이 이번에도 앤더슨 감독의 영화를 이끈다. 지나친 일본 문화 묘사와 불의에 맞서는 백인 캐릭터의 등장이 서구 중심의 영화적 시선으로 비쳐 불편할 수도 있지만, 공들인 만큼 너무나 매력적인 이 영화를 거절할 충분한 이유는 되지 못한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눈 깜빡이는 시간도 아까운 궁극의 미장센
★★★★
끝까지 사랑받는 반려동물의 수만큼이나 버려지는 동물도 많은 시대에 적절하게 찾아온 사랑스러운 모험담. 인종 차별 문제를 담은 우화인 동시에, 감독의 눈에 대상화된 일본 문화 이미지의 향연이다. 이 두 지점이 섞이고 충돌하며 만들어지는 독특한 리듬이 있다. 웨스 앤더슨의 강박적 상상력이 한 땀 한 땀 빚어낸 비주얼은 가히 완벽에 가깝다. 화면 구석구석 눈 둘 곳이 많아 한 번의 관람으로는 모든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기에 벅찰 정도.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개들을 위한 나라는 있다
★★★☆
<판타스틱 Mr. 폭스>에 이은 웨스 앤더슨의 두 번째 스톱모션애니메이션. 독창적이고도 정교한 미장센과 동화 같은 색감 표현에 특출한 앤더슨의 영상미학이 또 한 번 빛을 발한다. 외피는 ‘개와 소년의 우정’이나, 그 속은 다소 복잡하다. 전체주의에 대한 풍자, 인종차별에 대한 우회적 비판 등 정치적으로 읽힐 부분이 농후하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이어 개인에서 사회로 한층 넓어진 앤더슨의 변화가 엿보인다.

개들의 섬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브라이언 크랜스톤, 틸다 스윈튼, 빌 머레이, 에드워드 노튼, 코유 랜킨, 리브 슈라이버, 쿠니치 노무라

개봉 2018 독일, 미국

상세보기

여중생A
감독 이경섭
출연 김환희, 수호

송경원 <씨네21> 기자
안전하고 착하고 느슨한 각색
★★★
56 작가의 웹툰은 훨씬 낙차가 크고 어둡고 날카로운 이야기였다. 동명 웹툰을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온라인 게임 등의 에피소드는 다소 생략하고 집단 따돌림, 가정 폭력 등의 청소년 문제에 집중한다. 성장기 소년 소녀의 흔들림을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태도는 미덥지만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느슨해진 것도 사실이다. 김환희의 꽉 채워진 연기가 아쉬운 부분까지 메운다.

여중생A

감독 이경섭

출연 김환희, 수호

개봉 2018 대한민국

상세보기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감독 자비에 르그랑
출연 레아 드루케, 드니 메노세, 토마 지오리아

송경원 <씨네21> 기자
서스펜스가 목표가 아니기에 도달 가능한 진짜 서스펜스.
★★★★
양육권을 두고 다투는 부모 밑에서 불안을 먹고 자란 소년. 법정에서 시작된 갈등은 이내 일상 속에 침투하고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 버거운 크기로 번져간다. 법정영화처럼 출발한 영화는 스릴러를 지나 어느새 호러에 도달한다. 얼핏 장르의 길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건 긴장과 두려움을 목표로 설계된 영화가 아니다. 견디기 힘든 압박감은 현실의 민낯을 드러내기에 저절로 발생하는 효과에 가깝고 그래서 더 잔혹하게 다가온다. 철저히 소년이 겪고 느낀 감각에 기초하여 상황을 재구성한 진짜 공포. 감각의 리얼리즘.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폭력을 방관해선 안 되는 이유
★★★☆
가정 폭력의 결과를 보여주는 영화는 많다. 그와 달리 이 영화는 폭력이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라는 특이점을 지니며, 폭력을 방관해선 안 되는 이유를 관객에게 충격적으로 각성시킨다. 영화의 제목 때문에라도 후반부는 공포에 가까운 체험이 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놀라운 93분.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누군가에겐 가장 극한의 공포영화
★★★★
“누가 더 거짓말쟁이죠?” 아이의 양육권을 두고 전혀 다른 말을 하는 부부에게 판사가 묻는다. 이 도입부 질문은 정확히 관객이 짊어지게 되는 의문. 그렇게 시작된 의문은 보이지 않는 불안으로, 불안은 조여 오는 두려움으로, 두려움은 전혀 예기치 못한 순간 확신으로 변해 공포 한가운데로 관객을 뚝 떨어뜨린다. 음악과 인물 정보를 최소화한, 덜 보여주고 덜 들려주는 전략이 서스펜스 강화에 주효했다. 가정 폭력을 크게 소비하지 않고도, 가장 극한의 가정 폭력을 체험하게 하는, 전혀 새로운 문법으로 가정 폭력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살 떨리게 무서운 영화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감독 자비에 르그랑

출연 레아 드루케, 드니 메노셰, 토마 지오리아, 마틸드 오느뵈

개봉 2017 프랑스

상세보기

튼튼이의 모험
감독 고봉수
출연 김충길, 백승환, 신민재

송경원 <씨네21> 기자
무심한 듯 사랑스럽게. 애정으로 빗어낸 캐릭터의 힘
★★★☆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난다. 왠지 모르게 눈에서 땀이 나는 것과 비슷한 기분. 전작 <델타 보이즈>에서 대수롭지 않게 툭툭 던지는 유머와 해학을 선보인 고봉수 감독의 독특한 감각이 다시금 빛을 발한다. 1인 레슬링팀 부원인 충길의 레슬링 도전기는 우직함을 넘어 바보처럼 보이는 직진을 보다 보면 어느새 정이 들어버린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철석같이 믿고 튼튼하게만 자랐더니 하찮은 취급을 받는 현실. 어쩌면 충길은 비뚤어진 세상에 대한 정직한 대답이다. 정교한 연출, 극적인 드라마, 거창한 의미 부여 없이도, 아니 없어서 도리어 짠하게 와닿는 희한한 감각의 코미디.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노오력? 그냥 지금처럼 튼튼하게
★★★
곧 철거될 체육관의 운명처럼 대풍고 레슬링부의 존립도 풍전등화다. 유일한 선수인 충길과 함께 레슬링부를 지키기 위해 친구들이 모였다. 매일 술만 먹는 아버지와 사는 충길, 편모슬하 다문화 가정의 진권, 부모 역할까지 도맡은 누나와 사는 혁준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의 무모한 노력이 사랑스럽고 애잔한 것은 레슬링을 잘 하려는 이유 때문이다. 아버지에게 떳떳하기 위해, 어머니를 필리핀에 보내드리려고, 대학에 들어가 누나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이들은 기꺼이 거친 매트에 몸을 던진다. 결핍의 상황에서 으레 예상되는 절망과 좌절은 이 영화의 종착지가 아니다. 농담 같은 대사 사이에 촘촘하게 박힌 유머로 성실한 자들의 삶을 드러내는 독특하고 따뜻한 코미디.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청춘에게 보내는 튼실한 위로
★★★
고교 레슬링부의 도전을 그린 청춘 코미디. 전남 함평의 한 중학교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오합지졸 소년들의 고군분투를 쉴 새 없는 웃음 장치로 풀어낸다. 30대 배우들이 고교생 캐릭터를 연기하는 ‘과감한’ 설정과 소도시 청춘들이 겪는 현실을 무겁지 않은 상황극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공감을 이끌어낸다. 네 명의 청년이 합창단에 도전하는 코미디 <델타 보이즈>(2016)에서 함께한 고봉수 감독과 배우들의 호흡은 더욱 튼튼해졌고, 이들이 빚어낸 B급 감성은 지금의 청춘과 교감하기에 충분하다.

튼튼이의 모험

감독 고봉수

출연 김충길, 백승환, 신민재, 고성완

개봉 2017 대한민국

상세보기

미드나잇 선
감독 스콧 스피어
출연 벨라 손, 패트릭 슈왈제네거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태양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
★★★
멜로드라마 세계에서 남녀의 사랑의 가로막는 허들로 많이 등장하는 ‘불치병’. 그 사용 빈도가 너무 잦아 자칫 ‘진부한 소재’라는 소리만 듣고 퇴장할 여지가 큰데, <미드나잇 선>은 이를 색소성건피증(XP, 태양빛을 쬐면 치명적인 신경질환)이라는 다소 특이한 병명으로 돌파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에피소드로 제법 잘 활용해낸다.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여주인공의 상황이 극 긴장감을 조율해낸다. 예상된 방향으로 흐르는 빤한 신파이긴 하나, 하이틴 멜로 특유의 감수성을 놓지 않고 달리기에 후반부 감정의 울림이 크게 다가온다.

미드나잇 선

감독 스콧 스피어

출연 벨라 손, 패트릭 슈왈제네거

개봉 2018 미국

상세보기

아일라
감독 잔 울카이
출연 김설, 이스마일 하지오글루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전쟁과 소녀
★★☆
한국전쟁 당시의 실화를 옮긴 영화. 연합군으로 참전한 터키 군인 슐레이만과, 전쟁고아 아일라의 관계를 다룬다. 외국(터키)에서 만든 한국전쟁 영화 치곤 고증이 꼼꼼한 편. 만듦새도 나쁘지 않다. 신파적 톤이 강하며 가끔씩 헐거운 플롯이 있긴 하지만, 아역배우 김설(<응답하라 1988>의 진주)의 해맑은 얼굴은 영화의 흠결을 봉합하는 힘이 있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한국전에서 맺어진 아버지와 딸의 아주 특별한 인연
★★★☆
한국전쟁 참전 용사 슐레이만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휴먼 드라마. 터키 하사 슐레이만은 전쟁고아가 된 다섯 살 한국 소녀에게 ‘아일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헌신적으로 보살피면서 부녀의 정을 쌓는다. 영화는 슐레이만이 파병을 결심하는 과정부터 한국에서 아일라와 만남과 이별, 재회까지 60년의 세월을 차분히 전개한다. 영화의 만듦새를 떠나 어려움에 처한 누군가를 돕는 행위가 얼마나 숭고한지, 전쟁이 남긴 상흔을 치유하는 인간애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느끼게 하는 가슴 뭉클한 영화.  

아일라

감독 잔 울카이

출연 김설, 이스마일 하지오글루

개봉 2017 대한민국, 터키

상세보기

식물도감
감독 미키 코이치로
출연 이와타 타카노리, 타카하타 미츠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자연주의 로맨스
★★☆
정성스런 도시락 같은 로맨스 멜로. 우연한 만남, 시한부 동거, 감격적 재회라는 정석적인 과정으로 이뤄진다. 자연에서 얻은 식물들로 음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디테일한 재미가 <리틀 포레스트>를 연상시킨다. 이야기 전개가 충분히 예상 가능하고, 그 흐름이 완만하다는 것이 극적 재미를 원하는 관객에겐 불만일 수도 있겠다. 반면 잔잔한 감성의 시간을 원한다면 볼 만하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소확행’ 레시피
★★★
일본 인기작가 아리카와 히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긴 멜로 로맨스. 꿈과 행복을 잃고 살아가던 20대 직장 여성이 한 남성과 우연한 만남으로 미래를 바꾸는 경험을 한다. 식물을 함께 키우고 자연에서 얻은 재료들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경험은 삶의 의미를 되찾고 홀로 서는 힘을 회복시킨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요즘 시대에 알맞은 레시피를 음미하면서 <하이 앤 로우> 시리즈의 이와타 타카노리, 일본에서 주목받는 신인 타카하타 마츠키의 말간 연기를 지켜보는 재미가 소소하지만 확실하다.

식물도감

감독 미키 코이치로

출연 이와타 타카노리, 타카하타 미츠키

개봉 2016 일본

상세보기

아이 캔 온리 이매진
감독 앤드류 어윈, 존 어윈
출연 J. 마이클 핀리, 매들린 캐롤, 트레이스 에드킨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노래의 힘
★★★
노래 한 곡이 명곡으로 거듭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미국의 전설적인 CCM 밴드 머시미가 부른 ‘I can only imagine’은 절망에 빠진 많은 사람을 구원한 노래다. 영화는 머시미의 멤버이자 작곡가 바트 밀라드가 불우한 어린 시절과 좌절의 순간들을 거쳐 음악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명곡이 탄생할 수 있었던 시간을 반추한다. 비기독교 관객에게는 다소 생소한 노래일 수도 있지만 처음 들어도 가사와 멜로디에 담긴 희망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바트 밀라드의 아버지로 출연한 데니스 퀘이드의 연기도 강하다.

아이 캔 온리 이매진

감독 앤드류 어윈, 존 어윈

출연 J. 마이클 핀리, 매들린 캐롤, 트레이스 에드킨스, 데니스 퀘이드

개봉 2018 미국

상세보기

유니콘 원정대: 비밀의 다이어리
감독 카말 반살
(목소리) 출연 최원형, 변종필, 장은숙

이화정 <씨네21> 기자
믿음을 찾아가는 여정
★★☆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이 연상되는 아동용 애니메이션. 유니콘을 찾아 나선 아빠(고고학자), 그리고 아빠를 찾아 나선 남매의 모험담이다. 신비의 땅 아틀라스, 유니콘, 실종된 아빠 모두 실체를 알 수 없는 것들. 천재 박사 존스의 첨단 기기들의 힘으로, 남매는 이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믿음을 키워나간다. 인도 제작 인기 시리즈물로, 단계별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어린이들을 위한 에듀메이션의 목적에 충실하게 진행된다.

유니콘 원정대: 비밀의 다이어리

감독 카말 반살

출연 최원형, 변종필, 장은숙, 안종덕, 장경희, 이민하

개봉 2016 인도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