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이하 <공각기동대>)이 세계 최초로 국내 언론에 공개됐다. 이 영화는 1995년에 개봉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삼았다. 이 애니메이션은 <매트릭스> 등 많은 SF 영화에 영향을 미친 걸로 알려진 명작이다.

<공각기동대>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는 제작 발표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원작의 열렬한 팬들은 우려부터 표했다. 할리우드의 일본 애니메이션 리메이크가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얼마 전 내한했던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주인공 메이저 미라(원작의 쿠사나기 소령) 역을 맡는다고 알려졌을 때는 백인이 아시아인을 연기하는 ‘화이트워싱’ 논란도 있었다.

씨네플레이는 지난 3월17일 스칼렛 요한슨, 필립 애스백, 줄리엣 비노쉬, 루퍼트 샌더스 감독 등이 내한했을 당시 상영한 푸티지 상영회를 통해 <공각기동대>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이제 본편을 만나볼 시간이다. 3월27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공각기동대>의 언론·배급시사회의 반응을 모아서 소개한다. <공각기동대>는 3월29일 개봉한다.


<공각기동대>에 대한 평가 기준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원작을 어떻게 충실히 계승 혹은 각색했냐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원작을 모르는 관객이 봐도 괜찮은가이다. 할리우드 리메이크 <공각기동대>에 대한 평가는 이 두 가지 기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GOOD
화려한 비주얼, 원작을 몰라도 볼만하다
깊은 ‘덕심’으로 쌓아올린 환상적 비주얼, 그리고 좀더 정서적이고 희망적으로 변모한 이야기. 원작을 향한 뜨거운 애정과 열정에 리스펙트.
매거진 M 김나현 기자
<공각기동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전매특허 화려한 볼거리가 특징이다.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블랙위도우 역으로 탁월한 액션을 보여준 바 있는 스칼렛 요한슨은 이번에도 관객의 기대에 부응한다. 그는 보다 강력한 액션으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헤럴드POP 성선해 기자
원작의 철학적인 내용을 조금 걷어내면서 원작을 모르는 이들의 접근성도 나름대로 높였다.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화려한 비주얼이 돋보이는 액션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작의 팬들에게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을 수 있으나, 스칼렛 요한슨표 '모토코'는 분명 볼만하다.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원작은 인간과 로봇에 대한 복잡하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영화는 약 2시간의 분량에 전체 스토리를 담아야 하는 만큼 큰 줄기를 제외하고는 단순화했다. 때문에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도 충분히 <공각기동대>가 주는 즐거움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OSEN 장진리 기자
<공각기동대>. 영향력 막강한 모범적 사이버펑크 SF의 선구자급 작품의 첫 할리우드 실사판. 이 기술력과 표현력을 위해 여태껏 기다릴 수 있었던 작품. 마침내 구현된, 이미 미래인 SF 장르의 미래, 그것이 유토피아든 디스토피아든.
영화 칼럼니스트 송지환
BAD
할리우드 액션영화일 뿐, 원작의 명성에 못 미친다
할리우드식 <공각기동대>는 정보의 바다에서 태어난 인공지능에게 대한 심오한 묘사로 마니아 팬들을 열광케 했던 깊이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가족애와 동료애, 기억과 인간성이란 비교적 친근한 주제를 접목시켜 이야기를 끌어갔다. 여기에 나체를 연상시키는 박막 슈트 등 다양한 모습으로 액션 연기를 펼치는 여전사 스칼렛 요한슨이 더해져 보다 쉬운 할리우드식 액션영화가 됐다.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오리지널 팬이라면 원작의 아우라는 잊고 보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광활한 ‘네트’가 중심인 미래 사회에서 철학적 문제에 봉착한 개인, 그리고 거대 음모와 맞서 싸우는 조직 ‘공안 9과’의 특수 작전이 주는 복합적인 재미가 담겨있다면 실사판에서는 범죄의 규모나 고민하는 철학의 깊이가 대폭 수정됐다. 오리지널 극장판과 TV 시리즈(주로 1기)의 재미있는 몇몇 장면과 설정을 이어붙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는데 CG 효과는 돋보이는 반면 캐릭터의 멋과 깊이는 다소 휘발되고 이야기는 매끄럽지 못해 집중이 안 된다. 줄리엣 비노쉬가 연기한 아우레 박사의 존재감도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
씨네21 김현수 기자
할리우드판 <공각기동대>를 봤어요. 좀 뤽 베송스럽네요. 사이버펑크 나라가 배경인 <니키타>랄까. 다시 말해 좀 흔한 이야기를 하고 있단 말이죠. 기억상실에 따른 정체성 문제, 사악한 자본주의에 대한 좀 감상적인 접근법. (중략) 90년대 애니메이션과 이번 영화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나이브하고 필요 이상으로 심각하지요.
영화평론가 듀나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의 기사를 다시 한번 인용한다. 그의 시선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 <공각기동대>를 설명하기에 매우 적절해보이기 때문이다.

<공각기동대>는 원작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할 때부터 일었던 기대와 우려를 그대로 품은 결과물로 태어났다.

<공각기동대> 평가의 키워드는 ‘기대와 우려’다. ‘기대’는 원작을 모르는 관객에게, ‘우려’는 원작의 팬들에게 적용된다. 반대로 말하면 기대를 갖고 보면 실망을, 아무 기대 없이 보면 볼 만하다는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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