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레드메인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 주인공 뉴트 스캐맨더 역을 맡은 에디 레드메인은 완벽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그의 가느다란 몸선, 투명한 눈, 수많은 주근깨는 뉴트 그 자체였다. 소년미, 너드미의 대표 명사로 자리매김한 그이지만 그것‘만’ 매력적인 배우라면 이만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순식간에 세계를 사로잡은 에디 레드메인의 필모그래피와 소소한 사실들을 준비했다.


예술을 사랑하던 모범생

이튼 칼리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진학한 엘리트

이튼 칼리지 시절 에디 레드메인과 윌리엄 왕세손의 사진 / 모범생의 전형을 보여주는 에디의 얼굴

에디 레드메인은 집안이 엘리트인 것으로 유명한데, 그의 아버지는 은행 상무이며 어머니는 이사 업체 CEO다. 형제들 역시 금융, 사업 쪽에서 활약 중이다. 그의 이복형은 세계적인 출판사 하퍼콜린스 영국 CEO다. 그야말로 남다른 엘리트 집안이다. 그도 명문 학교인 이튼 칼리지와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했다. 이튼 칼리지 동창이 영국의 윌리엄 왕세손이니 말 다 했다. 이후 그는 세계 일류 대학 케임브리지 미술사학과에 진학했다.

이튼 칼리지 시절, 크리스마스 휴전을 낭독하는 에디 레드메인

색맹이지만 본투비 예술인

이브 클라인의 파란색

레드메인은 어렸을 적부터 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대학 시절 이브 클라인이 만든 파란색에 대한 12000자짜리 논문을 작성했다. 오로지 색 하나만 가지고 논문을 작성한 그가 벌써 대단해 보이지만 아직 놀라긴 이르다. 그는 적록색맹으로 파란색과 보라색을 구분할 수 없다. 이브 클라인의 파란색을 명확하게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논문을 쓰는 게 전혀 힘들지 않았다. 색이 그렇게 정서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연기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하며 색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부서질 듯한 외모와 상반되는 강렬한 캐릭터들

의외로 충격적인 역할을 많이 했다

<세비지 그레이스>

소년미, 너드미 넘치는 레드메인이지만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그가 의외로 파격적인 역할을 많이 했음을 알 수 있다. <세비지 그레이스>(2009)에서 그는 엄마 바바라(줄리안 무어)와 근친상간을 나누는 위태로운 아들 안토니로 등장한다. 그는 다소 이입하기 어려운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감정선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너무도 투명해서 부서질 것 같은 외모는 황홀할 정도다. 

<파우더 블루>

<파우더 블루>(2009)에서는 가난하고 자신감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장의사 역을 맡았다. 쓸쓸한 그의 눈은 어딘지 상처 받은 것 같은 눈빛이다. 병약한 소년 같은 이미지로 영화를 보는 내내 그를 안아주고 싶어진다. 만약 그의 유약한 모습을 보고 싶은 이라면 추천. 

<런어웨이 걸>

그는 귀족식 영어(Posh English)를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런어웨이 걸>(2011)에서는 미국 남부 악센트를 사용하며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영국 고전미를 뿜어내던 그가 미국, 그것도 남부 악센트라니. 게다가 역할은 소아성애자 역할이다. 순진해 보이는 저 얼굴과 걸맞지 않아 보이지만 이내 그의 연기력에 설득 당하고 만다. 

<레미제라블>

물론 그가 특이한 역만 맡은 것은 아니다. 본격적으로 그가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레미제라블>(2012)로 휴 잭맨을 보러 갔다가 레드메인에 입덕하고 나오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다. 당시 그는 영화와 연극을 오가며 연기력을 다졌지만 수년째 라이징 스타 신세였다. 그러던 중, 순수한 열정을 지닌 청년 마리우스를 맡게 되고 전 세계 사람들은 그에게 주목했다. 오랜 시간 꾸준히 연습한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연기는 물론 노래, 외모까지 매력적이니 반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사랑에 대한 모든 것>(2014)에서는 스티븐 호킹 역을 맡았다. 그는 스티븐 호킹의 병세와 그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그에 관한 논문과 다큐멘터리를 연구 했으며 실제 루게릭 환자에게 자문을 얻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걸까. 그는 제72회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 제87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실제 호킹 역시 ‘날 보는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니쉬 걸>

<대니쉬 걸>(2016)에서 레드메인은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화가 릴리 엘베 역을 맡았다. 목을 스치는 그의 손짓부터 살며시 웃는 눈, 우아한 걸음걸이를 보면 레드메인 외에는 아무도 릴리를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대니쉬 걸>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 이어 제73회 골든 글로브, 제88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세비지 그레이스

감독 톰 칼린

출연 줄리안 무어, 스티븐 딜레인, 에디 레드메인

개봉 200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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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더 블루

감독 티모시 리 뷔이

출연 제시카 비엘, 레이 리오타, 에디 레드메인, 포레스트 휘태커,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리사 쿠드로, 패트릭 스웨이지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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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어웨이 걸

감독 데릭 마티니

출연 클로이 모레츠, 블레이크 라이블리, 에디 레드메인

개봉 201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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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감독 톰 후퍼

출연 휴 잭맨,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헬레나 본햄 카터, 사챠 바론 코헨

개봉 201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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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모든 것

감독 제임스 마쉬

출연 펠리시티 존스, 에디 레드메인, 에밀리 왓슨, 데이빗 듈리스, 해리 로이드, 찰리 콕스

개봉 201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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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쉬 걸

감독 톰 후퍼

출연 에디 레드메인, 엠버 허드, 알리시아 비칸데르

개봉 20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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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 경험 다수

연극 <십이야>에서 비올라 역을 맡은 에디 레드메인

<대니쉬 걸>에서 트랜스젠더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레드메인. 여장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이유는 오랜 시간 다져온 여장 내공(!)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다녔던 이튼 칼리지는 남학교이기 때문에 연극 중 여성 역할은 남성이 맡을 수밖에 없었다. 선이 곱고 흰 피부를 가진 레드메인이 여장을 담당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그는 이튼 칼리지에서 꾸준히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았고 그 결과, 2002년 연극 <십이야>에서 남장 여자 비올라 역할로 무대에 데뷔했다. 참고로 이 때 모습이 제니퍼 가너와 닮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왼쪽부터) 에디 레드메인, 제니퍼 가너

아내 바보

세상 로맨틱한 아내와의 결혼

(왼쪽부터) 한나 베그쇼위, 에디 레드메인
물론 수상 소감에서도 빼놓지 않는다

언제나 소년 같은 레드메이 한 사람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빠라니, 새삼 놀랍다. 아내 한나 베그쇼위는 글로벌 인수합병시장 전문 조사기관 머저마켓 등에서 근무한 홍보 전문가다. 일반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행사에 자주 아내와 동행한다.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두 사람은 함께 나타났는데, 수상 결과가 발표되자 레드메인은 아내를 끌어안고 키스를 하며 애정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온 몸으로 실천 중인 분이다. 

꿀이 너무 흘러서 양봉장 차리셔도 될 듯

이 부부의 첫 만남은 드라마 같다. 레드메인은 남학교 이튼 칼리지를 다녔고, 베그쇼위는 근처 여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베그쇼위는 친구들과 함께 패션쇼를 기획했고 레드메인은 패션쇼 모델로 초대 받았다. 패션쇼에서 레드메인 바로 다음 순서가 하필 학교에서 가장 인기 많은 남학생 차례였고 모든 여학생들이 그에게 환호성을 날렸다.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다소 어설픈 첫 만남 이후 두 사람은 줄곧 친구로 지내다가 레드메인이 제안한 여행을 계기로 연인이 됐다. 오랜 시간 쌓아온 관계답게 그들은 안정적이고 탄탄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에디 레드메인에 대한 알쓸신잡

스스로 가장 섹시하다고 느낄 때는?

그가 스스로 가장 섹시하다고 느낄 때는 바로 수트를 입었을 때다. 수트 요정이라는 타이틀답게 그는 수트를 입었을 때 빛이 난다. 184센티미터의 기럭지와 가녀린 몸선이 수트의 핏을 더욱 살려준다. 


테니스 요정

비주얼만 보면 테니스 선수다
But 현실은....

자선 단체를 위한 모금 행사의 일환으로 레드메인은 테니스 경기에 나갔다. 그리고 전설의 짤들을 남기게 된다. 나가기 전부터 불안해하던 그는 아니나 다를까 놀라운 테니스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원래 매력이란 허술할 때 뿜어져 나오는 법. 그걸 완벽히 캐치한 그의 능력에 감탄만이 나올 뿐이다. 인턴 기자도 이 움짤을 보고 입덕해 버렸다. 

그저 어메이징

에디 레드메인 = 뉴트 스캐맨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2014년, <신비한 동물사전> 캐스팅을 시작했을 때 영화제작자들은 레드메인 이외의 선택지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들은 그가 “1926년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만 아니라 뉴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똑똑하고, 재밌고, 영국인이며, 대단히 자상하다”고 말하며 그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뉴트와 비슷한 가방이 있는데, 이는 뉴트에 캐스팅 되기도 전부터 들고 다닌 것이다. 그는 <신비한 동물사전> 감독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도 평소처럼 이 가방을 들고 갔다. 감독은 뉴트의 필수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수트 케이스라 말했다. 이후 그는 “그(감독)는 제가 일부러 그 캐릭터 의상을 입고 갔다고 생각했을 거 아니에요? 굉장히 창피했어요”라고 말했다. 오해를 받은 건 억울하겠지만 어쩌겠나. 뉴트와 똑 닮은 게 죄다. 그는 그 말을 한 후 자신이 왜 그 가방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한참을 설명했다. 이런 점 마저 뉴트를 닮은 것 같다. 


천천히 한 걸음씩 인생을 사는 사람

수년간 라이징 스타였던 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다소 이상한 역할이라 할지라도 그는 처음과 똑같이 성실한 자세로 배역을 대했다. 그 결과, 그는 이제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나아가는 에디 레드메인. 그의 인생 모토인 “천천히, 다른 이들과의 경쟁을 떠나 인생을 한 걸음씩 살아가는 것”처럼 그는 꾸준히 앞으로를 살아갈 것이다. 

여전히 소년 같은 모습이 매력적이다

씨네플레이 김명재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