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릴로지 영화, 일명 3부작으로 구성된 프랜차이즈 형 무비들은 오랜 시간 영화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처럼 시리즈물로 기획되는 것은 주로 히어로물이나 거대한 판타지 세계관을 공유하는 영화들이 차용하는 방식 중 하나다. 이에 통상적으로 이야기나 세계관이 이어지는 프랜차이즈형 3부작이 아닌, 각기 다른 세 편의 영화이지만 하나의 공통된 키워드로 묶이는 감독들의 3부작을 모아보았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처럼 말이다. 아래 영화들 외에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3부작이 있다면 댓글로 추천해주길 바란다.


파올로 소렌티노의 인생 3부작
<그레이트 뷰티>, <유스>, <그때 그들>
<그레이트 뷰티>
<유스>
<그때 그들>

이탈리아의 젊은 거장이라 불리는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그는 세 편의 영화를 통해 인생을 성찰해내었다. 인생 3부작 중 첫 번째 <그레이트 뷰티>는 인생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고찰하였으며, <유스>에서는 노년의 음악가를 통해 젊음과 사랑, 예술에 대한 성찰을 담아내었다. 인생 3부작의 마무리 <그때 그들>은 실존하는 이탈리아의 부패한 정치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를 중심으로 성공과 욕망, 그로 인해 드러나는 인간의 추악함과 공허함을 그려내었다.

그의 3부작은 자조적인 유머와 풍자를 통해 화려함에 가려져 있던 삶의 처연함드러내 보인다. 인물들이 물 흐르듯 내뱉는 대사들에는 오랜 성찰 끝에 다다른 감독의 삶의 철학이 깃들어 있으며, 깨달음을 주고 인생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파올로 소렌티노의 인생 3부작은 보물 상자에 담아 놓고 10년 단위로 꺼내보고 싶은 작품들이기도 하다. 세 영화 모두 관능적이고 감각적인 영상미와 음악이 더해져 지루할 틈이 없지만, 일각에서는 연출이 난해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레이트 뷰티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출연 세레나 그랜디, 사브리나 페릴리, 토니 세르빌로

개봉 201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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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출연 마이클 케인, 하비 케이틀, 레이첼 와이즈, 폴 다노, 제인 폰다

개봉 201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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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들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출연 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 토니 세르빌로, 엘레나 소피아 리치

개봉 201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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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구아다니노의 욕망 3부작
<아이 엠 러브>, <비거 스플래쉬>,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아이 엠 러브>
<비거 스플래쉬>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유혹, 사랑, 해방, 그 모든 욕망! 루카 감독의 영화들 속 인물들은 모두 서로를 갈망하고 유혹하며 에너지를 분출해낸다. 이러한 루카 감독의 욕망 3부작에는 한 가지 전제가 있다. 인물들이 모두 억압받거나 금기시된 상황에 놓인다는 것. <아이 엠 러브> 속 엠마(틸다 스윈튼)는 상류층 재벌가 며느리지만 엄한 집안 분위기 속에 억압받아 온 여성이다. 그런 그에게 사랑을 깨닫게 해준 남자는 다름 아닌 아들의 친구다.
<비거 스플래쉬>에서는 휴가를 즐기고 있는 마리안(틸다 스윈튼)과 폴(마티아스 쇼에나에츠) 부부에게 마리안의 옛 연인 해리(랄프 파인즈)가 찾아와 마리안을 흔든다. 거기에 해리의 딸 페넬로페(다코타 존슨)은 폴에게 관심을 보이며 네 사람 간의 관계가 질투와 욕망으로 얼룩진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동성애가 금기되던 시기 엘리오(티모시 샬라메) 올리버(아미 해머), 두 남자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이렇듯 영화 속 인물들은 자신들을 옥죄는 상황 속에서 서로를 향한 갈망을 정열적이고도 아슬아슬하게 내비쳐 보인다. 욕망은 억압받을수록 더 짙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맥락에서 루카 감독의 영화는 관능적인 치정극을 보는 듯하다.

루카 감독의 욕망 3부작은 모두 여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름 3부작으로 불리기도 한다. 영화 내에서 여름의 눅진한 분위기, 뜨거움이 흘러넘친다. 눈길을 사로잡는 소품들과 선명한 색채들로 수놓아진 미장센도 상당히 훌륭하다. 3부작 중 마지막 시리즈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각색상, 작품상, 음악상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각색상을 수상하였다.

아이 엠 러브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틸다 스윈튼, 플라비오 파렌티, 에도아도 가브리엘리니, 알바 로르와처

개봉 2011.01.20. / 2018.07.26.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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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 스플래쉬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랄프 파인즈, 다코타 존슨, 마티아스 쇼에나에츠, 틸다 스윈튼

개봉 201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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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티모시 샬라메, 아미 해머

개봉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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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쉐리던의 국경 3부작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로스트 인 더스트>, <윈드 리버>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로스트 인 더스트>
<윈드 리버>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각본가이자 감독인 테일러 쉐리던. 그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로스트 인 더스트>, <윈드리버> 세 작품을 직접 집필하였으며, <윈드리버>의 경우 연출까지 소화해내며 칸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였다. 순서대로 멕시코 후아레즈, 미국 텍사스, 와이오밍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세 영화는 모두 국경 지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경 3부작으로 불린다. 뿐만 아니라 배경도, 주인공이 서있는 심리적 위치도 변방이라는 점에서 변방 3부작으로 불리기도. 공통적으로 그려지는 폭력과 황폐의 세계 속 야생동물처럼 거친 주인공들의 모습이 뇌리에 강렬하게 남는 영화. 세 작품 전부 탄탄한 서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 밀도 높은 스릴감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여운도 상당히 텁텁하고(?) 씁쓸하게 남으니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피해서 보길.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에밀리 블런트, 조슈 브롤린, 베니시오 델 토로

개봉 201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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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인 더스트

감독 데이빗 맥킨지

출연 크리스 파인, 벤 포스터, 제프 브리지스, 케이티 믹슨

개봉 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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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 리버

감독 테일러 쉐리던

출연 엘리자베스 올슨, 제레미 레너

개봉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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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바움백의 뉴욕 3부작
<위아영>, <프란시스 하>, <미스트리스 아메리카>
<위아영>
<프란시스 하>
<미스트리스 아메리카>

파리를 사랑하는 감독에 우디앨런이 있다면 뉴욕을 사랑하는 감독으로는 노아 바움백이 있다. ‘제2의 우디앨런이라 불리는 노아 바움백 감독의 <위아영>, <프란시스 하>, <미스트리스 아메리카> 세 작품은 배경을 모두 뉴욕으로 설정해두었다는 점에서 뉴욕 3부작으로 불린다. 뉴욕이라는 화려하고도 핫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은 그다지 근사하지 않다.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동경하는 삶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상은 이상일뿐, 현실과의 괴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우스꽝스러워지고 만다. 이렇게까지 꼭 원하는 이상향을 성취해야만 멋있는 도시 사람이 될 수 있는 걸까.

성장영화와도 같은 노아 바움백의 영화는 삭막한 도시를, 더 나아가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지만 큰 위로를 선사한다. 노아 바움백은 <프란시스 하>, <미스트리스 아메리카>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그레타 거윅과 연인 관계로도 유명하다. 그레타 거윅은 두 작품의 공동 각본가로 제작에도 참여하였다.

위아영

감독 노아 바움백

출연 벤 스틸러, 나오미 왓츠, 아만다 사이프리드, 아담 드라이버, 찰스 그로딘

개봉 201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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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하

감독 노아 바움백

출연 그레타 거윅, 믹키 섬너, 그레이스 검머, 아담 드라이버, 마이클 제겐

개봉 201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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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리스 아메리카

감독 노아 바움백

출연 그레타 거윅, 롤라 커크

개봉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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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의 청춘 3부작
<동주>, <박열>, <변산>
<동주>
<박열>
<변산>

한국 역사 영화의 선두에 서있는 이준익 감독이 최근 연출한 세 영화 <동주>, <박열>, <변산> 은 청춘 3부작이다. <동주>가 일제 강점기 속 못다 핀 미완의 청춘을 다룬 이야기라면 <박열>은 보다 강렬하게 타올랐던 청춘을 다뤘다. 시간을 지나 <변산>은 현재의 고단한 청춘의 초상을 보여준다. 이렇듯 이준익 감독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지난한 청춘의 모습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동주><박열> 다음으로 <변산>을 연상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앞선 두 영화는 항일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변산>은 시간의 간극이 너무나 넓고 큰 공통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세 영화에 소재로 등장한 시와 랩을 토대로 () 3부작이라 부르기도 한다.

동주

감독 이준익

출연 강하늘, 박정민, 김인우

개봉 20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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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

감독 이준익

출연 이제훈, 최희서, 김인우

개봉 201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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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

감독 이준익

출연 박정민, 김고은

개봉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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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의 거리 3부작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강남 1970>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강남 1970>

<말죽거리 잔혹사><비열한 거리>는 유하 감독에게 명성을 안겨 주었으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 명작들이다. 두 작품의 제목에서 따온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은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남성들의 거친 주먹다짐을 소재로 한 영화다. <말죽거리 잔혹사>는 일명 학원 액션물로 학교 내 싸움짱, 주먹짱이 되고자 하는 남학생들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이 영화는 권상우를 청춘 스타덤에 합류하게 해주었다. 여기서 성인의 단계로 넘어간 것이 바로 <비열한 거리>. 거리 위의 날 것과 같은 건달들의 세계를 다룬 영화로, 조인성의 인생 작품이자 <신세계>와 함께 손꼽히는 느와르 명작 중 하나다. 1970년대 강남땅을 두고 벌어지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강남 1970>은 두 작품에 비해 높은 관객 수를 기록하였으나 작품성으로는 인정받지 못하면서 시리즈를 아쉽게 마무리 지었다.

말죽거리 잔혹사

감독 유하

출연 권상우, 이정진, 한가인

개봉 200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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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거리

감독 유하

출연 조인성, 천호진, 남궁민, 이보영

개봉 200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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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1970

감독 유하

출연 이민호, 김래원, 정진영

개봉 201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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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문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