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인상에서 순수함과 선함이 묻어 나오는 배우 이제훈. 그는 오랜 시간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연기 내공을 착실히 다져온 배우 중 하나다. 최근 예능 프로 <트래블러>에서 류준열과의 꿀케미를 발산하고 있는 이제훈에 대한 이모저모를 정리해보았다. 입덕 부정기를 타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글로 입덕의 문을 활짝 열어보시길!


#데뷔

<약탈자들>

이제훈은 2005, 연극을 통해 배우의 길로 들어섰지만 2007<밤은 그들만의 시간>(단편)으로 정식 데뷔를 했다. 장편 영화로 데뷔를 한 건 2008<약탈자들>이다. 주인공 상태 역의 어린 시절 역할을 맡아 귀엽지만 찌질한 면모를 볼 수 있다. 이후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은 김조광수 감독의 퀴어 영화 <친구 사이?>다. 군인인 민수(연우진)와 연인 사이인 석이(이제훈). 민수와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석이는 부푼 마음을 안고 면회를 가지만 갑작스레 면회를 온 민수의 어머니가 둘 사이에 끼어들고, 그들은 졸지에 엄마를 두고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이제훈의 장르적 스펙트럼을 알 수 있는 영화로, 풋풋한 20대 게이 남성 연기를 섬세하게 소화해내었다.

<친구 사이?>
약탈자들

감독 손영성

출연 김태훈, 박병은, 염지윤, 이희준, 이화룡, 조영규

개봉 200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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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사이?

감독 김조광수

출연 연우진, 이제훈

개봉 200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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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2

<파수꾼>

2011년과 2012년은 이제훈에게 전성기와 같은 두 해였다. 지금까지 레전드로 회자되는 독립영화 <파수꾼>에서 이제훈은 거칠지만 금세 깨질 듯이 유약한 내면을 지닌 기태 역을 연기했다. <파수꾼>과 관련한 웃픈 에피소드도 존재한다. 폭력적이고 방황하는 성향이 있는 청소년을 연기하다 보니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불가피하게 들어가 있었다고. 하지만 이제훈은 평생 흡연을 해본 적 없는 비흡연자!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담배를 피우는 것을 연습했지만, 결국 테이크 8번 만에 졸도해 응급실로 실려가 구토를 하고 링거를 맞았다고 한다.

이후 이제훈은 차기작 <고지전>에서 전작보다 한층 더 무게감 있고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를 선보였다. <고지전>은 한국전쟁 속 애록고지에서 있었던 전투를 소재로 만든 영화로, 이제훈은 악어중대 임시 중대장이자 젊은 대위 신일영 역을 맡았다. 이제훈은 두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거친 외양과는 달리 복잡한 내면과 사연을 지닌 인물을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연기한 바, 2011년 신인상을 휩쓸었다. 2011년 대종상 당시 <파수꾼><고지전>으로 신인상 후보에 오른 이제훈이 후보자 화면 두 칸에 카메라 구도만 달리한 채 등장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고지전>
2011년 대종상 영화제. 맨 왼쪽 상단에 이제훈과 이제훈이 있다.

앞선 두 작품을 통해 이제훈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나, 사실 그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 작품은 <건축학개론>이다. 국내 첫사랑 영화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중 하나인 <건축학개론>에서 과거 승민 역으로 출연,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싱그러운 스무 살의 풋풋하고도 순수한 첫사랑을 누구보다도 잘 소화하며 납뜩이를 연기한 조정석에 뒤처지지 않는 인기를 자랑했다. 

<건축학개론>
파수꾼

감독 윤성현

출연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 조성하

개봉 201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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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전

감독 장훈

출연 신하균, 고수, 이제훈, 류승수, 고창석, 이다윗, 류승룡, 김옥빈, 조진웅, 정인기, 박영서

개봉 201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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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감독 이용주

출연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

개봉 201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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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앤 하이드..?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 <아이 캔 스피크>

이제훈의 필모그래피를 훑다 보면 한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지킬 앤 하이드처럼 선하거나 거칠고 악해 보이는 두 얼굴로 확고하게 나누어진다는 점이다. <고지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박열>에서의 이제훈과 <건축학개론>, <내일 그대와>, <아이 캔 스피크>의 이제훈은 사뭇 다른 사람을 보는 듯하다. 신기한 점은 정반대 지점에 있는 두 얼굴을 연기하는데도 작품마다 위화감 없이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특히 이제훈의 필모는 까칠한 성격의 캐릭터들이 주를 이루는데, 평소 순둥순둥해 보이는 이제훈의 성격을 떠올려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같은 영화_다른 느낌.jpg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감독 조성희

출연 이제훈, 김성균

개봉 201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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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

감독 김현석

출연 나문희, 이제훈

개봉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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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

감독 이준익

출연 이제훈, 최희서, 김인우

개봉 201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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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드라마 시그널

주목할 만한 몇 작품들이 눈길을 끄는 그의 영화 필모그래피와 달리, 그의 드라마 필모그래피는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그 안에도 빛나는 보석과도 같은 작품이 있었으니. 전역한 그에게 인생 드라마를 선물해 준 작품, <시그널>이다. <시그널><싸인>, <유령>, <킹덤>의 김은희 작가가 극본을, <미생>을 연출한 김원석 PD가 메가폰을 잡아 제작한 드라마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이제훈뿐만 아니라 수많은 드라마 팬들에게 인생 드라마를 안겨주었다. 8% 시청률에서 시작해 15%의 시청률로 마무리하며 종영한 <시그널>은 현재 시즌 2 구상 중에 있다고. <시그널 2>에서도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그를 대체해 박해영(박프로) 연기할 배우는 없지 않을까. 

시그널

연출 김원석

출연 이제훈, 김혜수, 조진웅

방송 2016,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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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댄스 실력

130513 서울경찰홍보단 이제훈(LeeJeHoon) - 마이클 잭슨 춤 풀버전

이제훈은 의외의 댄스 실력을 겸비한 숨은 댄스 능력자다. 의경으로 복무할 당시 마이클 잭슨의 ‘Billie Jean’‘Dangerous’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보면 독무에도 실수 없이 멋지게 댄스를 소화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한없이 진지한 표정에 비해 웃음이 나는 건 왜일까. 팬들은 해당 영상에 대해 댓글로 진지하게 추는데 왜 이렇게 귀엽지”, “자꾸 웃음이 나온다"라는 반응을 보였다(참고로 본인에게는 흑역사라고 한다).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출처 / 이제훈 인스타그램

이제훈을 보면 한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태도아니,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몸매’! 얼마 전 <트래블러>의 비하인드 컷에서 이제훈이 민소매를 입은 모습이 공개되었는데 온라인상에서 엄청난 이슈가 되었다. 이제훈은 평소 36세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동안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어려 보이는 얼굴과는 달리 공개된 사진 속에서는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성난 팔뚝을 찾아볼 수 있다(팔 근육과 얼굴 크기 실화..?). 이전 예능에서도 다부진 팔뚝을 공개한 바 있는 그. 이제훈의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운동인 듯하다.

(좌) 트래블러 (우) 삼시세끼

#진정한 트래블러

이제훈의 2019년 첫 작품은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바로 예능 <트래블러>! 류준열과 함께 쿠바로 여행을 떠난 이제훈은 허당 매력과 멍뭉미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 물건을 사며 주인에게 아름다우세요, 3CUC(약 3900) 어때요?”, “저는 돈이 부족해요.”하는 등 능글맞게 흥정하며 흥정의 고수로 거듭나는 모습에 광대가 아플 정도.

실제로 이제훈은 여행을 즐겨 하고 좋아하는 진정한 트래블러다. 그는 오래전 한 인터뷰에서 가장 애정 하는 여행지로 홍콩을 꼽기도 하였다. 홍콩을 너무 좋아해 2009년부터 거의 해마다 찾아갔으며, 새해를 항상 홍콩에서 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콩 영화를 워낙 좋아해 홍콩의 옛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야우마테이의 미도카페 가 프렌치토스트와 홍콩식 밀크티를 마시며 영화를 곱씹는다고. 올해 연말 여행지를 고민하고 있다면 홍콩을 추천한다. 길거리를 걷다 이제훈을 마주칠지 모르니까!    


#빅뱅 그리고 김혜수

MBC 무한도전 캡쳐

이제훈은 빅뱅 팬으로도 유명하다. 2016MBC 무한도전 <무한상사> 편에서 카메오로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촬영 비하인드에서 그 사실이 드러나면서 화제가 되었다. 지드래곤과 단둘이 자동차 안에 있는 씬을 촬영 중이었는데, 지드래곤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며 온몸으로 팬심을 표출해내는 모습이 상당히 귀여웠다고. 제작진에게 “‘무한상사를 촬영한 것보다 지디씨를 만난 게 더 좋은 거 같아요”라고 밝히며 웃는 모습이 짤로 캡처되어 한동안 빅뱅 팬들 사이에서 많이 쓰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제훈은 김혜수의 오랜 팬이기도 하다. 그는 꾸준히 이상형으로 김혜수를 언급하곤 했다. 한 방송에서 이제훈은 "(김혜수는) 아름다우시고 카리스마가 있으신데 그 안에 소녀감성까지 갖췄다. 진짜 좋아한다.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의 말이 빈말이 아닌지 드라마 <시그널> 촬영 당시, 김혜수의 손길이 닿으면 얼굴이 붉어지고 쑥스러워 하는 등의 모습이 찍혀 엄마 미소를 자아냈다. 걸크러쉬 누나&키링남 같은 그들의 케미에 많은 팬들이 적극적으로 그들을 지지했다고 한다.

이 케미 찬성합니다..

#앞으로의 차기작

<사냥의 시간>(가제)

드라마 <여우각시별>을 끝마친 이제훈은 영화로 넘어와 두 편의 차기작을 선보일 준비 중에 있다. 가장 먼저 <파수꾼>으로 함께했던 윤성현 감독의 차기작 <사냥의 시간>(가제)에서 주인공 준석 역을 맡았다. <사냥의 시간>은 경제 위기가 닥친 근 미래에 위험한 범죄를 계획한 네 명의 친구와 그들의 뒤를 쫓는 알 수 없는 남자의 추격전을 담은 스릴러 영화다. <파수꾼>의 박정민이 다시 한 번 이제훈과 함께 호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최우식, 안재홍 등 충무로에서 핫한 배우들이 대거 뭉친 작품으로, 작년 하반기 개봉 예정이었으나 연기되어 올해 관객들을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정확한 개봉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얼마 전 <도가니>, <수상한 그녀> 조감독 출신인 박정배 감독의 데뷔작 <도굴>(가제)에 주연으로 캐스팅되기도 하였다. 밝혀진 정보에 따르면 <도굴> 도심 속 도굴을 소재로 한 케이퍼 무비다. 저 역시 극장에 가면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거든요. 영화 볼 때가 그 어느 순간보다 즐겁고 행복해요.”라고 말하며 영화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 이제훈. 그가 들고 올 두 편의 차기작이 기대가 되는 이유다.

<사냥의 시간>(가제)

씨네플레이 문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