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대단원의 막. 그리고...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결말에서 관객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던, 인류의 절반이 사라지는 대재앙을 돌이킬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만은 아니다. 대신 지난 10여 년 동안 MCU를 장식했던 캐릭터들이 마치 졸업앨범을 찍듯 모두 등장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액션 스펙터클보다는 ‘의미’와 ‘감동’에 중점을 둔 거대한 엔딩.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장엄한 의식.
송경원 <씨네21> 기자
이렇게, 아니 이제야 한 편의 영화가 끝났다.
★★★★☆
대단원. 지난 11년을 함께 걸어온 이들에 대한 존경과 헌사를 바탕으로 마블이 늘 잘해오던 것들을 놓치지 않고 정리한다. <인피니티 워>를 본 관객 모두가 닥터 스트레인지에 빙의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했겠지만, 의외로 스포일러가 재미를 반감시키는 종류의 영화는 아니다. 대신 마블의 앞선 영화들과 달리 앞의 내용을 잘 모른다면 재미가 크게 반감되는 영화다. 현시점에서 마블의 최고작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의 영화. <엔드게임>이 완벽해서 그런 게 아니다. 오히려 단점과 약점이 ‘마블스러울’ 정도로 많다. 하지만 이를 가뿐히 덮고도 남을, 지난 11년의 축적이 있기에 가능한 반칙 같은 감동이 있다. 의미뿐 아니라 내러티브적으로도 1편의 영화 이상의 영화. MCU라는 연속극, 22편 에피소드의 최종장. 아이언맨이 문을 열며 시작된 이 우주의 문을 아이언맨이 직접 닫으며 비로소 완성시켰다. 함께 걸어온 11년의 세월을 향한 어셈블! 더 이상 쿠키영상은 없습니다.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소소한 사랑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은 세상을 구하는 일만큼 위대하다
★★★★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인피니티 스톤을 찾아 과거로 떠나는 설정이 지난 시리즈를 자연스럽게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어벤져스가 지나온 지난 11년간의 모든 흔적을 빠짐없이 보여주는 완벽한 피날레. 가장 강력하면서도 철학적인 빌런 타노스는 이번에도 결코 쉽지 않은 상대로 등장한다. 방법에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목적의 순수함은 타노스의 치명적인 매력 중 하나다. 남다른 힘을 가졌다는 숙명 때문에 자신의 삶을 포기해야 했던 슈퍼히어로들. 이들 내면에 감춰져 있던 인간적인 면모에 주목한 점이 눈길을 끈다. 소소한 사랑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은 세상을 구하는 일만큼 위대하다. 시리즈의 처음과 끝을 함께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3000만큼의 사랑을 전한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MCU와 함께한 11년, 하나의 마침표
★★★★
한 편의 영화라기보다 차라리 하나의 현상이다. 이번 편에 이르러 <어벤져스> 시리즈는 단순히 서사 하나를 완결하는 것이 아니라, 마블의 히어로들이 관객과 함께 했던 11년의 시간을 반추하며 간직하도록 만든다. 최후의 전투보다 거기까지 가는 여정과 히어로들의 선택에 더 집중하는 작품. 그간 MCU의 시간을 겪어온 관객들이 기대하는 모든 것이 있고, 그것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다.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이 동시에 존재하는 대장정. 그리고 히어로들을 사랑하는 마블의 심장이 따뜻하다는 증거.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10년 팬들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
히어로가 넘쳐나는 시장에서 팬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새롭게 유입될 관객들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마블의 그물망은 이번에도 촘촘하다. 10년 동안 활약한 캐릭터들의 퇴장과 더불어 새롭게 MCU의 주축이 될 캐릭터의 총공격은 다양한 팬층을 모두 아우른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상실을 견디던 어벤져스가 다시 히어로로 각성하고 재결합하는 과정은 하이스트 무비의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디즈니가 추구하는 가족영화로서의 가치 또한 충족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추억을 만나는 시간
★★★★☆
감동적이고 웃기고 스펙터클한데 급기야 슬프다. 하지만 이 영화가 안기는 슬픔은 떨쳐내고 싶은 아픔이 아니라, 지난 시간을 반추하게 하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저릿한 감흥을 남긴다.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이물감 없이 뚫고 나오는 웃음 공력, 연대와 우정이 우렁차게 손 흔드는 액션 시퀀스, 원년 멤버들에 대한 근사한 예우…그 끝에서 눈물을 만난다면, 그건 영화가 우리 기억 속에 저장된 각자의 추억을 건드리기 때문일 것이다. 마블에 기대한 것, 그 이상을 담아낸 한 페이지의 종착역. 정말이지, 행복한 10년이었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21세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정점
★★★★☆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 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다. 세 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은 11년간 이어진 MCU를 정리하는 데 필연적이었다. 루소 형제 감독은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차례대로 등장해 임무를 수행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을 완벽에 가깝게 조율한다. 그러면서 가족 영화의 본색을 강하게 드러낸다. 세계 평화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뭉쳤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싸웠던 히어로들의 연대가 얼마나 끈끈하고 어느 정도로 위력적인지 집대성해 보여준다. 무엇보다 시리즈를 함께한 관객과 감정적 유대감을 증폭하면서 저마다의 감흥에 빠지게 만드는 위업은 앞으로도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다. 공간, 현실, 힘, 영혼, 정신, 시간이 깃든 전무후무한 블록버스터 시리즈의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