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성열, 박형식, 정은지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아이돌 출신 연기돌들은 최근 TV 드라마뿐만 아니라 충무로에서도 핫한 존재감을 내뿜고 있다. 얼마 전 개봉한 <배심원들>의 주연 박형식은 보이그룹 제국의 아이들출신이며,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0.0MHz>의 두 주역인 정은지와 이성열은 각각 에이핑크인피니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역 아이돌이기도 하다. 오늘은 스크린에서 만났던 연기돌들의 대표작을 뽑아 흥행 순위를 매겨보았다.

 본문의 선정 기준인 관객수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하 KOBIS)의 통계를 기반으로 한다.


<물괴>

11. 혜리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의 혜리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주연을 맡아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정환(류준열)과 택(박보검)의 마음을 움직이고이들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똑단발의 덕선은 두 남자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이후 스크린으로 옮겨와 활동 영역을 넓힌 혜리는 <물괴>로 관객들을 처음 만났다그러나 대중들의 평가는 혹독했다예고편 공개부터 연기력에 대한 작은 논란이 일어났으며영화의 완성도까지 혹평을 받으며 <물괴> 100만을 넘지 못한 72만 명에서 레이스를 멈춰야 했다.


<인랑>

10. 민호
누난 너무 예뻐를 부르며 데뷔해 잘생긴 외모로 여학생들의 마음을 저격했던 그룹 '샤이니'의 민호는 2012년부터 연기를 시작한 배우이기도 하다. 다수의 TV 드라마를 통해 넓은 연령층의 시청자들을 만났던 민호는 <계춘할망>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두 남자>에서 마동석과 맞붙는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이들의 주먹다짐을 목격한 관객은 단 6만 명이었다. 민호는 차기작이자 대표작인 김지운 감독의 <인랑> 강동원, 정우성, 한효주와 함께 캐스팅되면서 다시 한 번 충무로 배우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인랑>은 흥행에 실패, 89만 명을 끝으로 스크린에서 내려와야 했다.


<꾼>

9. 나나
애프터스쿨과 오렌지캬라멜로 큰 인기를 끌었던 나나는 전도연, 유지태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굿 와이프>에서 김단 역으로 연기력에 큰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 종영 후 나나가 선택한 것은 브라운관이 아닌 스크린. <>에서 사기꾼 3인방 중 하나인 춘자 역에 캐스팅되어 현빈, 배성우, 박성웅 등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의 심복 곽승건(박성웅) 유혹하는 연기로 <굿 와이프>보다 비중이나 인상은 크지 않았으나 제 몫의 존재감은 뚜렷이 보여주었다. <>은 최종적으로 401만 관객을 동원하며 나나의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이끌었다.


<건축학개론>

8. 수지
JYP 의 신인 걸그룹이었던 '미쓰에이' 데뷔 시절부터 눈길을 끌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수지는 드라마 <드림하이>를 통해 배우로 데뷔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기세를 이어 수지가 출연을 확정 지은 건 수지에게 첫사랑의 아이콘이라는 별칭을 붙여 준 <건축학개론>이었다. 주인공 서연의 과거 시절 역으로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파트너였던 이제훈과 빚어낸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은 국내 411만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안시성>

7. 설현 
'AOA'의 보컬, 설현은 충무로 연기돌의 차세대 기대주 중 하나로, 드라마보다는 스크린에서 더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이기도 하다. 김래원과 이민호가 주연을 맡았던 유하 감독의 <강남 1970> 조연으로 스크린에 데뷔해 2017년 김영하 작가의 원작 소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주연 자리를 꿰찼다. 이어 185억 원의 대작 <안시성>에서 양만춘(조인성)의 동생이자 수노기 부대를 이끄는 리더 백하 역을 연기했다. 설현은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265만 명을, <안시성>으로는 544만 명을 동원하며 충무로 흥행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살인자의 기억법>

<감시자들>

6. 준호
짐승돌의 대표주자 2PM으로 데뷔해 솔로 가수로, 배우로 종행무진 활약하고 있는 준호. 준호는 설경구, 한효주, 정우성이 주연을 맡았던 스릴러 <감시자들>에서 특수조직 감시반의 막내 다람쥐 역을 맡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스크린 첫 데뷔임에도 불구하고 안정감 있는 연기력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기도. <감시자들>은 총 5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이병헌 감독의 <스물>에서 주연으로 올라서며 김우빈, 강하늘과 함께 지질하지만 유쾌한 스무 살 동갑내기 남자를 연기하며 300만 관객을 웃기는데 성공했다.

<스물>

<럭키>

5. 이준
히트곡 'Y'를 통해 당대 섹시돌로 떠올랐던 그룹 엠블랙의 이준은 현재 엠블랙을 탈퇴해 배우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이준은 비의 첫 할리우드 영화였던 <닌자 어쌔신>의 아역으로 시작해 <배우는 배우다>에서 첫 주연을 맡았으나 11만 명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2016년 코미디 영화 <럭키>에선 킬러 형욱(유해진)의 신분을 몰래 바꿔치기 한 무명 배우 재성 역을 맡아 유해진과 함께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를 선보인 바,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았다. 이준은 <럭키> 697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대표작을 남겼다.


<공조>

4. 윤아
2000년대 초를 휩쓸었던 국민 걸그룹 소녀시대윤아는 TV 드라마에서 주로 활동하며 남녀노소 할 것 없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브라운관에서 벗어나 윤아가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선택한 영화는 현빈과 유해진의 케미가 돋보이는 영화 <공조>였다. 극 중 강진태(유해진) 처제 박민영 역을 맡아 등장하는 신마다 웃음을 유발하며 유해진을 제치고 영화 내 최고의 신 스틸러로 떠올랐다. 때문에 <공조>윤아의 재발견으로 불리기도. 두 주연 배우와 더불어 윤아의 열연 덕분에 <공조>780만 관객을 기록하며 흥행에 대성공했다.


<내안의 그놈>

3. 진영
올 초 개봉한 바디 체인지 무비 <내안의 그놈>의 주연 진영은 아이돌 ‘B1A4’ 출신으로 유명한 배우다. 현재는 그룹을 탈퇴해 배우로 전향,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성웅과 함께 출연해 라미란과 러브라인(?)을 선보였던 <내안의 그놈>은 흔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코믹함을 살려 입소문을 타는데 성공, 191만 관객을 이끌며 소소하게 흥행하였다.

그러나 진영의 대표작은 또 다른 바디 체인지 무비, <수상한 그녀>. 칠순 할매 오말순(나문희) 영정 사진을 찍고 나오는 길, 찰나에 젊은 시절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진영은 오말순의 손자 반지하 역을 맡았다. <수상한 그녀>는 국내에서만 865만 관객을 동원, 흥행에 대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미국에서 리메이크 제작 및 준비중이다. 이로 인해 한국어을 포함해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 태국어, 인도네이사어, 영어, 스페인어 등 총 8개 언어로 제작되는 세계 최초의 영화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수상한 그녀>

<변호인>

2. 임시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 아역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시청자들의 가슴에 꽂힌 배우 임시완. 임시완을 처음 봤을 때 저 신인 배우는 누구지하면서 찾아봤다가 그가 아이돌 제국의 아이돌멤버임을 보고 놀란 것은 비단 기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엄청난 임팩트를 남긴 덕분에 그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변호인>에서 억울하게 체포되어 고문을 받는 청년 진우 역에 캐스팅, 송강호와 함께 주연으로 호연을 펼쳐 연기력에 극찬을 받았다. <변호인>은 총 1137만 관객을 동원하며 임시완에게 천만 영화배우’라는 타이틀을 선사했다.

또 다른 의미로 그에게 대표작이 된 영화도 있다. 임시완의 색다른 면모와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95만에 그치며 흥행에는 실패했으나 불한당원팬덤을 생성,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영화 관람, 덕질 문화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지난 327일에 제대한 임시완은 최근 불한당 2주년 모임에 참석해 배우들과 끈끈함을 자랑하기도 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신과함께-죄와 벌>

1. 도경수
독자들이 예상했다시피 연기돌 흥행 1위는 배우 도경수가 차지했다. 도경수는 디오(D.O)라는 활동명을 가진 아이돌 엑소의 멤버로 가수와 배우를 모두 병행하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카트>로 스크린에 데뷔해 <순정>, <>, <7호실> 등 다양성 영화와 상업 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도경수는 시각장애인을 연기한 영화 <>으로 290만 관객 동원에 성공, 2017년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에게 넘사벽 흥행을 안겨준 대표 작품은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다. <신과함께-죄와><신과함께-인과>에서 관심병사 원일병 역으로 출연해 각 1441, 1227만 명을 동원, 무려 2668만 관객 몰이에 성공하며 연기돌로서 한국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족적을 새겼다. 이후 강형철 감독의 150억 대작 <스윙키즈> 원톱 주연으로 발탁되었으나 영화는 147만에 그치며 흥행에 대실패하였다.

<스윙키즈>

씨네플레이 문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