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블유> 임수정, 이다희, 전혜진의 데뷔부터 현재까지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왼쪽부터) 임수정, 이다희, 전혜진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가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의 중심에는 임수정, 이다희, 전혜진이 연기하는 세 여성 캐릭터의 매력에 있다. 매 회 각기 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극을 장악하는 세 배우의 데뷔부터 현재까지를 모아봤다.

(왼쪽부터) '쎄씨' 표지 모델 임수정, 슈퍼모델 대회 출전 당시 이다희, 미스 경남 출전 당시 전혜진

모델/미인 대회 출신
<검블유>의 세 여자는 떡잎부터 남달랐다. 공교롭게도 셋 다 모델·미인대회 출신이다. 임수정은 1998년 잡지 '쎄씨' 표지모델 선발 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표지 모델이 됐다, 이다희는 2002년 슈퍼모델 대회 출전을 계기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전혜진은 1997년 미스 경남 선 출신으로 남편인 이선균도 연애 초기엔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아버지의 권유에 못 이겨 나간 것이라고.

(왼쪽부터) <학교 4> 임수정, <천년지애> 이다희, <죽이는 이야기> 전혜진

데뷔작에선 어떤 모습?
임수정은 당시 신인 배우들의 등용문이었던 청소년 드라마 <학교> 시리즈 중 <학교 4>(2001)를 통해 처음 연기에 도전했다. 공부 잘하고 착실하고 예쁜 모범생 오혜라 역을 맡았다. 전혀 연기를 배우지 않은 상태여서 데뷔 즈음엔 연기가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다희의 데뷔작은 방영 당시 꽤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천년지애>(2003)다. 화려하게 치장한 채 살짝 화난 표정을 짓는 얼굴에서 <검블유>의 차현이 떠오른다. 임수정, 이다희와 달리 전혜진의 데뷔작은 영화였다. 상명대 영화과 3학년 때 <죽이는 이야기> 제작사에서 실시한 신인 여배우 공모에서 선발돼 배우 지망생 춘자 역을 맡았다.

학교 4

연출 정해룡, 황의경

출연 여욱환, 임수정, 백승우, 한민, 공유, 황규림

방송 2001, KBS2

천년지애

연출 이관희

출연 성유리, 소지섭, 김남진, 김사랑, 이미영, 박칠용, 임채무, 권기선

방송 2003, SBS

죽이는 이야기

감독 여균동

출연 문성근, 황신혜, 이경영

개봉 1998.01.01.

(왼쪽부터) <장화, 홍련> 임수정,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다희, <미안하다 사랑한다> 전혜진

이름을 알린 출세작은 뭐?

임수정 - <장화, 홍련>
대중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출세작들을 알아보자. 임수정은 <장화, 홍련>(2003)을 통해 신인 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연기력 논란을 종식시켰다. 정신적인 혼란을 겪으며 여동생에게 집착을 보이는 극도로 예민한 소녀를 연기하며 눈도장 찍었다.

이다희 -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다희는 데뷔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했지만 인상적인 캐릭터를 만나는 데 꽤 오래 걸렸다. 큰 키에 도시적인 이목구비의 여성 배우들이 드라마의 곁다리에 머물며 한정적인 캐릭터만 맡던 분위기가 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시작이 바로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였다. 이다희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능력 있는 검사 역으로 등장했다.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능력자지만 내면엔 주변의 기대에 못 미칠까 하는 불안감을 품고 있어 연민이 가는 인물이기도 했다.

전혜진 - <미안하다 사랑한다>
전혜진은 TV, 스크린보다 연극판에서 이름을 날리던 배우였다. 드라마, 영화 출연작 중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역할은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갈치 엄마'였다. 극중 소지섭의 누나로 홀로 아들 '갈치'를 키우는 지적 장애를 가진 엄마 역을 연기했다.

장화, 홍련

감독 김지운

출연 임수정, 염정아, 김갑수, 문근영

개봉 2003.06.13.

너의 목소리가 들려

연출 조수원

출연 이보영, 윤상현, 이종석, 이다희, 김소현, 김해숙, 정웅인, 김광규, 김가은, 최성준

방송 2013, SBS

미안하다, 사랑한다

연출 이형민

출연

방송 2004, KBS2

(왼쪽부터) <내 아내의 모든 것> 임수정, <뷰티 인사이드> 이다희, <검블유> 전혜진

대표작은?

임수정 - <내 아내의 모든 것> 정인 역
임수정의 대표작으로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와 <내 아내의 모든 것>(2012)을 놓고 무엇을 소개해야 할까 고민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스타 임수정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의 동안 외모에 제 몸보다 큰 니트를 입은 임수정은 보호본능을 자극했다. 그러나 그녀는 기존의 단아하고 미성숙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 했고 성공적으로 해낸 영화가 <내 아내의 모든 것>이었다. 까칠한 독설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도 받았다. (글을 쓰다가 새삼 임수정의 대표작 두 편 모두 전혜진이 관련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선 함께 출연했으며,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선 전혜진의 현실 남편과 부부 연기를 펼쳤다.)

이다희 - <뷰티 인사이드> 강사라 역
<뷰티 인사이드>의 강사라는 이다희의 얼굴을 지운 채 인물 소개만 읽으면 여느 로맨스 드라마 남자 주인공을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복잡한 가정사가 있는 좋은 집안에서 자랐고 회사 대표다. 게다가 자신과는 다르게 순수한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마치 기존 로맨틱 코미디의 남과 여의 포지션을 전복시킨 듯한 색다른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다.

전혜진 -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송가경 역
<검블유>에서 송가경은 셋 중 가장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업계 1위 포털사이트의 수장이자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이지만 돈 많은 시댁에 휘둘리며 모욕 받는다. 시댁의 불법적인 요구를 들어주면서도 끊임없이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물. 전혜진은 무표정 안에 송가경의 복잡다단한 심경을 담아낸다. 회를 거듭할수록 과거의 사연이 밝혀지면서 그녀의 무표정에도 점차 균열이 인다. 앞으로의 그녀의 변화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