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관객 돌파 영화 26편

지난 7월 22일, <기생충>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26번째 천만 영화가 됐다. 개봉 주였던 5월 3주 차부터 나란히 박스오피스 1, 2위를 다투던 <알라딘>과 일주일 간격으로 천만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본격적인 여름 대전, 추석 시즌이 오기도 전에 네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한  2019년 상반기. 처음으로 천만 영화가 등장한 2004년부터 지금까지, 15년 동안 나온 스물여섯 편의 천만 영화를 한 데 모아놓고 이런저런 랭킹을 매겨봤다.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최다 관객수 영화는? <명량>

1위 <명량>
누적관객수 17,615,437 명

2위 <극한직업>
누적관객수 16,262,563 명

3위 <신과함께-죄와 벌>
누적관객수 14,411,502 명

<명량>은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에서 온갖 신기록을 세웠던 영화다. 역대 오프닝 스코어, 평일 스코어, 일일 스코어에서 모두 최고의 기록을 세웠고, 최단 100만, 200만, 300만 돌파를 기록하더니 개봉 이후 1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천만 돌파는 애교 수준. 입소문을 타고 대한민국 남녀노소 모두의 마음을 들끓게 만든 <명량>은 상영 기간 동안 약 1760만 관객을 동원했다. 국민 세 명 중 한 명은 극장에서 <명량>을 관람했다는 뜻.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떤 영화도 <명량>의 성적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어마무시한 흥행 돌풍을 일으킨 <극한직업>도 <명량>의 벽에 도전했으나 1620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에서 만족해야 했다. 한국 박스오피스 관객수 1, 2위 영화, <명량>과 <극한직업> 모두 류승룡 출연작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왼쪽부터) <명량> <극한직업>의 류승룡
명량

감독 김한민

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개봉 201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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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흥행 수익 기록한 천만 영화는?
<극한직업>

1위 <극한직업>
매출액 139,644,909,516 원

2위 <명량>
매출액 135,756,027,310

3위 <아바타>
매출액 125,304,346,000

북미를 비롯한 대부분의 해외에선 관객수 대신 흥행 수익으로 박스오피스 순위를 정한다. <극한직업>은 <명량>의 관객수를 따라잡진 못했지만, 그보다 더 높은 매출액을 기록하며 국내에서 역대 최고 흥행 수익을 낸 영화가 됐다. <극한직업>의 매출액은 1,396억 원. <명량>의 매출액보다 약 39억 원 더 높은 금액이다. 2009년 개봉한 <아바타>가 그 뒤를 이어 굳건히 3위를 지키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신과함께-죄와 벌> 등 여러 포맷의 상영관으로 관객을 찾은 최신작들도 아직 <아바타>가 끌어모은 매출액을 뛰어넘지 못했다.

극한직업

감독 이병헌

출연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개봉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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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천만 돌파 영화는? <실미도>

1위 <실미도>
천만 관객 돌파일 | 2004년 2월 29일

2위 <태극기 휘날리며>
천만 관객 돌파일 | 2004년 3월 14일

3위 <왕의 남자>
천만 관객 돌파일 | 2006년 2월 11일

최초의 천만 영화는 2003년 12월 개봉한 <실미도>다. 역사에서 지워진 비극을 조명한 <실미도>는 실미도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증폭시키며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다. <실미도>는 개봉 2달째인 이듬해 2월 19일, 전국 관객 1004만 명(서울 관객 295만 명, 추정치)을 동원하며 천만 관객 시대를 연 첫 영화가 됐다. 2주 후 <태극기 휘날리며>가 두 번째로 천만 영화 타이틀을 달았다. <실미도>보다 한 달 늦게 개봉했으나, 그보다 약 20일 빠른 속도로 천만 관객을 달성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역대 세 번째 천만 영화는 2006년 개봉한 <왕의 남자>다. N차 관람 문화의 시초에 선 <왕의 남자>는 입소문의 힘을 타 개봉 후 66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실미도

감독 강우석

출연 설경구, 안성기, 허준호, 정재영

개봉 2003.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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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천만 돌파 외화는? <아바타>

1위 <아바타>
천만 관객 돌파일 | 2010년 1월 23일

2위 <겨울왕국>
천만 관객 돌파일 | 2014년 3월 2일

3위 <인터스텔라>
천만 관객 돌파일 | 2014년 12월 25일

해외에서도 국내에서도 <아바타>는 박스오피스의 기준이다. 2D는 기본, 3D, 4D, IMAX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영 포맷으로 영화를 보는 색다른 즐거움을 전한 <아바타>는 개봉 38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외화로선 최초의 기록. 방송 뉴스는 물론 시사 프로그램에서까지 <아바타>를 소재로 다뤘으니, 개봉 당시 그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짐작 가능하다. 두 번째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외화는 <겨울왕국>이다. <겨울왕국>의 천만 기록은 애니메이션, 전체관람가 영화로서도 최초의 기록이다. 세 번째로 천만의 벽을 뛰어넘은 영화는 <인터스텔라>다. 당시 ‘놀란 감독도 놀란 관객수’와 같은 제목을 단 기사가 무수히 쏟아졌다.

아바타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개봉 2009.12.17. / 2018.06.21.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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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횟수 가장 적은 천만 영화는? <왕의 남자>

1위 <왕의 남자>
상영횟수 111,179 회

2위 <괴물>
상영횟수 113,103 회

3위 <부산행>
상영횟수 151,463 회

관객수와 상영횟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상영횟수가 가장 적은 천만 영화는 <왕의 남자>다. 역사와 픽션의 조합,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 이전에 볼 수 없던 신선한 소재 등 <왕의 남자>는 각양각색의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왕의 남자 폐인들, 이른바 ‘왕남 폐인’을 형성한 <왕의 남자>는 적은 상영관, 상영횟수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N차 관람과 입소문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괴물>은 역대 두 번째로 적은 상영횟수를 지닌 천만 영화다. 개봉 21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괴물>은 당시 역대 최단기간 내 천만 돌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세 번째 영화는 <부산행>. 과거에 비해 극장, 스크린 수가 확연히 늘어난 최근 개봉작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왕의 남자

감독 이준익

출연 감우성, 정진영, 강성연, 이준기

개봉 200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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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횟수 가장 많은 천만 영화는? <극한직업>

1위 <극한직업>
상영횟수 292,563 회

2위 <어벤져스: 엔드게임>
상영횟수 241,798 회

3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상영횟수 240,501 회

마블의 민족.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들, 그중에서도 최근 페이즈 3의 마지막을 성대하게 장식한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국내에서 두 번째, 세 번째로 많이 상영된 영화다. 이를 누른 영화가 있었으니, 올해 설날 연휴를 집어삼킨 <극한직업>이 그 주인공. 영화의 소재로 등장한 치킨까지 유행하는 등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린 <극한직업>은 개봉 3주 차인 2월 12일까지 하루 8000회에서 10000회 사이의 상영횟수를 유지했다.


가장 짧은 기간 내 천만 돌파한 영화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1위 <어벤져스: 엔드게임>
천만 돌파 기간 | 11일

2위 <명량>
천만 돌파 기간 | 12일

3위 <신과함께-인과 연>
천만 돌파 기간 | 14일

충격적인 결말로 화제를 모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후속편,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제작 시기부터 스포일러 함구령이 내려졌던 영화였다. 대다수가 어떤 정보도 접하지 않은 채 영화를 즐기길 원했고,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사전 예매량만 200만 장을 돌파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개봉 전부터 천만 관객의 1/5을 모은 것. 이 같은 현상은 역대 최단기간 내 천만 돌파의 기록으로 이어졌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11일 만에 천만 관객을 모으며 우리가 역시 '마블의 민족'임을 입증했다. 두 번째 최단기간 영화는 <명량>. <엔드 게임>과 하루 차이로, 1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세 번째는 <신과함께-인과 연>. 전편을 재미있게 본 천만 관객이 고대로 극장을 찾았고, 개봉 이후 14일 만에 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스칼렛 요한슨, 제레미 레너, 돈 치들, 폴 러드, 브리 라슨, 카렌 길런, 브래들리 쿠퍼, 조슈 브롤린

개봉 20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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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기간 천만 돌파 영화는? <왕의 남자>

1위 <왕의 남자>
천만 돌파 기간 | 66일

2위 <실미도>
천만 돌파 기간 | 58일

3위 <알라딘> <기생충>
천만 돌파 기간 | 53일

느린 속도지만 꾸준히 관객을 모아 천만을 달성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천만 관객을 달성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영화는 <왕의 남자>다. 그도 그럴게 <왕의 남자>는 대형 배급사 영화도 아니었고, 톱스타가 출연한 영화도 아니었으며, 사극 퀴어 영화로 장르 역시 대중적이지 않아 개봉 당시 적은 스크린 수를 배정받았다. 전국 1648개 스크린 중 207개 스크린으로 시작한 <왕의 남자>는 상영 회차마다 극장을 꽉꽉 메우며 66일 만에 천만 관객 달성에 성공했다. 2위는 <실미도>로, 58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공동 3위는 올해의 천만 영화, <기생충>과 <알라딘>이다. 두 영화 모두 개봉 이후 53일 만에 천만의 벽을 넘어섰다.


천만 영화 가장 많이 배출한 배급사는?
CJ엔터테인먼트

1위
CJ엔터테인먼트 / 7편
<해운대>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극한직업> <기생충>

공동 2위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5편
<겨울왕국>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공동 2위
쇼박스 / 5편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 <도둑들> <암살> <택시운전사>

천만 영화를 가장 많이 탄생시킨 배급사는 어딜까? 한국 박스오피스 관객수 1위와 2위, <명량>과 <극한직업>을 배급한 CJ엔터테인먼트다. 두 영화를 포함해 총 일곱 편의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극한직업>과 <기생충>, 올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국내 작품 두 편도 모두 CJ엔터테인먼트의 영화다. 2위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다. 신드롬적인 인기를 자랑한 <겨울왕국>을 시작으로, <어벤져스> 시리즈, 디즈니 실사작 <알라딘>까지 총 다섯 편의 천만 영화를 배출했다. 그와 같은 성적을 기록한 배급사는 쇼박스다. 역대 두 번째 천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시작으로 총 다섯 편의 영화가 천만 영화 타이틀을 달았다. 


■ 세계 3대 영화제 수상 천만 영화는?
<기생충> 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한국 영화 역사 최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지난 22일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천만 관객을 돌파한 최초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됐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나, 다니엘 블레이크> <어느 가족> 등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의 흥행 성적을 되짚어보면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기생충>의 흥행 기록이 새삼 더 대단하게 느껴질 것. 칸영화제뿐만 아니라, 그를 포함한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작을 두고 봤을 때에도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기생충>이 최초다.

기생충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개봉 201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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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적절! 환상 타이밍에 천만 돌파한 영화는?
<암살> 2015년 8월 15일 천만 관객 돌파

2015년 7월 22일 개봉한 <암살>은 상영 기간 내내 1270만 관객을 동원했다. 1930년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친일파 암살 작전을 소재로 삼은 <암살>이 천만 관객을 찍은 날짜는 광복 70주년을 맞은 2015년 8월 15일.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중 최초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암살>의 흥행이 더욱 뜻깊었던 이유다.  

암살

감독 최동훈

출연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개봉 201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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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닝 스코어, 1위 못한 천만 영화는?
<알라딘> 개봉일 관객수 72,736 명으로 2위
경쟁작은 <악인전> (일일 관객수 114,460 명)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영화라면 천만 관객을 동원할 가능성이 더 클 터. 천만 영화 대부분이 오프닝 스코어 1위를 차지했으나, 처음부터 1위가 아니었던 영화도 있었다. <알라딘>은 함께 개봉한 <악인전>에 1위를 내어주고 개봉일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일일 관객수는 약 7만 명. 천만의 미래를 상상하기엔 너무 적은 수치다.

알라딘

감독 가이 리치

출연 메나 마수드, 윌 스미스, 나오미 스콧

개봉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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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개봉일 관객수 184,756 명으로 2위
경쟁작은 <호빗: 다섯 군대 전투> (일일 관객수 188,655 명)

놀랍게도 <국제시장> 역시 개봉 당일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국제시장>을 누르고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는 <호빗: 다섯 군대 전투>. 두 영화의 관객수 차이는 고작 4천 명 정도였다. <국제시장>은 개봉 다음 날부터 개봉 주 내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국제시장

감독 윤제균

출연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정진영

개봉 201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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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영화, 가장 많이 쏟아진 해는?

2019년 <극한직업>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기생충> …
상반기에만 천만 관객 영화가 무려 네 편이나 나온 해. 최근 3년, 천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가 한두 편 정도였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설 연휴 누구와 봐도 부담 없는 웃음을 앞세운 <극한직업>,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3의 대장정을 마무리 지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대대손손 내려온 흥 DNA를 자극하며 추억까지 소환한 <알라딘>,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한국 최초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여름 시즌, 추석 시즌 개봉을 앞둔 대형 영화들 역시 이 흥행 기세를 이어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4년 <겨울왕국> <명량> <인터스텔라> <국제시장>
천만 영화를 네 편 배출한 해가 또 있었다. 역대 최다 관객수 영화 <명량>이 개봉한 2014년이다. 1월 개봉한 <겨울왕국>, 여름 시즌 개봉한 <명량>,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연출작 <인터스텔라>,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연말 시즌이었던 12월 17일 개봉한 <국제시장>은 이듬해 1월 13일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국제시장

감독 윤제균

출연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정진영

개봉 201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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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