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효용성은 없는 듯하지만 덕심을 자극하는 영화 굿즈(goods)들을 소개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 굿즈들이 팬덤의 통장을 똑똑똑 두드리고 있을까. 


굿즈의 신세계,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마블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특히 실사 영화 속 아이템들은 코믹스의 다소 유치한 감성 대신 묵직한 맛을 채워 팬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보기 좋은 이 묠니르

토르의 묠니르. 영화 속 모습과 똑같이 생긴 이 제품은 혹시 레플리카가 아닐까? 그렇지 않다. 이 제품의 용도는 바로…!

알고 보면 저금통

자그마치 저금통이다. 탈부착할 수 있는 뚜껑을 열면 가운데 뚫린 구멍으로 저금할 수 있다. 물론 저금할 테니 이거 사달라고 하면 등짝이 더 위험할 것 같지만.


공구를 샀더니 묠니르를 줬어요

한때 인터넷 커뮤니티를 뒤흔들었던 묠니르 공구 세트. 마트만 가면 공구 코너에서 쓰지도 않는 공구를 사고 싶어 서성이는 사람들에게 취향 저격.

핑거스냅 아니 토(toe)스탭하려다 쥐오는 인피니티 슬리퍼

타노스의 인피니팃 건틀렛. 탐난다. 하지만 남들이 다 사는 건틀렛 레플리카를 사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남들의 시선을 즐기는 덕후라면 건틀렛 슬리퍼를 신고 인피니티 스톤을 과시하자. 사진 속 모델의 발에서도 자신감이 느껴진다.

부끄러워서 저런 신발을 못 신겠다거나 숨덕(숨어서 덕질하는 팬)이라서 차마 신을 수 없다면 다음 상품도 좋은 것 같다.

받아라, 인피니티 아이스

아다만티움 빗은 아님.

당신의 머릿결을 책임질 특급 히어로, 울버린. 울버린의 상징인 클로를 빗으로 전환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다만 그림에 클로가 없으니 울버린보다는 근육 자랑하는 보디빌더 같은 느낌.

물론, 그루트는 나무다. 그런 점에서 베이비 그루트 얼굴 모양의 나무 도마는 실용성과 덕심을 모두 자극하는 특급 아이템. 하지만 저 애교 가득한 눈빛의 그루트의 얼굴에 칼질이라니, 요리하다 죄책감 느낄 것 같다.


굿즈의 끝판왕, 스타워즈

살아있는 SF영화(스페이스 오페라)의 전설 <스타워즈> 시리즈. 팬들이 정말 많고, 영화로서는 유서가 긴 시리즈라 없는 게 없다. 지난 글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굿즈들을 가져왔다.

와플은 데스 스타인데 본체는 밀레니엄 팰콘?

데스 스타 와플 메이커. 여타 영화 와플메이커가 호불호가 갈린다면, 이건 와플의 모양과 유사한 데스 스타 형태로 나와 상대적으로 인기가 많다. 거기에 본체는 밀레니엄 팰콘 같은 느낌도 나고.

제국군을 녹여 먹는 맛.

데스 스타 아이스볼 메이커. 위스키를 선호하는 서양 팬들이라면 환장할 법한 아이디어. 하지만 저걸 자랑하려면 위스키도 있어야 하고 나눠먹을 친구도 있어야 하니까….

행성 하나를 (심장마비로) 날려버리는 무서운 데스 스타

데스 스타 형태의 반려동물 집. 고양이가 귀여우니 설명 대신 사진이나 더 보자.

<스타워즈> 시리즈의 아이콘, R2-D2로 만든 아쿠아리움. 보기엔 그럴싸보이는데, 아무리 봐도 물고기가 살기 좋은 환경으로 꾸밀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사고는 싶지만 먹고 싶지 않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 3D 버전 개봉에 맞춰 판매했다는 스타워즈 버거. 다스 베이더 버거, 다크 버거, 제다이 버거가 있다. 다스 베이더의 특징을 너무 열심히 재현한 나머지 전혀 먹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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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즈를 보다가 이렇게 충격받은 적도 없다. 스타워즈 버거처럼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 개봉 때 판매된 자자 빙크스 캔디. 사탕이 어딨냐고? 저거다, 저거.


악몽 꾸지 않을까? 호러 영화

호러 영화는 장르 자체를 사랑하는 팬이 많다. 그래서 저예산에 많은 수익을 올리거나, 시간이 지나도 사랑받는 작품이 많다. 그렇지만 호러 장르를 좋아해서 이런 제품을 들이는 친구가 있다면 조금 무서울 것 같다.

쥐는 부분에도 마른 피가 묻은 디테일

영화 소품 아니다. 엄연히 아마존닷컴에서도 판매되는 굿즈다. 배트에 철사를 덧댄 디자인부터 마른 피의 색감까지, 은근히 탐나지만 겁나서 손에 쥐지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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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에 나오는 광대 페니와이즈. 영화 속 귀여운 빌 스카스가드 버전이 아니라 더 섬뜩하다.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친구가 저 앞치마를 입고 요리를 한다면, 일단 손에 든 칼부터 내려놓고 말로 하자고 해야겠다.

어떤 면에선 참수형 당한 것 같다.

제이슨의 마스크 모양으로 조각된 술 잔. 요리하던 친구가 칼 내려놓고 이 잔에 포도주라도 따라주면 누구보다 빨리 도망갈 자신 있다.

호러 영화 캐릭터 보울 거치대. 위의 제품들에 비하면 그래도 실용성 하나는 확실하다.


<왕좌의 게임>의 유명한 왕좌. 레플리카처럼 생겼지만 그 용도는 북엔드. 책이 쓰러지지 않게 받치는 그것이다. 척 봐도 재현에 공들인 제품답게 가격은 5만원을 상회하니 북엔드 용도보단 그냥 전시에 더 알맞을 듯.


목걸이 심플한데? 이게 뭔지 알면 조금 소름 돋는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 때 쓴 못을 목걸이로 만든 것. 알아보는 사람이 없을지 몰라도, 착용할 때 기독교 신자에게 걸리는 일이 없도록 하자.


<존 말코비치 되기> 마트료시카.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 조종하다는 영화의 설정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제품. 


숙면 캡슐? 1인 침실? 땡. <스타 트렉> 컨셉의 관이다. 생애 마지막 굿즈로 선택한 트레키가 있을지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모노리스 액션 피규어. 새까만 모습이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해외 팬들은 ‘액션 피규어’가 아니라 ‘액션리스(Actionless) 피규어’ 아니냐며 딴죽을 걸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