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함이 감도는 가을, 마음이 울적하다면 죽은 연애 세포도 살린다는 중화권 로맨스 영화가 제격이다. 최근 개봉한 <너를 만난 여름> 또한 2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에서 인기 있는 중화권 로맨스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보통 대만 로맨스 하면 훈훈한 남자 배우들이 주목받기 마련. 하지만 곽철용도 “순정이란 게 있는 사람”이듯, 남성 관객들도 여성 배우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곤 한다. 그동안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대만, 중국 로맨스의 여성 주인공 계보를 모아봤다.

- 너를 만난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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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장적사
출연 진비우, 하람두
개봉 2019.10.16.
<말할 수 없는 비밀>
계륜미
‘대만 로맨스’라는 용어를 정착시킨 건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나 <나의 소녀시대> 쪽이지만, 그보다 먼저 열풍을 일으킨 건 <말할 수 없는 비밀>이다. 주걸륜의 화려한 피아노 연주 장면만큼 관객들이 사랑한 샤오위 역의 계륜미. 샤오위는 어느 날 상륜(주걸륜) 앞에 나타난 소녀로, 재학생인 것 같지만 학교에서 보이지 않는 날도 있고 교류하는 사람도 없어 보이는 신비한 인물. 계륜미는 상륜에게 다가오는 듯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샤오위의 쾌활한 성격과 신비로운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관계를 주도하는 여유로움과 늘 곁에 있고 싶게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우아함이 공존하는 배우.

- 말할 수 없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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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걸륜
출연 주걸륜, 계륜미, 황추생, 증개현
개봉 2008.01.10. 2015.05.07. 재개봉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천옌시
남자배우가 자주 거론되는 다른 로맨스 영화와 달리,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그래도 여성 배우가 자주 언급되는 편. 남주인공 시점에서 진행되는 영화이고, 션자이를 연기한 천옌시의 매력이 한껏 발산됐기 때문이다. 성적 1등에 얌전한 모범생 션자이는 커징텅(가진동)을 비롯해 사고뭉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선망의 대상. 초반엔 똑 부러지는 성격에 남학생들에게 무관심한 태도를 유지해 무뚝뚝하게 보이지만, 커징텅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면서 드러나는 호감과 화사한 미소는 뭇 남성 관객들에게 ‘첫사랑’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특유의 순둥순둥한 강아지눈과 보조개는 남녀노소 모두 ‘션자이바라기’로 만들었다.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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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구파도
출연 가진동, 천옌시
개봉 2012.08.22. 2016.12.22. 재개봉
<나의 소녀시대>
송운화
대만 로맨스를 하나의 장르처럼 확립시킨 영화는 <나의 소녀시대>. 2016년 5월에 개봉한 영화는 무려 40만 관객을 동원한 이변의 주인공이었다. 그 인기는 물론 여성 관객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 왕대륙에게 나왔지만,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 송운화의 캐릭터와 연기가 없었다면 이렇게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푼수처럼 보일만한 전반부나 점점 철이 들어가면서 고민도 많아지는 후반부 모두 완벽하게 소화하며 ‘성장하는 청춘’이란 수식어에 딱 어울리는 배우.

- 나의 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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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프랭키 첸
출연 송운화, 왕대륙, 이옥새, 간정예
개봉 2016.05.11.
<청설> & <모어 댄 블루>
진의함
<청설>의 양양을 기억하는가? 언니 샤오펑(천옌시)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묵묵히 열일하는 소녀. 진의함은 양양 역으로 많은 이들의 눈물을 자아낸 바 있다. 한국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리메이크한 <모어 댄 블루>에선 (이보영이 연기한) 크림 역을 맡았다. 양양 역과 달리 친화력 만렙을 찍은 크림은 진의함이 <청설>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활기찬 에너지를 마음껏 과시할 수 있는 기회였다. 너무나도 달라 보이는 두 캐릭터를 모두 자신의 얼굴에 담아낸 진의함은 깊은 감정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모어 댄 블루>에서 상대 배우 류이호와 함께 눈물을 쏟는 장면은 이러다 둘이 쓰러질 것처럼 위태롭게 느껴진다. 진의함의 최대 장점은 큰 눈. 눈 덕분에 표정도 다양해지고, 눈빛으로만 하는 감정연기가 더욱 극대화된다.

- 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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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청펀펀
출연 펑위옌, 진의함, 천옌시
개봉 2010.06.17. 2018.11.08. 재개봉

- 모어 댄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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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임효겸
출연 류이호, 진의함
개봉 2018.12.12.
<장난스런 키스>
임윤
로맨스에 딱 맞는 두 배우가 순정만화의 정점을 찍은 일본 만화를 청춘영화 강국 대만에서 찍은 영화. 보시다시피 엑기스를 모은 영화라 한국에서도 43만 관객을 동원, <나의 소녀시대>를 밀어내고 대만 영화 최고 관객 수를 경신했다. 네이버 영화 관람객 댓글로 요약하자면 “왕대륙 임윤 얼굴 존잼”(pola****). 위안상친을 연기한 임윤은 12만 대 1 경쟁률을 뚫고 주성치 감독의 <미인어>로 데뷔한 배우로 유명하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로 발랄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배우. 무엇보다 모델 출신다운 169cm의 훤칠한 키가 임윤의 존재감에 한몫한다. 181cm인 왕대륙과 섰을 때 두 사람의 장신 비주얼은 물론이고 설레는 키 차이까지 잡았으니 역대급 비주얼 커플인 셈.

- 장난스런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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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프랭키 첸
출연 왕대륙, 임윤
개봉 2019.03.27.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