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 배우로 살아도 한번을 초청받기 어려운 칸 영화제. 그런데 이번 칸에 니콜 키드먼은 무려 네 편의 영화가 초청받았습니다. 어떤 작품들인지 보겠습니다.


<매혹당한 사람들>
콜린 파렐이 찾아든 기숙학교의 교장 마샤

경쟁 부문에 출품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매혹당한 사람들>은 토마스 컬리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1971)로 앞서 영화화된 바 있습니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규율이 엄격한 버지니아주의 여자 기숙학교에 북부군의 장교 존(콜린 파렐)이 다친 몸으로 찾아옵니다. 학생들의 간호로 몸을 추스린 존은 수려한 외모와 품위로 모두의 마음을 훔치지요. 그리고 존의 몸과 마음을 갖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질투와 암투 수준이 점점 엽기적으로 변해갑니다. 이외에 엘르 패닝, 커스틴 더스트 등 매력적인 배우들이 캐스팅되었습니다. 니콜 키드먼은 학교를 떠나려는 존을 소유하기 위해 그에게 아주 끔찍한 짓을 벌이는 교장 마샤를 연기합니다.


<킬링 오브 세이크리드 디어>
의료사고를 저지른 외과의사의 아내

심리 스릴러 <킬링 오브 세이크리드 디어>도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완벽한 커플이 되지 않으면 동물로 변하는 기묘한 호텔 이야기 <더 랍스터>로 지난 제89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 각본상 후보에 올랐던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차기작입니다. <매혹당한 사람들>에서 니콜 키드먼과 호흡을 맞췄고 <더 랍스터>에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함께했던 콜린 파렐이 여기서는 니콜 키드먼과 부부로 등장한다는군요. 외과의사 스티븐(콜린 파렐)은 의료사고로 한 남자를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그는 죄책감에 죽은 환자의 아들 마틴을 집에 데려와 돌보는데이때부터 집안에서 무서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니콜 키드먼은 스티븐의 아내로 출연하는데요. 마틴의 사악한 복수극이 진행되는 동안 <디 아더스>를 연상케 할 만큼 신경증적인 니콜 키드먼의 연기를 다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탑 오브 더 레이크>
비밀을 간직한 노파

<탑 오브 더 레이크>는 제인 캠피온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TV시리즈입니다. 미국, 영국, 호주, 프랑스 등 다국적 프로덕션이 참여한 작품이기도 한데요임신한 소녀의 실종사건을 중심으로 수상한 마을의 이야기를 파헤치는 시즌1은 모든 이의 찬사를 받았던 명작이었습니다. 제작진의 긴 설득 끝에 니콜 키드먼이 시즌2 출연을 결정했지요. 아직 니콜 키드먼이 맡은 배역은 공식적으로 노출되지 않았는데요. 노인으로 분장하고 있는 스틸컷이 공개되긴 했지요. 시즌1에서 홀리 헌터가 연기한, 마을의 비밀을 간직한 노파를 생각나게 합니다. 칸 영화제 70주년을 기념하여 황금종려상을 받은 감독들이 연출한 TV시리즈를 상영하는 특별 섹션에서 데이비드 린치의 <트윈 픽스시즌3과 함께 상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우 투 토크 투 걸스 앳 파티스>
영국 시골 동네의 펑크퀸

세 편의 스릴러에 이름을 올린 니콜 키드먼이 이번에는 닐 게이먼의 단편을 원작으로 하는 SF 로맨틱 코미디로 또 한번 초청받았습니다. 지역의 펑크록 파티에 간 엔(알렉스 샤프)은 다른 남자애들과 달리 여자에게 좀처럼 말을 붙이지 못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말을 걸게 된 잔(엘르 패닝)과 친해지는데요. 놀랍게도 잔은 특별한 목적이 있어 지구를 찾은 외계인이었습니다. 1960년생인 원작자 닐 게이먼은 영국에서 펑크가 폭발했던 1977년에 한창 청춘이었는데요. 그렇게 펑크 문화를 체화한 그의 소설을 <헤드윅>(2000)을 연출하고 주연까지 맡았던 존 카메론 미첼이 연출한다니, 아주 근사한 음악영화가 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니콜 키드먼은 여기에서 지역 펑크퀸 보아디케아로 출연했는데요. 외모로는 엘르 패닝보다 더 외계인처럼 보이네요.


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오욕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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