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악마와 거래를 합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우승과 영화의 흥행. 둘 중 무엇을 거래하시겠습니까.”
조진웅 “자이언츠의 우승입니다.”
앵커 “이걸 보고 있는 감독님과 배우들은 조금 씁쓸할 것 같기도 한데요.”
조진웅 “가서 빌면 됩니다.”
앵커 “롯데 자이언츠의 올해 성적은 어떨 거라고 기대하십니까.”
조진웅 “우승입니다. 갑시다.”
“대한민국의 야구선수들을 모두 존경한다. 나도 현장에서 그들의 플레이만큼 멋지게 해내겠다. (야구를 보며) 그들의 페어플레이를 배운다.”
봄이 설레는 이유는 꽃이 피기 때문이 아니다. 쌀쌀한 바람이 잦아들고 따스한 햇볕이 조금씩 비추기 시작하면 공기에서는 봄 냄새… 아니 야구 개막의 냄새가 난다. 어느 팀 팬이건 “올해는 다르다!”를 외치는 정규 시즌 시작 전. 10개 구단의 팬 모두가 설레발을 치며 한국시리즈 티켓팅을 준비하는 지금 이 순간. 설레는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기 시작하는 날부터 모두가 가을 야구를 꿈꾸는 지금 이 순간. 조진웅 역시 다르지 않다.
‘환자’ 수준으로 프로야구 팀 롯데 자이언츠의 팬임을 줄곧 밝혀왔던 조진웅. 혈액형과 좋아하는 야구팀은 못 바꾼다고 했던가. 조진웅은 ‘모태’ 롯데 팬이다. 조진웅이 방송에서 보인 롯데 사랑 모먼트는 꾸준히 야구팬들에게 ‘공감짤’로 큰 화제를 낳아 왔다.
본인이 출연한 영화 <보안관> 중, 롯데 자이언츠가 NC 다이노스에게 지는 장면을 두고는 “꼭 필요한 장면이었나. 마음이 아팠다”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영화 <보안관>에서는 “너도 NC로 옮겨라”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조진웅은 이후 언론시사회에서 “주변에서 (롯데 자이언츠에서) NC 다이노스로 옮긴 친구에게는 연락하지 않는다”라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부산을 연고지로 둔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와 창원 연고의 NC 다이노스는 일명 ‘낙동강 더비’로 불리는 라이벌 관계다.
최근 <대외비> 홍보 차 출연했던 JTBC 뉴스룸에서 “영화 <대외비>의 흥행과 롯데 자이언츠의 우승 중, 어떤 것을 택하겠냐?”’라는 앵커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 롯데의 우승을 외치는 그는 그저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 흔한 야구팬이다. 롯데가 지면 울기도 하며, ‘우승’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그. 그래서인지, 조진웅은 유난히 야구와 관련한 필모그래피가 많다.
조진웅의 ‘덕업일치’! <퍼펙트 게임> 속 롯데 선수 역할
조진웅은 열렬한 롯데 자이언츠 사랑으로, 실제로 롯데의 야구선수 역할을 맡기도 했다. 2011년 개봉한 영화 <퍼펙트 게임>에서 조진웅은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고 배트를 잡았다.
<퍼펙트 게임>은 한국 야구계의 두 전설, 선동열과 최동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조승우가 최동원, 양동근이 선동열 역할을 맡으며 두 사람의 라이벌 관계를 잘 표현해냈다. 이 영화에서 조진웅은 실제 롯데 자이언츠 선수 김용철을 연기하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톡톡한 몫을 해냈다. 조진웅은 <퍼펙트 게임> 개봉 당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퍼펙트 게임>이) 롯데 자이언츠의 이야기인 것을 알고 꼭 출연시켜 달라고 했다”라며 ‘성덕’의 면모를 보였다.
실제로 조진웅은 김용철 역을 연기하기 위해 야구를 배웠다. 야구를 잘 아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른 영역인 터라, 연기 외의 인생은 모두 야구 관람에 오롯이 바친 그에게도 야구는 어려웠다. 그는 이 영화를 찍은 후 “더 이상 야구를 보면서 욕을 하지 않는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 퍼펙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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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박희곤
출연 조승우, 양동근, 최정원
개봉 2011.12.21.
야구선수 매니저 역할까지, 2011년 영화 <글러브>
정재영 주연의 <글러브>에서도 야구와의 인연은 계속된다. 이 영화는 징계를 받은 스타 야구선수가 청각장애 야구부의 코치를 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조진웅은 극 중 LG 트윈스 김상남(정재영)의 매니저 역할로, 롯데가 아닌 LG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글러브>의 강우석 감독은 실제로 LG 트윈스의 오랜 팬이라, 주인공을 LG 트윈스 선수로 설정했다고 한다.

- 글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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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강우석
출연 정재영, 유선, 강신일, 조진웅, 김미경
개봉 2011.01.20.
“부산에서는 껌도 롯데 껌만 씹는다!” 그러나 넥센을 응원할 뻔한 적도?! 영화 <퍼펙트맨> 속 웃음 포인트
2019년에 개봉한 영화 <퍼펙트맨>은 건달 ‘영기’(조진웅)과 로펌 대표 ‘장수’(설경구)의 환상(?)의 케미를 보여주는 코미디 영화다.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에서,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관람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의 ‘웃음 포인트’로 꼽힌다. 조진웅은 이 영화에서도 ‘착붙’ 롯데 유니폼을 입고 열렬히 롯데를 응원하는데, 야구를 함께 관람한 설경구의 캐릭터는 넥센 팬이었던 터. 롯데의 응원석에서 홀로 넥센 유니폼을 입고 “넥센 나이스!”를 외치는 설경구를 말리는 조진웅은 연기가 맞나 싶어질 정도의 ‘메소드’를 펼쳤다.

- 퍼펙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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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용수
출연 설경구, 조진웅
개봉 2019.10.02.
두 편의 야구 다큐멘터리 내레이터로,
<파울볼>, <1984 최동원>
조진웅은 2015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파울볼>에서 생애 처음으로 내레이션을 맡게 된다. <파울볼>은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최초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조진웅의 담담한 보이스가 영화의 깊이를 더했다는 평. 조진웅은 “야구의 신 김성근 감독을 존경한다. 2군 리그가 활성화되길 바라는 사람으로서, 고양 원더스의 끝나지 않은 도전에 참여하고 싶었다”라며 내레이션 참여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진성 야구 팬의 ‘덕업일치’ 활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조진웅은 2021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1984 최동원>의 내레이션을 맡으며 다시 한번 롯데 광팬임을 증명했다. <1984 최동원>의 조은성 감독은 씨네플레이와의 인터뷰(링크)에서 기획 단계에서부터 내레이터로 조진웅을 염두에 두었다고 밝혔다. 조 감독은 “조진웅 아니면 영화 접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조진웅에게 연락했더니 이거는 꼭 자신이 해야 한다며, 다른 사람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는 후문을 전했다. 조진웅은 모태 롯데 팬의 마음을 가득 담아 진실하게 내레이션에 임했고, 영화는 부산 야구의 전설 故 최동원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담아낸 다큐멘터리로 평가받고 있다.

- 파울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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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정래, 김보경
출연 김성근, 고양원더스선수들, 조진웅
개봉 2015.04.02.

- 1984 최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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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은성
출연 최동원
개봉 2021.11.11.
씨네플레이 김지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