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비한 능력을 지닌 도굴꾼의 가슴 시린 사랑의 모험 <키메라>가 4월 개봉을 확정 지으며 찬란하면서도 애잔한 감성을 자극하는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다. <키메라>는 땅속 유물을 감지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도굴꾼 아르투가 연인 베니아미나를 찾아 헤매는 기묘한 모험을 다룬 드라마다. 영화는 켜켜이 묻혀 있던 유물이 지상에 드러나듯 죽음-과거-신화의 세계가 삶-현재-세속의 세계와 조우하는 다층적 이야기를 매혹적으로 직조해낸다.
<키메라>는 <더 원더스>(2014)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고, <행복한 라짜로>(2018)로 칸영화제 각본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의 신작이다. 2023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9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이 가슴 시린 사랑의 모험에 완전히 매료되었다”(The Guardian), “독특하게 마술적이다” (Hollywood Reporter) 등의 극찬을 받았다. 영국 명품 시리즈 <더 크라운>에서 찰스 왕세자 역으로 에미상을 수상한 배우 조쉬 오코너가 불량함과 순수함을 동시에 오가는 몽환적인 주인공 아르투 역을 맡았다.
공개된 티저 포스터에는 푸른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배 위에서 고대 조각상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주인공의 모습이 담겼다. 한때 깨끗했을 순백의 재킷은 때가 가득 묻었고 머리칼은 엉클어지고 수염은 덥수룩하지만 조각상의 얼굴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순수한 애달픔으로 가득하다. 여기에, 햇살에 부딪히는 조쉬 오코너의 조각 같은 얼굴이 저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키메라’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사자, 양, 뱀의 얼굴을 모두 가진 괴물로 이질적인 존재들이 서로 뒤섞여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다. 영화에서 ‘키메라’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주인공이 들고 있는 조각상이 그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궁금증이 이는 동시에, “잃어버린 사랑의 얼굴”이란 부제가 어떤 상실에서 오는 가슴 시린 애환을 떠올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