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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열선 과충전한 고질라와 건틀렛 낀 콩의 최강 팀업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추아영기자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포스터 (사진 제공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포스터 (사진 제공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괴수들의 세계를 다룬 ‘몬스터버스’ 시리즈의 신작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가 더욱 확장된 세계관과 업그레이드된 액션으로 돌아온다.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인류를 위협하는 상상초월의 힘을 가진 타이탄에 맞서 고질라와 콩이 최강의 팀업을 이룬 액션 블록버스터다. 애덤 윈가드 감독을 비롯한 몬스터버스 시리즈의 전작 <고질라 VS. 콩>의 제작진이 이번 영화를 위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전작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몬스터버스 시리즈의 팬들이 늘 지적해 온 지루한 인간 서사는 한층 더 탄탄해지고, 관객을 사로잡지 못했던 인간 캐릭터의 매력도 한층 더 보완됐다. 무엇보다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우리를 놀라게 할 괴수들이 대거 출현한다. 전설적인 타이탄 고질라, 콩과 함께 유인원 종족을 노예처럼 부리는 폭군 스카 킹과 지구에 빙하기를 몰고 올 만큼 강력한 냉기를 내뿜는 고대 타이탄 시모까지 등장해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전작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애덤 윈가드 감독은 남다른 각오로 이번 작품에 임했다고 밝혔다. “평범한 몬스터버스 영화를 만들 생각은 결코 없었다. 끝내주게 스릴 넘치는 영화를 만들어 모두가 입을 벌리고 영화에 빠져들기를 바랐다”.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스틸컷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스틸컷


인류를 수호하는 두 타이탄 고질라와 콩이 <고질라 VS. 콩>에서의 빅매치 이후 다시 만난다. 할로우 어스에 남은 콩은 끝을 알 수 없이 광활한 할로우 어스를 누비며 동족을 찾아 나선다. 콩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동족을 발견하지만, 그들은 폭군 '스카 킹'의 지배 아래 노역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모나크 기지에서는 알 수 없는 신호가 감지되고, 그 신호에 이끌려 고질라가 깨어난다. 전 세계에 일대를 초토화시키는 타이탄들이 출몰하는 가운데, 모나크 기지의 아일린 박사(레베카 홀)는 신호의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 할로우 어스로 들어간다.

 

전 세계 랜드마크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액션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스틸컷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스틸컷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이하<뉴 엠파이어>)는 강력한 몬스터들이 한데 모여 전 세계 랜드마크를 초토화한다. 이탈리아 로마와 프랑스 몽타냑, 이집트 카이로 등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전투 장면을 위해 <뉴 엠파이어> 제작진은 로마, 모로코, 아이슬란드, 하와이, 지브롤터 등을 비롯해 후반부 클라이맥스인 대규모 전투 장면이 펼쳐지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지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여기에 호주 퀸즐랜드의 골드코스트에서 가장 많은 분량의 촬영이 이루어졌다. 해변에서부터 정글, 산, 도시까지 다양한 로케이션과 세트 환경을 자랑하는 퀸즐랜드는 <콩: 스컬 아일랜드> 때부터 <고질라 VS. 콩>까지 몬스터버스 시리즈 영화 촬영지로 가장 선호되는 장소다. 또 태곳적 모습을 환상적으로 구현한 할로우 어스로 향하는 출입구가 있는 바베이도스 해변 기지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모래섬 호주 모튼섬에서 촬영이 진행되었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어서 돌아온 고질라와 콩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스틸컷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스틸컷


이번 작품에서 콩은 동족을 찾아 나선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동족을 마주하지만, 그들은 콩을 반기지 않고 위협한다. 그럼에도 콩은 다른 유인원과 같이 자신을 똑같이 해하려 했던 미니 콩의 먹이를 챙겨주고 목숨을 구해준다. 미니 콩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에서는 더 많은 유인원이 폭군 스카 킹의 지배 아래 노역에 시달리고 있다. 스카 킹은 자신이 쓰러뜨린 타이탄의 척추뼈로 만든 채찍을 휘두르고, 강력한 냉기를 내뿜는 고대 타이탄 시모를 조종해 유인원 종족 위에 군림한다. 또 스카 킹은 할로우 어스를 비롯한 지구까지 정복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콩은 스카 킹에 맞서 치열한 사투를 벌이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그는 시모의 냉기 공격에 오른팔이 얼어붙는다. 콩은 간신히 그곳에서 도망쳐 나와 아일린 박사 일행을 만난다. 그들은 콩의 팔을 치료해 주고, 모나크에서 개발한 새로운 무기를 콩의 오른팔에 장착시킨다. 이로써 콩은 시모의 냉기 공격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다.


한편, 고질라는 북극해 영역에 나타난 괴수를 무찌르고 방사열선을 충전한다. 그는 줄곧 푸른빛을 띠던 등지느러미가 핑크빛으로 변하며 더욱 폭발적인 위력을 지니게 된다. 방사열선을 과충전한 고질라와 강력한 무기 건틀렛을 장착한 콩은 대망의 후반부 액션씬에서 마주한다. 또 다른 타이탄의 등장으로 그들은 서로 팀을 이루게 되고, 쉽지 않은 상대 시모와 스카 킹에 맞서 싸운다.

 

재미 X 메시지, 몬스터버스의 한계를 넘어서다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1954)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1954)


고질라는 혼다 이시로 감독의 괴수 영화 <고지라>(1954)로 처음 탄생했다. 원래는 당시 할리우드에서 유행했던 여러 심해 괴수물의 영향을 받아서 문어로 구상되었으나 제작 과정에서 티라노사우르스와 스테고사우루스의 생김새를 적절히 뒤섞은 거대 공룡 괴수로 바뀌었다. 혼다 이시로는 <고지라>에 핵무기 사용에 대한 비판과 반전 메시지를 담았다.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지 10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던져진 파격적 메시지와 독보적인 비주얼로 일본 최초의 블록버스터가 된 <고지라>는 1956년 미국에 수출되어서도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다.


고질라 시리즈는 작품을 거듭하면서 점차 엔터테이닝 영화가 되어갔다. 원래 액션 없이 인간을 압도하던 고지라는 시리즈를 거듭하며 다양한 액션을 구사하기 시작한다. 또 킹콩과 대결하는 <킹콩 대 고지라>(1962)를 시작으로 괴수끼리 일대일로 싸우는 것이 괴수 장르의 클리셰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워너브라더스에서 제작한 몬스터버스 시리즈도 실상 서사보다는 볼거리에 치중하는 엔터테이닝 영화다. 원래 고질라는 인간의 수소 폭탄 실험으로 탄생한 괴수에 그쳤지만, 몬스터버스에서는 인류를 위협하고, 지구를 망가트리는 괴수에 맞서 인류를 구해주는 수호자 고질라로 등장한다.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스틸컷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스틸컷


<뉴 엠파이어>는 애덤 윈가드 감독의 전작 <고질라 VS. 콩>과 비교해 같은 감독의 작품이 맞는지 믿기 힘들 정도로 확연히 달라졌다. 우선 <고질라 VS. 콩>은 초반에 몬스터버스 세계관에 대한 설명 부족으로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설득력을 쌓지 못한 채 시작된다. <뉴 엠파이어>는 인물의 대사와 내레이션, 영화 속 라디오 뉴스의 소리로 할로우 어스와 인류에 우호적인 타이탄에 대한 설정, 이위족에 대한 설명을 공유한다. 전작에서 다소 평면적인 캐릭터들로 이루어졌던 인간 서사도 한층 더 탄탄해졌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새로 등장하는 타이탄의 괴짜 수의사 캐릭터 트래퍼로 생태주의적인 가치관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전작의 액션씬이 격투 게임을 연상시키는 평면적인 이미지가 많았다면, 이번 영화는 인간의 제한된 시점으로 괴수를 바라봐 그들의 거대한 크기를 가늠하게 하는 숏들이 부각된다.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스틸컷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스틸컷


오히려 <뉴 엠파이어>는 <콩: 스컬 아일랜드>와 더 비슷하다. 두 영화는 원주민에 대한 탈식민주의적인 시선을 드러낸다. <콩: 스컬 아일랜드>에서 종군기자 메이슨은 반전주의자로 스컬 아일랜드에서 만난 이위족의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뉴 엠파이어>에서 팟캐스트 진행자 버니는 할로우 어스 깊은 곳에서 살아가는 이위족의 삶과 문화를 촬영한 다큐멘터리로 유명해지려는 욕심을 품는다. 트래퍼는 그런 버니의 행동을 말리며 이위족의 문화를 알리지 않은 채 보존하려 한다. 그러나 <콩: 스컬 아일랜드>가 반전주의적인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한다면, <뉴 엠파이어>는 반전 영화의 색채를 띠지는 않는다. 또 두 영화가 보여주는 가상 공간의 이미지도 다르다. <콩: 스컬 아일랜드>에서 미지의 섬 스컬 아일랜드의 모습은 실제 자연에서 따온 듯한 현실적인 이미지로 구현되어 있다. <뉴 엠파이어>의 할로우 어스는 반짝이는 수정을 깎아 만든 듯한 장벽의 이미지가 존재하는 환상적인 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