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턴트맨
감독 데이빗 레이치
출연 라이언 고슬링, 에밀리 블런트, 애런 존슨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몸 바쳐 찍은 내 사랑
★★★☆
<스턴트맨>은 사랑으로 가득한 영화다. 콜트(라이언 고슬링)와 조디(에밀리 블런트)의 로맨스와 그들이 만들어가는 영화에 대한 사랑 그리고 무엇보다 스턴트맨에게 보내는 절절한 헌사가 엔딩 크레딧까지 이어진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몸을 던지는 콜트는 영화 촬영장에서 역시 몸을 아끼지 않는다. 스턴트맨 출신의 감독 데이빗 레이치는 콜트를 통해 고통과 두려움을 ‘엄지 척’에 숨기고 기꺼이 얼굴 없는 대역이 되어준 수많은 스턴트맨들을 소환한다. 라이언 고슬링의 스턴트 대역을 한 배우들이 등장하는 엔딩 크레딧에 이르면 아카데미 시상식에 스턴트 부문을 허하라는 영화의 목소리에 동조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스턴트 정신을 향한 헌사
★★★
긴장을 쌓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플롯의 밀도’가 다소 무성의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영화가 목표한 ‘스턴트맨 정신을 향한 헌사’에는 정확하게 도달한다. 감독의 전작인 <데드풀2> 류의 ‘병맛’ 유머와 <아토믹 블론드> <존 윅>의 수준 높은 액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며 팝콘 무비로서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낸다. 컴퓨터그래픽(CG)이 판치고 ‘딥페이크’가 영화계 일자리를 위협하는 시대에 전하는 메시지도 시의적절. 할리우드 영화 패러디와 오마주엔 ‘따봉(엄지척)을!’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재미도 의미도 ‘투 썸즈 업!’
★★★☆
남녀 톱스타 주연의 액션, 코미디, 로맨스 영화의 명맥을 제대로 잇는다. 이 분야의 대표작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2005), <나잇 앤 데이>(2010)가 떠오르는 건 그만큼 할리우드 오락 영화의 오랜 공식을 활용했다는 건데, 결과는 흡족스럽다. 자칫 잘못하면 올드할 수 있는 이야기를 스턴트맨을 향한 재치 있는 헌정 영화로 완성했다. 누가, 어떻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천지 차이가 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만들기에 대한 감독과 주연배우들의 진심 어린 애정이 작품에 고스란히 묻어나 함께 뒹굴고 웃으며 즐기다가 마지막엔 스턴트맨을 기릴 수밖에 없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스턴트상 신설이 시급하다.
차이콥스키의 아내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출연 알리오나 미하일로바, 오딘 런드 바이런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사랑이 삶을 잠식할 때
★★★★
낭만적 관능을 내포한 듯 보였던 포스터 이미지는 영화를 보고 나면 전혀 다른 인상으로 깊이 각인된다. 차이콥스키를 향한 맹목으로 아내 안토니나는 사랑의 화신이 된다. 합치와 완성이 아닌, 삶을 좀먹는 갈등과 괴로움의 사랑. 점점 고립되어가는 인물을 지켜보는 과정은 쉽지 않은 고통을 수반하지만, 영화와 무대 예술의 간극을 허무는 미학적 실험들이 극도의 황홀감을 안긴다. 이 영화의 스크린은 연신 휘몰아치는 감각의 영토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지독한 사랑
★★★
러시아 최고의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아내 안토니나 밀류코바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영화. 스승 차이콥스키를 연모해 결혼에 이르지만 안토니나의 짝사랑은 불행한 결말로 치닫는다. 영화는 ‘안토니나 차이콥스키’로 살기를 원했던 여인의 사랑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사랑의 감정과 뒤엉킨 욕망, 질투, 집착을 통속극처럼 풀어내다가도 시대와 인물을 불시에 파고드는 연출이 강렬하고 역동적이다.
유코의 평형추
감독 유지로 하루모토
출연 타키우치 쿠미, 미츠이시 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진실게임
★★★☆
학폭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는 다큐멘터리 감독은, 학원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관련된 또 하나의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 딜레마에 대한 영화인 <유코의 평형추>는 묵직한 주제를 일상의 드라마 안에서 꼼꼼하게 따라가며 드러낸다. 전체적으로 서사의 빌드업과 캐릭터의 내면에 대한 묘사가 뛰어난, 균형이 잘 잡힌 영화. 153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의 이유가 분명한 작품이다.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
감독 안톤 코르빈
출연 오브리 포웰, 스톰 소거슨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음악이 '상품이 아닌 예술이라 믿었던’ 시대에 바치는 헌사
★★★☆
1967년 오브리 파월과 스톰 소거슨이 주축이 돼 설립된 앨범 커버 디자인 스튜디오 ‘힙노시스’의 역사를 비춘 다큐멘터리. 한 시대를 풍미한 이들의 데뷔는 핑크 플로이드의 초기작 ‘어 소서풀 오브 시크릿츠(A Saucerful of Secrets)’ 작업을 통해서였다. 언뜻 보면 핑크 플로이드 멤버들을 어릴 적 친구로 둔 힙노시스가 행운의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그런 힙노시스가 죽마고우였던 핑크 플로이드 역시 더 없는 행운아들이었음을 알 수 있다. 힙노시스의 ‘힙(Hip)’한 아이디어와 무모한 도전은, 음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과 호흡하며 대중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영화는 커버 앨범 디자인을 통해 1960~80년대 음악과 시대상까지 꿰어내며 시종 박력 있게 달린다. 폴 매카트니, 레드 제플린, 핑크 플로이드 등 다큐에 참여한 인터뷰이들의 면면이 놀라운데, 여러모로 씬스틸러는 노엘 갤러거. 말을 어쩜 저리 ‘힙’하게 하실까.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전설이 탄생하는 순간
★★★☆
1968년부터 1980년까지 앨범 커버의 전성기를 이끈 디자인 스튜디오 힙노시스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 예술 작품에 가까운 명반 커버들을 제작한 힙노시스 멤버들과 핑크 플로이드, 레드 제플린, 비틀스 멤버들이 들려주는 앨범 커버에 숨겨진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록의 전성기와 함께한 힙노시스의 역사를 보고 듣노라면 시대의 흐름과 대중음악의 변화가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꼬마참새 리차드: 신비한 보석 탐험대
감독 메테 탕에, 벤자민 쿠아벡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들뜨게 하는 조류 애니메이션
★★★
<꼬마참새 리차드: 아프리카 원정대>(2017)의 후속편. 전편이 주인공 리차드가 자신을 키워준 황새 가족을 찾아 아프리카로 향하는 여정을 그렸다면, 이번엔 가족 품을 떠난 리차드가 아프리카의 신비한 도시를 탐험하는 모험극이다. 조류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 특유의 왁자지껄하고 쾌활한 분위기에 보물 찾기 소재가 흥미를 돋운다. 전편에 이어 노래하고 랩하는 앵무새 키키가 웃음을 책임진다.
포켓몬스터: 성도지방 이야기, 최종장
감독 유야마 쿠니히코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한국 팬을 위한 성도지방 마무리
★★★
TV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국내 방영 25주년을 기념한 특별판. 성도지방 은빛대회에서 만난 지우와 바람의 대결과 우정, 지우와 웅과 이슬의 헤어짐 등 미방영 에피소드를 재편집했다. 전반부는 포켓몬 배틀 중심으로 재미와 집중도를 높이고, 후반부는 지우와 친구들의 우정과 성장을 중점적으로 담았다. 편집본 성격상 흐름이 매끄럽지 않으나 오프닝과 엔딩의 주제가, 1세대 포켓몬들과 등장인물들이 추억을 자극한다.
극장판 실바니안 패밀리: 프레야의 선물
감독 코나카 카즈야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정감 있는 캐릭터 선물세트
★★★
39년째 사랑받는 완구 인형 시리즈 ‘실바니안 패밀리’의 첫 번째 극장판. ‘실바니안 패밀리‘의 대표 캐릭터이자 초콜릿 토끼 소녀 프레야가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이어 극장판에서도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실바니안(숲속) 마을이라는 확고한 세계관, 이 시리즈에 빠져들게 만드는 귀엽고 올망졸망한 동물 캐릭터들, 가족과 친구를 위한 아기자기한 소동들이 ‘올디스 벗 구디스‘의 매력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