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태구가 해냈다. 생애 첫 로맨틱코미디 <놀아주는 여자>에 출연한 그는 깡패 아버지를 둔 육가공업체 대표 서지환 역을 맡아 키즈 크리에이터 고은하(한선화)와의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들었다놨다 했다. 그 덕분에 배우 화제성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집계)에 등극하며 새로운 팬층까지 챙기는 데 성공했다. 근래 특별출연을 제외하면 3년 만에 주연으로 돌아온 엄태구를, 그동안의 출연작과 인터뷰에서 모든 TMI A to Z로 만나보자.
Alcohol
깡패 같은 모습을 한 서지환이 실은 성실한 사람인 것처럼, 엄태구도 보기와 다른 모습으로 대중을 놀라게 한 배우이다. 강렬한 인상과 터프한 캐릭터들 때문에 오해받곤 하지만, 그는 신실한 기독교 신자로 팬들이 '바른 생활 사나이'라고 부를 만큼 건전한(?) 일상을 산다. 특히 술 담배를 전혀 안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이번 작품에서 같이 한 한선화도 “(엄태구) 오빠가 평상시에 술도 못 드시는데 술 취한 연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고 맞춤형 예고를 하기도 했다.
Brother

엄태구의 형 엄태화도 영화감독으로 영화계에 몸담고 있다. 두 사람이 주연-연출을 맡은 <잉투기>(2013)가 공개됐을 때 “류승완-류승범에 이은 영화계 보석 같은 형제”가 등장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후 엄태화는 자신이 연출한 <가려진 시간>과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엄태구를 출연시켰는데, 두 작품 모두 노숙자 같은 몰골이었다. 동생을 누추하게 출연시키는 모습에 팬들은 “찐형제”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Cameo

위의 두 작품 말고도 엄태구가 특별출연한 작품은 <공정사회>,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 <거미집>, <Dr. 브레인>이 있다. 엄태화 감독 말고도 김지운 감독이 엄태구를 특히 아끼는 듯 <거미집>, <Dr. 브레인>에서 그를 기용했다.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는 박훈정 감독의 전작 <낙원의 밤>에서 함께 한 인연으로 출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공정사회>의 이지승 감독과는 그가 훗날 제작을 맡은 <어른도감>에서 재회했다.
Dog

엄태구는 반려견 엄지와 살고 있다. 보통 배우들이 SNS에 반려견 사진을 올리곤 하는데, 엄태구는 SNS를 하지 않아 엄지를 못 본 팬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엄지의 근황은 의외로 자주 볼 수 있는데, 형 엄태화 감독이 SNS에 종종 근황을 올려주기 때문. 엄태화는 반려견 종훈의 이름으로 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엄지뿐만 아니라 과거 반려견들의 추억도 공유하곤 한다. 엄태구는 반려견 계정을 만들면 어떻겠냐는 질문에 생각해보겠다고 답변한 적이 있으나… (이하 생략).

Eat
엄태구의 최애음료수는 꽤 유명한데, 그의 최애음식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마땅한 소울푸드가 없었던 모양인데, 과거 인터뷰에선 “도토리묵”을 뽑은 바 있다. 건강을 위해서 도토리묵을 먹는다는 그는 치킨을 먹으면 다음날 도토리묵, 파스타를 먹으면 다음날 도토리묵을 먹어서 건강을 챙긴다고. 도토리묵 비빔밥, 도토리묵 비빔국수, 도토리묵 묵사발 등등 다양하게 요리해서 먹는단다.
Forty one
엄태구는 올해로 41세. 1983년 11월 9일생으로 정유미, 손석구, 이하늬, 김재욱 등과 동갑이다.
Gap moe
엄태구에게 스며들 수밖에 없는 이유. 바로 반전매력이다. 남성미 넘치는 외모와 목소리, 그간의 강렬한 캐릭터와 달리 엄태구는 무척 내성적이고 섬세한 성격이다. 방송이나 공식 석상에서 그가 보여주는 극도의 얌전함은 누구라도 배우 엄태구를 잊을 수 없게 한다. 특히 예능 <바퀴 달린 집>에서 안절부절못하는 그 모습은 출연작에서의 모습으로 엄태구를 기억하던 대중에게 (좋은 의미로) 큰 충격을 안겼다.
Hometown

<놀아주는 여자> 전 마지막 주연작은 <홈타운>이다. 2021년 tvN에서 방영한 드라마로, 엄태구에겐 tvN 드라마 첫 주연작. 그러나 작가와 관련한 논란이 발생하면서 <홈타운>은 사실상 방송국의 버린 자식이 됐고, 배우들의 열연에도 별다른 빛을 보지 못하고 종영 수순을 밟았다.
INFP

엄태구의 MBTI는 역시나 INFP. 처음 MBTI를 밝힌 영상에서 엄태구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그거'라고 말하니까 제작진이 먼저 “INFP요?”라고 맞출 정도로 엄태구는 확신의 INFP다. 일부 팬은 INFP도 아니고 IIII(MBTI의 I는 내향을 뜻한다)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Japanese colonial rule


출연작 중 이상하게 일제강점기 시절 사극이 유독 인상적이다. 단역으로 출연한 <기담>은 제쳐두더라도, 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나 영화 <밀정>에서의 악역 연기가 워낙 인상적이라 아직도 엄태구 하면 해당 역할을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Karma

2023년 단편영화 <업보>에서 염라대왕을 연기한 바 있다. 최수혁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으로 김희상, 변진수, 김경환이 출연했다.
Love
엄태구의 연애썰은 얌전한데 기상천외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워낙 내성적이고 조용조용한 탓에 연애 에피소드가 “카페 데이트 했는데 하도 말을 안해서 여자친구가 졸았다”나 “연애 시작하고도 낯만 가리다가 연애가 끝났다” 같은 내용이다. 오죽하면 본인 스스로도 “그분들 입장에선 연애가 아니었을 수도”라고 덧붙였을 정도.
My Sweet Mobster



도입부에서 설명한 것처럼 엄태구의 첫 로맨틱코미디. 늘 올블랙 패션에 인상파스러운 겉모습과 달리 순정파 로맨티시스트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도, 엄태구 본인도 화제성 1위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OTT 라쿠텐 비키에서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했다고. 현재 <놀아주는 여자>는 (작성일 기준) 12회까지 방영했으면 마지막 화까지 4화를 남겨두었다.
Netflix

2021년 출연작 <낙원의 밤>은 넷플릭스로 전 세계 공개했다. 사실 극장 개봉을 목표로 만든 영화인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으로 넷플릭스로 직행했다. 박훈정 감독이 각본·연출한 영화로 상대파 보스를 제거한 태구(엄태구)가 조직의 추적에서 피하기 위해 제주도로 향하고, 그곳에서 재연(전여빈)과 동행하게 된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가 개봉하지 못한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넷플릭스로 공개한 덕분에 영상 인터뷰가 많아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기도.
OST
엄태구는 한 인터뷰에서 “촬영 기간엔 엔니오 모리꼬네의 OST 곡들을 듣는다”고 밝힌 바 있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미션>, <시네마 천국>,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황야의 무법자> 등 400여 편의 영화/드라마 음악에 참여했다. 2020년 타계 후 그와 사이가 돈독한 주세페 토르나토레가 다큐멘터리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를 공개하며 그를 추모한 바 있다. 엄태구가 이 다큐멘터리를 봤을지도 살짝 궁금해진다.
Punch Drunk Syndrome

영화 <판소리 복서>에서 펀치 드렁크 증후군에 걸린 복서 병구를 연기한 바 있다. 펀치 드렁크 증후군은 머리의 충격이 누적돼 발생하는 뇌세포손상증이다. 특히 복서들이 숙명처럼 맞이하는 증상 중 하나. <판소리 복서>는 단편영화 <뎀프시롤: 참회록>을 장편으로 만든 영화로, 단편에선 조현철이 해당 인물을 연기했다.
Save me 2

2019년 드라마 <구해줘 2>에서 김민철을 맡아 생애 첫 드라마 주연에 도전했다.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사이비>를 바탕으로 펼쳐진 이 서슬 퍼런 '사이비 난투'에서 김민철은 베테랑 배우 천호진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남기며 더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사실 김민철 역 또한 사람에 따라 불호일 수밖에 없는 캐릭터인데, 엄태구가 그의 우직한 인성을 정말 절묘하게 소화했다. (그리고 많은 시청자가 엄태구의 실체를 보면 또 좋은 충격을 받았다)
A Taxi Driver

<베테랑>에 이은 엄태구의 두 번째 천만영화 <택시운전사>그는 여기서 검문소 박성학 중사 역을 맡았다. 순천으로 향하는 만섭(송강호)과 피터(토마스 크레취만)의 택시를 수색하는 인물인데, 여기서 가장 극적인 반전을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엄태구의 특유의 낮은 목소리가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했다가, 한숨 돌리게 한다. 의외의 사실은 특별출연이 아니고 조연으로 출연했다는 사실.
UV 녹음실
엄태구는 얼마 전 가수 UV의 예능프로그램 '유브이 녹음실'에 출연했다. 여기서 그는 '낮은고백'이란 신곡(?)을 발표했다. “사랑해, 초밥보다 더, 커피보다 더”라는 감미로운 가사로 채운 사랑 노래인데 막상 들어보면 웃음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UV가 친절하게도 '낮은고백' 1시간 반복 버전까지 만들어서 공개했으니 꼭 들어보도록 하자.
Vanilla Latte

엄태구 하면 빠질 수 없는 것. 술을 안 먹는 엄태구는 지인을 만나면 카페를 간다는데, 그중에서도 바닐라라떼를 즐겨먹는다고 한다. 일반 커피는 써서 잘 안 먹는다고. 이후 그는 한 영상에서 바닐라라떼 블라인드에 도전했는데, 각 바닐라라떼를 만든 커피전문점을 다 맞추며 '바닐라라떼 덕후'임을 증명했다.
Would be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사람” “매 순간 나아지는 배우” “연기를 잘하는 배우” 등을 목표로 삼는다고 말했다. 모두 그의 성실한 성격이 잘 드러나는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말이다. 그는 “나중에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돼”야 하기에 그전에 연기 잘하는 배우가 돼야겠다고 다짐한단다.
X-MAS
신실한 신자 엄태구에게 크리스마스는 무척 중요한 날일 터. 다만 진짜 크리스마스 외에도 그에게 중요한 크리스마스가 또 있는데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다. 엄태구가 가장 좋아하는 멜로영화라고.
Year of debut
엄태구의 공식적인 데뷔 연도는 2007년. <기담>에서의 단역 출연을 기준으로 한다. 비공식적으로는 단편영화 <계절의 끝>(2003)이 처음 대중에게 공개된 영화이고, 2005년 <친절한 금자씨>의 단역 출연이 첫 상업영화 출연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