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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 등 9월 둘째 주 개봉작 별점

씨네플레이

 


베테랑2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정해인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나의 폭력은 과연 정의인가’를 고민하는 액션으로

★★★☆

불법 도박장을 단속하는 강력반의 활약을 그린 오프닝 시퀀스는 1편의 활력을 기대했던 팬들을 향해 시리즈의 부활을 확실하게 선언한다. 그러나 이후의 속도와 방향은 전편과 사뭇 다르다. <베테랑2>는 명확한 선악 구도 안에서의 통쾌한 활극의 면모보다는 범죄 상황을 둘러싼 동시대의 다면적 양상들, 인물의 딜레마 등에 보다 집중한다. 전작의 성공을 답습하는 대신 시대의 흐름에 맞게 고민하려는 의지 표명처럼 느껴지는 속편. 그에 따라 장르적 쾌감은 전편에 비해 옅어진 인상이지만 ‘나의 폭력은 과연 정의인가’를 고민한다는 지점에서 감지되는 성숙함이 또 다른 매력으로 기능한다. 해사한 인상에 속을 알 수 없는 꿍꿍이를 지닌 인물을 연기한 정해인이 시리즈에 새롭게 합류, 스크린에 자신만의 확실한 인장을 새겼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통쾌한 액션, 더 오래 남는 질문

★★★☆

악도, 선도 선명했던 전작에 비해 <베테랑2>의 세계는 조금 더 복잡하다. 범죄자들을 살해하는 연쇄살인범은 해치라는 이름으로 대중의 지지를 받고, 사이버 렉카들은 이를 업고 돈벌이에 나선다. 이 와중에 해치를 잡아야 하는 서도철(황정민)은 자녀의 학교 폭력 문제 또한 걱정이다. 9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악인의 얼굴은 재벌 3세로 대표되는 거대 권력보다 더 촘촘하게, 가까이 다가왔다. 해치와 사이버 렉카들 뿐만 아니라 정의구현을 외치면서 댓글로는 또 다른 희생자를 만들어내는 사람들과 촉법소년들까지 현재의 아수라장을 반영하는 얼굴들이 영화의 통쾌한 액션만큼이나 길게 질문을 남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통쾌함 대신 통렬함

★★★☆

“(1편의) 성공을 재탕하고 싶지 않았다!” 대박 난 공식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되풀이하는 충무로 시장에서, 류승완 감독의 이러한 배짱과 도전에 지지를 보낸다. 감독의 목적대로, 전편과의 차별화는 확실히 성공! 그러나 9년의 시간 동안 ‘사적 복수’를 다룬 콘텐츠가 여럿 나온 터라, 작품 자체가 새롭거나 독창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카타르시스 서사가 제대로 작동하기 힘든 사회 분위기를 엄중하게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이 강렬하다. 학교 폭력과 사이버렉카 등 통쾌함 대신 통렬함이 느껴지는 구간이 많지만, 오락 영화로서의 기본은 놓치지 않는다. 극 중 인물들의 통증이 전이되는 듯한 액션은 특히나 빼어나다. 딜레마를 겪으며 변모하는 형사 서도철(황정민)의 성장에서도 감독의 변화가 감지된다. ‘충무로 액션 키드’로 불린 감독에게서 책임지고 싶은 어른의 모습이 엿보인다.

 


장손

감독 오정민

출연 강승호, 우상전, 손숙, 차미경, 오만석, 안민영, 정재은, 서현철, 김시은, 강태우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한국적 가족의 초상

★★★☆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역으로 그 가부장적 가족이 서서히 붕괴되는 모습을 담는다. 제사 장면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할머니 말녀(손숙)의 죽음과 돈을 둘러싼 가족들 사이의 갈등 그리고 화재 사고로 이어지는데,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족의 의미와 그 세대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상적인 소재를 선택해, 공감 가는 이야기를 디테일 좋게 만들어낸 오정민 감독의 솜씨는 영화의 탄탄한 토대. 여기에 이진근 촬영감독의 카메라는 인상적인 롱숏과 함께 관객에게 기억된다. 가족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하는 영화. 마침 추석 시즌이기도 하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가족,  한국 사회를 갈무리하는 소우주

★★★☆

한 가족의 3대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그 나라의 현대사를 들여다본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각자 자신의 세대에서 겪었던 일이 인생에서 회복되지 못한 상처로 남아 ‘내가 제일 힘들고 아픈’ 사람들의 집단, 가족. <장손>은 사회의 가장 작은 소우주인 가족에서 출발해 한국사회 전체를 찬찬히 조망하는 좋은 확장성을 지녔다. 세대와 젠더 등 거의 모든 사회 갈등이 가장 첨예한 동시대를 통과하며 각 세대를 넉넉하게 끌어안는 애정과 이해를 발휘하는 영화의 시선이 미덥다. 10명이 넘는 가족 구성원 모두의 개성과 서사를 빠짐없이 챙겨낸 연기와 연출의 솜씨, 우습다가도 서글픈 인생의 순간을 예리하게 포착한 촬영이 두루 탁월하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한국인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답하는 영화 

★★★☆

‘올해의 독립 영화’를 넘어서 ‘올해의 한국 영화’로 꼽을 만한 자격을 고루 갖춘 오정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 독립 영화라고 한정 짓기에는 이 작품이 보여주는 스펙트럼이 넓고 다채롭다. 가족사를 다룬 한국 전통 가족극을 계승하면서 가족 공동체의 해체와 가부장제 사회의 모순을 현시대에 맞는 화법으로 풀었다. 가족극을 미스터리로 확장하는 솜씨도 놀랍다. 대중적 재미에 예술성, 문학성까지 띠는 뛰어난 영화다.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 사이에서 ‘장손’을 연기한 강승호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이 영화야말로 온 가족이 (명절에) 함께 봐야 할 영화다. 

 


그녀에게

감독 이상철

출연 김재화, 성도현, 빈주원, 이하린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그들도 우리처럼

★★★

장애 아이를 키우는 류승연 작가의 책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을 각색한 작품. 열혈 기자인 상연(김재화)은 아들 지우(빈주원)가 발달 장애 2급 판정을 받게 되면서, 세상과의 전쟁을 치르게 된다.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일이 자신에게 일어났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 묻는 영화. <그녀에게>의 상연은 맞서고 싸우고 연대한다. 한국 사회의 인권 사각지대에 대해 강력하게 촉구하는 영화. 다소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 있지만, 그만큼 시급한 상황이라 여겨진다. 김재화의 장악력 높은 연기는, 모성애 이상의 감정을 드러낸다.

 


스픽 노 이블

감독 제임스 왓킨스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맥켄지 데이비스, 스쿳 맥네이리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현실 공포는 역시 블룸하우스

★★★☆

‘호러 수작’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2022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동명의 덴마크 영화를 할리우드 호러 전문 제작사 블룸하우스에서 재빠르게 리메이크했다. 덴마크 가족이 네덜란드 부부를 만나 곤경에 빠지는 원작 설정은 미국인 가족과 영국인 부부로 바뀌어 분위기를 환기한다. 원작과 다른 결말, <23 아이덴티티>(2017)에 이어 무서운 연기력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제임스 맥어보이, 여성 캐릭터를 두드러지게 만드는 맥켄지 데이비스가 이번 리메이크의 성과다.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 

감독 윤석호

출연 김지영, 배수빈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가을 방학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하여 

★★★

200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드라마 <가을동화> <겨울연가> 등을 연출한 윤석호 감독의 멜로 영화. 제주를 배경으로 상처를 지닌 중년 남녀가 클래식 음악을 통해 가까워지는 이야기를 잔잔한 감성으로 전달한다. ‘윤석호표 멜로’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계절 묘사와 순수한 사랑 이야기에 클래식 선율이 더해져 애잔한 정서를 한층 극대화한다. 김지영과 배수빈의 무르익은 연기가 작품의 감성에 깊이를 더한다. 

 


래시: 뉴 어드벤처

감독 올더디센 하노

출연 니코 마리츠카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래시의 본격적인 모험

★★★

명견 래시의 모험은 계속된다. 2021년 개봉한 독일 영화 <래시: 컴 홈>의 후속편으로 전편을 연출한 감독과 주인공 소년을 연기한 배우가 다시 만나 시리즈를 이어간다. 이번엔 소년 플로와 래시가 이모의 반려견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렸다. 고전 원작부터 이어져 온 소년과 래시의 우정을 돈독하게 보여주면서 새로운 가족들과 함께하는 ‘새 모험’을 꾸리는 데도 신경 썼다. 전통적인 가족 모험극으로 어린이 관객에겐 ‘명견 래시 입문용’으로 알맞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