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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한 요리 지옥' 두부는 백종원의 선택... 안성재도 인정해"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김학민, 김은지 PD, 모은설 작가

이진주기자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포스터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포스터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가히 2024년 예능계 최고 흥행작이라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 한국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글로벌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공개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무명의 '흑수저' 요리사 80인과 높은 인지도와 실력의 '백수저' 요리사 20인의 대결을 담은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다. 심사위원을 맡은 백종원, 안성재와 함께 수많은 셰프들이 대중의 주목을 받으면서 외식업계에 큰 활력이 되었다는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김학민, 김은지 PD와 모은설 작가와 만나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비하인드에 대해 들어 보았다.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김학민 PD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김학민 PD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 요리사>)이 엄청난 흥행을 하고 있어요. 백종원, 안성재 두 심사위원의 반응은 어떤가요?

김학민 PD 백(종원) 대표님은 잘 되고 난 다음에도 크게 달라지시는 건 없었고 “밥 먹자” 이 정도의 반응이셨어요. 안(성재) 셰프님도 잘 내색하지는 않으세요. 다만 2주 차 공개되었을 때 싱가포르에 계셨는데 넷플릭스 싱가포르에서 저희가 1위 하고 있는 것을 찍어서 보내주셨어요.

 

<흑백 요리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학민 PD 이 프로그램의 시작점은 저희 회사(스튜디오슬램)의 대표님이신 윤현준 선배께서 요리 서바이벌을 기획해 보면 어떠냐고 한 것이에요. 그리고 백종원 대표님과 넷플릭스 그리고 100명의 요리사라는 아이디어만 있었죠.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건 기존의 요리 서바이벌 다른 지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계급을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지금껏 요리 서바이벌에서 다루었던 미션들을 최대한 피해 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원래 <히든싱어>, <팬텀싱어> 등 음악 서바이벌을 주로 연출했어요. 요리 서바이벌을 연출할 때와 차이점이 있나요?

김학민 PD 요리 서바이벌이든 음악 서바이벌이든 결국 어떤 미션을 거쳐서 누가 성공을 이루어내느냐를 다뤄내는 성공 서사가 주된 방식이에요. 저는 ‘이 참여자가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거죠. 다만 음악은 시청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데 음식은 그게 안되잖아요. 그래서 요리의 색감이나 맛 평가 등을 활용해서 화면 너머에 있는 사람에게 이 음식에 대해 잘 전달하고자 노력했어요.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김은지 PD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김은지 PD

 

100명의 셰프들을 한곳에 모으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떻게 그 많은 셰프들을 모셔왔을까’ 궁금했어요.

김학민 PD 옆에 계시지만 부끄러우실 것 같아서 제가 얘기하자면 작가님들이 정말 애써주셨어요. 기본적으로는 지원을 받아서 출연 의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면접을 진행하지만 작가님들의 자료조사로 실력 있는 분들에게 직접 지원 권유를 하기도 했거든요. 사실 20-30명이 해야 할 일을 10명의 작가님들이 해내주셨어요. 고생을 많이 하셨죠.

 

김은지 PD 셰프님들이 가장 마음이 흔들렸던 점이 ‘전 세계에 한국 요리사를 알릴 기회다’라는 거였어요. 한국 셰프님들 실력이 대단하세요. 안성재 셰프님도 말씀해 주셨지만 전 세계를 통틀어 비교를 해도 한국 요리 수준이 수준급인 거죠.

 

모은설 작가 큰 업장이든 작은 업장이든 외식업계의 셰프님들을 만나 뵐 때마다 모두 ‘요즘 어렵다’고 하셨어요. 근 10년간 요리 서바이벌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셰프님들이 주목받을 수 있고 외식업계가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저희가 진심을 담아서 말씀드렸고 여기에 셰프님들이 마음을 열어주셨어요.

 

흑수저 셰프님들 중에서도 뛰어난 분들이 많잖아요. 흑수저와 백수저를 구분하는 기준이 있었나요?

김학민 PD 수치화된 기준은 없었어요. 그래도 모든 사람들이 봤을 때 백수저라고 인정할 만한 수상 경력이나 인지도, 매출 등을 종합적으로 봤어요. 

 

현장에 계신 셰프님들이 서로 출연하는지 몰랐다고 하던데.

모은설 작가 저희가 출연하시는 사실을 촬영 전까지 비밀로 해달라고 말씀드렸기 때문에 촬영장에 나와서 서로를 확인하셨어요. 심지어 심사위원이 누군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도 모르셨고 본인이 흑인지 백인지도 모르고 오셨어요.

 

백수저 셰프님들이 자신이 백수저인지 당일날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김학민 PD 맞아요. 그래서 백수저 셰프님들은 조금 억울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다들 동등하게 경쟁한다고 현장에 오셨을 거예요. 그런데 저희가 현장에서 “사실은 백수저세요”라고 말씀드리니까 “백수저가 뭐야?”라고 반응하시는 거죠. (웃음) 그렇게 처음부터 설명을 드렸어요. 

 

‘백수저는 출연료를 더 받았다’ 등의 루머가 있던데 아니에요. 흑수저 셰프님의 한 시간과 백 수저 셰프님의 한 시간이 같아야 경쟁이 가능하잖아요. 모두가 같은 출연료를 받아요. 억울할 수도 있다고 봐요. 어떻게 보면 저희가 일종의 감투를 씌워드린 거니까요.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백종원(왼), 안성재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백종원(왼), 안성재

 

백종원, 안성재 두 심사위원이 이 프로그램으로 처음 만났다고 하던데 첫 만남은 어땠어요?

김은지 PD 아시다시피 백종원 대표님과 안성재 셰프님이 살아온 길이 정반대세요. 백 선생님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시고 안 셰프님은 외국에서 파인 다이닝 셰프를 오래 해오셨고. 이 두 분의 케미가 우리 프로그램의 키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첫 만남에서 바로 ‘친해지자’라는 분위기는 안되더라고요. 긴장감이 돌았어요. (웃음)

 

김학민 PD 백 대표님이 요리 프로그램을 간간이 하시지만 오랫동안 합을 맞췄던 제작진이랑 하시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백 대표님이랑 처음 만나는 자리였어요. 모두가 처음인 거죠. 그래서 그런지 얘기가 잘 흘러가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눈치를 많이 봤죠. (웃음) 

 

‘흑백’이라는 제목에서 인종 차별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요.

김학민 PD 이 부분도 기획 단계에서 말이 나왔어요. 흑과 백이라는 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인종 갈등의 요소가 될 여지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닌데 마치 체스나 바둑과 같은 게임처럼 흑과 백이라는 색이 주는 상징성이 필요했어요. 대신 영문 제목은 'Culinary Class Wars(요리 계급 전쟁)'이라고 했죠.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모은설 작가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모은설 작가

 

촬영을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어떤 것인가요?

모은설 작가 저는 1라운드에서 안성재 셰프님의 본인의 제자인 흑수저 셰프 ‘원투쓰리’님의 음식을 먹어보고는 “요리 실력이 많이 늘었네”라고 말하는 장면이 뭉클하더라고요. ‘급식 대가’님의 음식을 먹고 어린 시절을 떠올린 장면도 그렇고요. 6라운드에서 ‘이름을 건 요리’라는 미션을 할 때 백종원 대표님이 “우리도 우리의 이름을 걸고 심사하겠다”고 말씀하신 장면도 큰 울림이 있었어요.

 

김학민 PD 5라운드 ‘무한 요리 지옥’에서 두부로 총 6개의 요리를 만들어야 했어요. 에드워드 리 셰프님이 여기에서 승리하고 수건을 던지는 장면이 있는데 현장에서도 그렇고 편집할 때도 보면서 뭉클했어요.

 

최종 우승을 한 셰프 나폴리 맛피아(권성준)와 준우승을 한 에드워드 리 셰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김은지 PD 권성준 셰프님이 95년생이신데 저희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MZ 같다고 느꼈어요. ‘계급과 상관없이 본인은 1등을 먹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 자신감에 매력을 느껴서 이분을 꼭 저희 프로그램에 모시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김학민 PD 에드워드 리 셰프님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촬영하셔서 시차 적응 문제나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완벽하지 않는 핸디캡이 분명히 있었어요.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있었죠. 그런데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현장에서 굉장히 즐겁게 녹화에 임해주셨어요. ‘정말 대단하신 분이구나’ 싶었어요.

 

김은지 PD 셰프님이 한국어를 연습하시느라 제일 힘드셨대요. 꼭 한국말로 자신의 음식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크셨어요. 회차를 지날수록 한국어 실력이 늘어나세요.

 

내년 하반기에 시즌 2가 나온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김은지 PD 시즌 1의 경우에는 사전 제작이라 사실상 피드백이 없는 깜깜이 상태로 제작을 했어요. 그런데 시즌 1을 지나면서 시청자분들이 이야기를 많이 들었으니 시즌 2는 조금 더 시청자분들이 사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김학민 PD 시즌 1을 만들 때 시즌 2를 고려한 건 아니에요. 이제부터 제로베이스로 시작해야죠. 백종원, 안성재 두 심사위원님들과 긍정적으로 협의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