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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함께 출연한 장윤주, 언니처럼 편하게 해줘” 〈최소한의 선의〉 최수인

성찬얼기자
최수인 배우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최수인 배우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누구든 뭔가에 푹 빠져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남들이 이미 추앙하는 것을 즐기는 것만큼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을. 그런 의미에서 기자 또한 이미 선망의 대상이 된 배우를 만나는 것만큼이나 앞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배우를 만나는 일이 무척 즐겁다. 개봉을 앞둔 <최소한의 선의>의 최수인 배우를 만나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눈 것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건 그 자체로도 기쁜 일이다.

 

물론 배우 최수인을 '새로운 무언가'라고 설명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최수인은 2016년 개봉한 데뷔작 <우리들>에서 이미 '떡잎'을 보인 바 있다. 선 역을 맡아 선뜻 나서지 못하는 내성적인 아이가 하나뿐인 친구의 변화에 혼란을 겪는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으니까. 그렇게 반짝 등장한 최수인은 근래 드라마 <더 글로리>와 이번 영화 <최소한의 선의>로 다시금 배우 활동의 출발선에 섰다.

 

〈최소한의 선의〉 포스터
〈최소한의 선의〉 포스터

 

<최소한의 선의>는 고등학생 유미가 임신을 하게 되고, 이를 담임교사 희연이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임신한 고등학생 유미 역을 맡은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탁월한 연기력으로 불안과 낙관 사이를 오가는 청소년의 모습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영화 <최소한의 선의>, 그리고 배우 최수인. 10월 30일 영화 개봉에 앞서, 10월 22일 그를 만나 함께 나눈 대화를 전한다.


〈최소한의 선의〉 유미
〈최소한의 선의〉 유미

 

먼저 <최소한의 선의>에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시나리오를 먼저 받고 오디션을 진행하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오디션 준비 과정에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사실 시나리오가 중간에 한 번 수정이 됐었어요. 그렇지만 초고도, 현재 만들어진 이 영화의 시나리오도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감독님을 한번 만나 뵙고 싶다 해서 직접 만나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오디션도 봤는데 감독님께서 저를 너무 좋게 봐주신 거예요. 연기의 선이나 이런 것도 잡아주시고 하셔서 좋은 기회를 통해서 함께 하게 됐어요.

 

오디션은 어떤 방식이었을까요? 감독님들마다 오디션 방식도 다 다르시니까요.

 

시나리오를 짧게 주시고 어떻게 생각하냐 하면서 같이 분석도 해보고 제 상대 역할 해주셔서 같이 맞춰도 보고. 그러면서 이제 자연스럽게 진행됐던 것 같아요. 얘기도 정말 많이 나누고 연기도 보여드리고 미팅 겸 오디션으로 진행됐었죠.

 

당시에 먼저 캐스팅된 건 배우님이었나요, 장윤주 배우님이었나요?

 

제가 먼저 됐어요. 그리고 거의 바로 장윤주 선배님 오셨어요.

 

이번 영화에서 연기한 유미는 굉장히 어른스럽잖아요. 한 가정의 가장 같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행동으로 옮기는 되게 당찬 아이인데,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 이 유미라는 캐릭터한테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요?

 

유미한테는 아무래도 상황이 힘들 수는 있는데 유미라는 아이가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되게 당차고 되게 생각도 깊고 그리고 본인이 하고자 하는 거를 이뤄내려는 그 마음이 너무 선명하게 보였어요. 사실 가족도 그렇고 주위 어른들이 유미의 편은 아니잖아요. 아빠는 일에만 몰두하고 엄마도 이제 다른 남자랑 이제 결혼하시고. 많이 힘들 수 있는 상황인데 그래도 꿋꿋하게 버틸 수 있는 그런 힘이 있는 친구구나 싶었어요.

 

〈최소한의 선의〉 유미 역 최수인(왼), 희연 역 장윤주
〈최소한의 선의〉 유미 역 최수인(왼), 희연 역 장윤주

 

희연 역을 맡은 장윤주 배우와는 이번 영화에서 처음 만났는데, 첫 만남의 기억은?

 

겉으로 보기에는 윤주 선배님 되게 카리스마 넘치시고, 저는 또 모델 장윤주 선배님을 기억하고 있으니까 되게 뭔가 포스 있으실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되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과 다르게 들어오시자마자 너무 포근한 느낌의, 약간 엄마처럼 막 반겨주시는 거예요. 제가 과거에 했던 작품들을 어떻게 봤다 이런 얘기도 해 주시고. 저도 <세자매>나 윤주 선배님 작품 보고 이런저런 얘기도 했어요.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편안하게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빨리 친해졌어요.

 

저도 기자간담회 때 보니까 유쾌하신 성격이시구나 싶었어요. 과거 <무한도전>에서의 모습이 기억나더라고요. 현장에서는 그렇게 분위기를 풀어주시는 편이었나요?

 

네, 많이 풀어주셨고 제가 고민하고 있을 때 윤주 선배님이 먼저 “뭐가 복잡해?” “뭐가 어려워?” 물어봐주시기도 했고요. 한편으로는 정말 분위기 메이커셨어요. 현장 분위기를 정말 행복하게 띄워주시기도 하시고, 또 해야 될 때는 같이 또 집중해서 해주셨고요. 그래서 선배님이라기보다는 편하게 언니처럼 이렇게 같이 작업했던 것 같아요.

 

기자간담회 때 듣기로는 촬영 기간이 긴 편이 아녔다고 하던데, 실제 촬영 기간은 어느 정도였나요?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촬영을 했어요.

 

반면 영화는 거의 일 년 정도의 시간을 다루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촬영하는 장면들이 바뀔 때마다, 장면마다의 시간 차이라든가 감정의 차이라든가 이런 부분을 표현하는 건 어렵지 않았나요?

 

임신은 10달이고 촬영은 한 달인데 이 한 달 안에 10달을 표현해낸다는 것 자체는 어려움은 있었는데 그거를 표현하려고 억지로 뭔가를 꺼내려고 하진 않았어요. 유미의 입장과 상황을 생각하고 희연의 입장과 상황을 생각했어요. 학교생활에 유미 입장과 희연의 입장, 임신과 난임만 들어왔다고 이렇게 생각하니까 그렇게 복잡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연기의) 초점을 유미가 임신을 하는데 그 임신의 과정, 그걸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집중했던 것 같아요. 제가 경험해보지 않았던 문제라서 임신의 과정들이나 사소한 고통까지 알 수 없었다 보니 (주변에서) 도움을 받으면서 거기에 집중하고 유미의 감정에도 집중했습니다.

 

최수인 배우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최수인 배우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말씀하신 대로 이 영화엔 유미라는 인물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고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서 중간에 특수 분장 같은 것도 하셨을 텐데 어땠나요?

 

촬영 때 딱 20살 때여서 <더 글로리> 찍고 이제 한 1년 정도 조금 안됐나 하는 그 시기였어요. 감독님이 임신 과정 중에는 살을 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감량을 하다가 멈췄어요. 그 기간은 살을 좀 붙인 것도 없지 않아 있었고. 배는 그 개월 수마다 다른 복대를 착용을 했었어요.

 

그게 개월마다 준비가 돼있었군요. 무게 같은 것도 다 달랐나요?

 

실제 무게만큼은 아녔지만 무겁긴 무거웠어요. 커지면 커질수록 진짜 배랑 비슷한 거다 보니까요. 촬영을 여름에 해서 조금 더 무겁게 느껴진 거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임신을 해보지 않았으니까 (배가 나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모르는데 복대에 무게가 있으니 이런 느낌이겠구나를 조금 더 느끼게 해줘서 저한테는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그 외에도 아이 엄마처럼 편안함, 포근함 이런 느낌으로 해서 집게핀 쓴다거나 머리를 이렇게 묶는 것처럼 이런 식으로도 표현했고요.

 

〈최소한의 선의〉
〈최소한의 선의〉

 

극에서 장윤주 배우 말고도 친구 강희 역의 수현 배우, 동생 유정 역의 김수형 배우, 주연 역의 정순범 배우 이렇게 세 분과 출연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사실 망설여지기는 했어요. 특히 (정)순범 오빠 같은 경우는 내용상으로도 그렇게 친하다기보다는 조금 거리가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촬영 자체도 앞에선 다정했다가 저녁에 헤어지고 막 이렇게 반복으로 하다 보니까 이 감정 표현이 조금 어려울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고 또 소통도 너무 잘 됐어요. 수현 언니도 순범 오빠처럼 저보다 5살이 많은데 전혀 나이가 많은 것처럼 느껴지지 않고 진짜 또래처럼 편하게 했던 것 같아요. (김)수형이도 너무 귀엽잖아요. 종종 ‘내가 너무 나쁜 언니처럼 연기하나, 나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이렇게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친자매처럼 잘 따랐어요. 그래서 수형이가 너무 귀엽게 언니 언니 하면서 잘 따르면서 의지를 해주니까 저도 리드를 하는 입장으로서 좀 편했고, 혼내기 미안한 느낌도 있었고. 제가 남동생이 있어가지고 성별만 바뀌었지, 어떤 느낌인지는 조금 알 것 같았어요.

 

여동생이 있어보니 어떻던가요.(웃음)

 

조금 더 귀여운 것 같긴 해요.(웃음)

 

최수인 배우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최수인 배우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영화에서 아이를 안고 어르고 달래고 이런 장면들이 있잖아요. 촬영 전에 그런 경험이 있으셨을지도 궁금하더라고요.

 

사촌동생이 많이 어려서.(웃음) 그리고 아기를 되게 너무 좋아해서 지금 유아교육과에 다니다가, 잠시 휴학 중이지만요, 유치원 봉사도 많이 다니기도 해서 아이랑 만날 수 있는 시간은 또 많았어요. 하지만 이렇게 아이랑 단둘이 오래 안고 있을 시간은 많지는 않았는데, 그래서 서툰 부분도 없지 않았어요. 그래도 윤주 선배님이 이렇게 안는 방법이나 어떤 감정일 것 같은지 이런 거 하나하나 같이 알아가고, 연습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사실 아이를 어떻게 안아야 되지 이런 부분보다는 유미의 감정을 더 많이 생각했어요. 유미는 애초에 서툰 엄마니까 이건 능숙하지 않아도 되지만 예를 들어 이 감정에서 유미가 아이를 계속 토닥인다면 왜 토닥일지 이런 하나하나에 더 중점을 두고 생각을 하려고 했죠.

 

이런 말이 있죠. 엄마 아빠가 되는 건 누구한테나 처음이다. 그걸 익혀가는 것까지도 영화에서 잘 보였어요. 영화를 보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하나 뽑는다면 어떤 장면이 있으신가요?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개인적으로 유미가 희연 선생님 집에 도착하면서 아이를 희연 선생님 집에서 낳잖아요. 개인적으로 그 장면이 되게 좋았어요. 희연 선생님과의 케미가 급식실에서 다투는 장면이랑, 희연 선생님을 찾아갔다가 희연 선생님 집에서 아이를 낳는 그 신에서 되게 중요했어요. 그래서 감정도 중요했고. 그래서 열심히 촬영 중에도 정말 많은 소통을 하면서 했던 기억이 나고. 두 장면이 다른 분위기에 너무 다른 신이지만 유미가 점점 희연 선생님을 의지하고 희연 선생님도 유미를 의지하면서 서로에게 그런 화목한 분위기가 형성이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 두 신이 제일 기억에 남고 좋았어요.

 

그 장면들이 진짜 재밌는 것 같아요. 영화 초반부터 유미와 희연의 상황이 대비되고, 장면도 그런 식으로 배치하는데 유미는 희연의 집에서 산통을 느끼고, 희연은 또 유미의 집에서 산통을 느끼고. 그런 구도에서 영화가 구성을 재밌게 했구나라는 생각했거든요. 그럼 김현정 감독님은 현장에서 어떤 분이었나요?

 

감독님은 말수가 되게 적으신데 또 되게 밝으시고 근데 그 안에서 착함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어떤 얘기를 해도 다 들어주시는데 되게 확고하신 분이셨어요. 그렇다고 이건 아니야, 이건 틀렸어라고 얘기를 하시는 게 아니라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 소통을 많이 하세요. 그래서 점차 점차 하나씩 바꿔가다 보니까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대로 신이 만들어지고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맞춰갔던 것 같아요. 정말 선하시고 착하셨고 말수는 적으셨지만, 되게 냉철하신 분이었어요.

 

기자간담회 때는 배우님이 굉장히 고민하시면서 말하는 것 같았는데, 물론 지금 인터뷰는 잘하고 있으시지만, 또 감독님도 말씀이 적으셨다니까 혹시 현장에서 장윤주 배우님만 얘기하고 있는 모습이 상상이 되는데요.

 

사실 기자간담회 때는 정말 오랜만에 그런 자리에 섰다 보니까 사실 너무 많이 떨렸어요. 윤주 선배님이 옆에서 리드를 잘해주셔가지고 어떤 말을 해야 되지, 이걸 내가 또 얘기해도 되나 이런 긴장을 많이 해서 조심스러웠던 것 같아요.(웃음)

 

최수인의 스크린 데뷔작 〈우리들〉 스틸컷
최수인의 스크린 데뷔작 〈우리들〉 스틸컷

 

<우리들>로 정말 데뷔부터 화제셨는데요. 사실 그렇게 화제를 모은 것치고는 지금까지 출연작이 많진 않으세요. 학업 때문이었을까요?

 

맞아요. <우리들>이라는 작품 이후로 작품을 계속하고 싶기도 했고 고민도 많이 됐는데 그때 당시에는 학교를 다닌다는 것 자체가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들이잖아요. 학창시절이란 게. 그래서 대표님도, 부모님도 지금 너무 서두르지 말자라는 의견이 있으셔서 저는 학교 위주로 열심히 다녔어요. 그래서 학교생활하고 그러면서 짬짬이 <아이 캔 스피크>를 촬영하고,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이제 활동을 했지만 또 코로나가 터져서…. 그래서 그냥 학교생활하고 (코로나로) 격리도 하고(웃음) 지내다가 시간이 빠르게 흘러서 <더 글로리>를 촬영하고, 이제 20살 돼서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는 것 같아요.

 

말씀을 듣고 보니 코로나 기점으로 작품 제작이 적어진 것도 있지만, 작품의 트렌드가 아역배우가 나올 만한 작품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사람들이 영화관을 많이 못 가니까, 그때 또 많이 힘들었던 분위기였고요.

 

〈더 글로리〉에서 현남 역 염혜란(오른쪽)의 딸 이선아 역으로 출연한 최수인
〈더 글로리〉에서 현남 역 염혜란(오른쪽)의 딸 이선아 역으로 출연한 최수인

 

언급하신 대로 전작이 <더 글로리>인데 출연하는 작품 중에 상업적으로는 가장 히트작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방영 전후로 그전으로 달라지는 게 있었나요?

 

딱히 달라지는 건 없었는데 이제 친구들이 ‘맞다 너 배우였지?’ 약간 이런 반응이었어요. 그리고 <더 글로리>에 등장할 때 즈음 제가 20살이 돼서 아르바이트를 한창 열심히 하고 있었어요. 아르바이트하고 있으면 “어제 <더 글로리> 봤는데 많이 닮으신 것 같아”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걸 들은 적이 있어요. 직접 물어보신 건 아니지만요. <더 글로리>에서는 조금 통통하고 피 분장도 하고 그랬으니 확신은 하지 않으시는데 ‘어디 많이 본 것 같은데 아닌가’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최수인 배우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최수인 배우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20살이 되셔서 이제는 ‘아역배우’라는 타이틀이 없어진 상황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홀로서기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는데 부담되거나 하시진 않나요?

 

딱히 부담이 되지는 않고 스펙트럼을 좀 넓혀야겠다는 생각은 계속 들어요. 연기가 청소년 연기 학생 연기 성인 연기 있다고 하면, 학생 용기나 청소년 연기는 학교도 다녀보고 학교 친구들 사이에 관계 속에서 겪은 일이 있으니 이건 어떤 감정인지 너무 잘 알고 그렇지만 성인 연기로 넘어가면 제가 모르는 감정들이 더 많을 거니까요. 그런 부분들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면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그런 생각은 드는데 현실에 막 힘들거나 부담감이 있거나 아직은 그러지는 않는 것 같아요.

 

데뷔 당시 인터뷰를 보면 남동생이 먼저 연기를 시작했다고 하셨어요.

 

네, 동생도 계속 활동하고 있어요. 최근에 <빅슬립>(2023)이라는 작품으로 김영성 배우님이랑 함께 했었는데요, 그때 화제가 됐었는데 지금은 동생이 고3이어가지고 엄청 아쉬워하면서 잠시 (연기 활동을) 내려놓고 있어요.

 

최수인 배우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최수인 배우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혹시 연기 외에 따로 관심이 가는 분야가 있을까요? 혹은 그동안 취미로 좀 깊게 빠져봤다 하는 것이나요.

 

제가 악기나 운동하는 걸 너무 좋아해가지고. 악기는 지금 반주를 하나 하고 있고 피아노랑 기타를 같이 하고 있어요. 운동도 여러 종목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깊게 파고들었다 하는 거면 지금까지도 꾸준히 하고 있으니까 악기가 맞지 않나 싶어요.

 

운동은 어떤 걸 해보셨어요?

 

운동은 정말 다양하게 했어요. 발레랑 리듬 체조랑 필라테스랑 특공 무술이랑. 지금은 감량하려고 헬스로 옮기긴 했는데, 그전엔 그렇게 되게 여러 종목을 했어요.

 

특공무술은 정말 신기한데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제 남동생이 먼저 시작을 했어요. 그때 당시에 제가 딱 고등학생이 되면서 살이 조금 붙었으니까 엄마가 발레 리듬체조 이런 거 안 되겠다, 좀 뛰고 싸우고 겨루고 이러면서 땀을 좀 흘리면서 다이어트를 해라 하셨고, 아빠도 세상이 너무 위험하다 그러시고, 부모님께서 이게 정신적으로도 강해지니까 전체적으로 기합도 세지고 하니까 다녀봐라 해서 시작했어요. 처음엔 너무 힘들었어요. 갑자기 막 센 사람들이랑 싸우려고 하니까 힘들었는데 재미가 붙더라고요.

 

가족분들도 배우 활동을 지원을 많이 해주시는군요. <최소한의 선의> 같은 작품 하면서 가족 생각이 많이 났을 것 같다 싶은데, 가족분들도 다 작품을 보셨을까요?

 

다 보셨어요. 동생은 못 봤고. 아빠는 이입을 너무 많이 하셔가지고 계속 ‘아이고, 안 된다’, 계속 이러시고 되게 많이 울컥하셨다고 하셨어요. 두 분 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하셨어요. 이게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우리 모두가 생각해 봐야 할 그런 주제에 좋은 영화인 것 같다 말하시면서 내 딸이 이 작품을 해서가 아니라 그냥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봤으면 좋겠다 얘기하셨고. 아무래도 부모님이랑 공유를 되게 많이 하는 편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계속 함께 했다 보니까 촬영장에서 많이 오지는 못했지만 이 영화가 이렇게 상영이 되는구나라고 한번 보시더니 이제 열심히 홍보해야겠다 하시더라고요.(웃음)

 

어른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도 되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죠.

 

맞아요. 그래서 이번 초청 시사회는 일부러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 중학교 체육 선생님, 이렇게 다 초대를 했거든요. 그랬더니 (상영 후에) 정말 선생님으로서 또는 어른으로서 생각을 많이 하고 가게 된다, 잘 봤다, 이거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 봐야 될 그런 주제인 것 같다 이런 식으로도 카톡을 보내셨어요.

 

출연하신 장면은 아니지만 평가위원회 장면이 어떻게 보면 작가님의 메시지랄까요? 사회가 보는 시선도 잘 담겨있어서 많은 관객들이 고민하고 각자의 생각을 찾게 되시지 않을까 싶어요. 뜬금없지만 혹시 소울 푸드가 있으신가요? 요즘 젊은 분들은 마라탕을 많이 뽑으시던데.

 

저도 마라탕을 너무 좋아하고요. 근데 저는 한식을 더 좋아해요.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된장찌개 이런 찌개 종류 너무 좋아하고 고기 좋아하고요.

 

요리도 해드시나요?

 

네, 한식을 해서 먹곤 하는데, 만약에 감량기다 관리해야 된다 이러면 정말 간단하게 두부 순두부 이런 거랑 닭가슴살 같이 먹고 이런 거 혼자 해서 먹는 건 좋아해요.

 

혹시 요즘에 본 작품 중에 기억에 남는다 하시는 작품 있을까요?

 

영화는 <로기완>이라는 작품을 정말 재밌게 봤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분들이 많이 나와서 잘 봤던 작품이고요. 드라마 같은 경우는 너무 많아요.(웃음) 정말 다시 보고 있는 작품들이 너무 많고. 이제 대학교 입시할 때 읽었던 연기 서적들이 있는데, 그때는 입시를 중점으로 하다 보니까 이거를 느끼는 게 아니라 외워야지 외워야지 하면서 봤던 책들을 다시 보고 있어요. 「갈매기」(안톤 체호프의 희곡)부터 시작해서.

 

〈로기완〉
〈로기완〉

 

만일에 앞으로 뭐든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캐릭터를 해보고 싶으세요?

 

장윤주 선배님이 <베테랑2>에서도 그렇고 되게 멋있으시잖아요. 카리스마 발차기도 그렇고. 이런 액션도 정말 해보고 싶고, 반대로 악역 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항상 정말 좋은 역할을 해왔지만 내 안에 있는 것 중에 악역이라는 나쁜 감정이 있으면 그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로 또 궁금하더라고요. <우리들>도 그렇고, <최소한의 선의>도 그렇고 (캐릭터가) 선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 안에 있는 다른 감정을 한번 가져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 배우님의 악역을 만나보고 싶네요. 다시 <최소한의 선의>로 돌아가면 배우님이 생각하시기에 유미는 어떻게 됐을까요?

 

유미라면 당돌하고 당찬 아이라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둘 다 정말 잘 해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물론 영화도 그렇게 끝나지만 힘들 거를 알고 있는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아이들처럼 근데 공부를 계속 그렇게 열심히 하고, 모든 과제를 완벽하게 수행해 낼 수는 없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희연 선생님과 함께 도움을 받아서 공부도 육아도 놓지 않고 열심히 하지 않을까 유미라면. 그런 생각은 들었던 것 같아요.

 

최수인 배우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최수인 배우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연기하신 분으로서 캐릭터를 향한 믿음이 느껴지네요. 혹시 답변 중에 없었지만 촬영장에 있었던 기억에 남는 일이 또 있을까요?

 

조금 재밌는 에피소드일 수 있는데 급식실에서 희연 선생님이랑 막 싸우는 신 할 때 사실 그게 뭐 넘어지고 막 하고 잡고 당기고 막 이러는 장면이니까 서로의 그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중요했어요. 다치면 안 되고, 그 와중에 유미는 임신하고 있으니까 뭐부터 지킬까 지금 내가 어느 쪽으로 넘어질까 이런 거 하나하나 막 고민하고 있는데… 그 신이 끝나고 나서 너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식탁에 있는 급식 남은 거 막 같이 먹고 이러면서 사진 같이 찍고 다시 싸워볼까 이런 식이었어서 그 화목한 분위기가 계속 생각나는 것 같아요. 촬영 때는 엄청 심각해지고 얼마나 더 싸울까 이런 생각밖에 안 하고, 어디로 어떻게 해야 되지 그리고 이 급식판을 다치지 않게 어떻게 던지지 이런 생각하다가 딱 끝나서 모니터링 할 때는 이제 행복하게 돌변해서 얘기하고 장난치고 몸싸움으로 장난치고 하는 그런 순간들이 너무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은 것 같아요.

 

영화에서 몇 안 되는 굉장히 역동적인 장면이죠. 요즘 많이 하는 질문인데, MBTI는 어떻게 되세요?

 

저 ENFJ예요.

 

정말요?

 

네, 반전인가요?

 

기자간담회 때 고민하시는 모습이 많아서 I라고 지레짐작했었거든요. 지금 인터뷰는 또 답변을 잘해주셔서 아닌가 싶긴 했지만요.

 

원래 엄청난 I였고요. <우리들> 때만 해도 선이 자체였는데, 노력을 많이 했어요. E가 되려고. 제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나는 이런 얘기도 하고 싶고 막 좋아하면 좋아한다 표현도 하고 싶고 이런 마음인데 말을 못해가지고 그러니까 상대방은 가끔 오해를 하더라고요. 수인이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쟤는 무슨 생각을 갖고 살아가지? 그래서 내가 성격을 바꿔야겠다, 내가 할 말은 하고 살아야겠다라는 그런 표현하고 싶은 그런 마음 때문에 조금씩 바꿔가니까 어느 순간 바뀌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배우 활동을 많이 하실 텐데 최종적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또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건 기본이에요. 관객들이 봤을 때 저 배우는 진짜 꾸밈없이, 뭔가 좋아 보이려고 하지 않고 잘나 보이려고 하지 않고 진짜 그 캐릭터 그대로구나 하는 카멜레온 같은 그런 배우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최소한의 선의>를 관객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릴게요.

 

윤주 선배님이랑도 이 영화에 대해서 정말 많이 얘기를 했는데요, 사실 이 영화는 어두워 보일 수는 있지만 전혀 어둡지 않고 따뜻한 영화이기도 하니까 귀한 발걸음 시간 내주셔서 꼭 극장 오셔서 즐거운 시간 영화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