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항하는 청춘들의 영원한 아티스트 밥 딜런이 제임스 맨골드 감독과 티모시 샬라메에 의해 재탄생한다. 밥 딜런의 1961년부터 1965년까지 특정 시기만을 다룬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문화적 격변기의 중심에서 파격적인 음악으로 세상에 맞서 대중음악의 역사를 바꾼 밥 딜런의 청년 시절을 그린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이 4년의 시간이 “밥 딜런의 삶과 포크 음악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뛰어난 연기력과 스타성으로 전 세계 영화계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티모시 샬라메가 역사상 가장 아이코닉한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으로 분한다. 그는 현장에서 밥 딜런의 노래를 모두 라이브로 직접 소화했다. 이것은 그가 밥 딜런이 되기 위해 쏟아부은 5년 6개월 동안의 시간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의 거의 1만 시간에 달하는 긴 여정을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또 배우 에드워드 노튼과 모니카 바바로가 포크 부흥의 선구자 피트 시거와 밥 딜런보다 앞서 많은 이에게 사랑받은 포크계의 여왕 조안 바에즈가 되기 위해 기울인 노력도 함께 전한다.
티모시 샬라메의 밥 딜런

티모시 샬라메는 처음 밥 딜런의 역할을 제안받을 당시 그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주변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제안을 받아들이지 말라는 조언까지 들었다. 그럼에도 그는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이내 COVID-19 팬데믹에 이어 할리우드 파업이 닥치면서 촬영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영화가 완성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그는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흘러 보내지 않았다. 5년 6개월, 약 1만 시간 동안 그는 꾸밈없고 진실한, 진정성이 담긴 작품을 만들고자 했던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요구에 따라 밥 딜런을 집중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밥 딜런의 공연과 인터뷰를 시청하며 그의 자세, 목소리 사용법 등 세부적인 요소들을 철저하게 습득했다. 티모시는 딜런의 독특한 억양과 몸짓을 익히기 위해 다이얼로그 코치(다양한 계급과 배경에 따라 달라지는 영어의 억양과 어휘 등을 코칭해주는 사람), 움직임 코치와 함께했다. 영화 속에서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서 벗어나 허스키하면서도 쉰 듯한 밥 딜런의 목소리로 연기했다. 또 딜런의 심드렁한 표정과 냉소적인 말투, 콧소리가 섞인 창법까지 완벽하게 재현했다. 티모시 샬라메는 밥 딜런의 고향인 미네소타 주의 도시 히빙을 방문해 지역적 감성을 느꼈고, 그의 내면을 이해해 보려고도 했다. 또한 딜런의 초기 연설과 가사에서 영감을 받아 캐릭터에 몰입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곡의 가창, 나아가 하모니카와 기타 연주까지 현장에서 라이브로 소화해 냈다. 감독과 제작진은 사전에 녹음된 사운드를 재생하는 플레이백 방식대로 진행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으나, 티모시 샬라메는 “이 배역을 위해 5년을 준비했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 … 라이브로 노래하고 연주하는 게 중요했다. 직접 할 수 있는데 꼼수를 쓸 이유가 없었다”며 라이브를 고집했다. 그는 60년대 밥 딜런의 시간이 고스란히 배어든 결과물을 통해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에드워드 노튼의 피트 시거

미국 포크 부흥의 선구자이자 인권·반전 운동가였던 피트 시거는 에드워드 노튼이 맡았다. 피트 시거는 청년 밥 딜런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적극 후원한 인물이다. 예술적 존중에서 시작한 둘의 관계는 밥 딜런이 순수 포크에서 벗어나 새로운 음악을 시작하면서 갈등을 빚는다. 강경한 포크 순수주의자인 피트 시거는 1965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딜런이 일렉트릭 기타로 공연을 하자 전력을 차단하려고 시도했다. 이 둘의 갈등은 영화 속에서도 중요하게 그려져 있다.

에드워드 노튼은 피트 시거의 전성기 라이브 영상을 분석해 발성법과 억양을 연구했다. 원래 캐스트였던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빈자리를 대체하느라 캐릭터를 준비할 시간이 가장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노튼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시거의 모든 곡을 라이브로 소화해 냈다. 특히 그는 시거의 트레이드마크인 5현 밴조(banjo) 연주를 마스터하기 위해 민속음악 전문가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시거의 유족으로부터 직접 제공받은 미공개 일기장과 편지 사본을 참고해 캐릭터의 내면을 구축했다.
모니카 바바로의 조안 바에즈

노래하는 인권운동가이자 60년대 포크계를 풍미한 여왕 조안 바에즈는 모니카 바바로가 맡았다. 모니카는 촬영 전에 조안 바에즈의 연락처를 직접 수소문해 대화를 나누는 등 실제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모니카 바바로는 직접 대화를 나눈 조안 바에즈를 이렇게 설명했다. “조안 바에즈가 더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원할 때 밥 딜런이 나타났다. 앞으로 나서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직설적이고 대담한 음악을 만드는 밥 딜런은 포크 음악계에 충격을 주었다. 조안은 밥 딜런의 노래 가사를 처음으로 진정으로 이해하고 이미 확고한 자신의 기반을 이용해 활동 초기의 밥 딜런을 적극 지원해 준 사람이었다”.

모니카 바바로는 집중적인 보컬 트레이닝과 기타 연습에 몰두했다. 모니카 바바로 역시 다른 배우들처럼 다양한 상황에서 라이브를 직접 소화했다. 하지만 그녀는 조안 바에즈가 넓은 소프라노 음역대를 가지고 있었기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보컬 코치와 함께 훈련을 거듭한 끝에 제작진이 요청한 것보다 더 높은 음역대까지 노래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