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할 수밖에 없는 콤비가 한국에 방문했다. 4월 16일 개봉해 1만 관객을 돌파한, 새로운 J호러 <사유리>의 미나미데 료카와 네기시 토시에가 그 주인공이다. 사유리라는 이름의 원혼에게 가족을 잃은 노리오(미나미데 료카), 하지만 정신이 돌아온 할머니(네기시 토시에)와 함께 생명의 힘으로 사유리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인간이 이기는 호러’를 보고 싶었다는 오시키리 렌스케 작가의 일념에 탄생한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J호러를 갈고닦은 시라이시 코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유별난 만화가와 감독의 세계관에서 미나미데 료카와 네기시 토시에는 원혼에게 휘둘리다가 끝내 맞서기로 결심한 노리오와 할머니가 돼 관객을 이끈다. ‘최강 콤비’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영화에서 최고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미나미데 료카와 네기시 토시에는 지난 4월 25일 한국에 방문해 한국 관객들을 만났다. 오시키리 렌스케 작가와 시라이시 코지 감독에 이어 주연 배우 미나미데 료카와 네기시 토시에를 만나 <사유리>의 세계로 한 발자국 더 내디뎌보았다.

미나미데 배우는 오디션으로, 네기시 배우는 출연 제안으로 영화에 합류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과정을 좀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미나미데 료카(이하 미나미데) 아무래도 첫 호러이기도 하고요. 또 연기 경력으로 봤을 때 아무래도 부담감도 있었고 또 원작을 보면서 내가 이 주연을 하는 건가, 그런 설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있었습니다.
네기시 토시에(이하 네기시) 원작을 만나기 전, 초고를 받았는데요. 그때 (제작진에서) “만날까요?”라고 연락을 해 주셨어요. 근데 제가 도쿄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살거든요. 그런데도 굳이 저를 만나러 다사카 키미아키 PD님이랑 시라이시 코지 감독님이 와주셨어요. 그때 제가 먼저 굉장히 분위기가 업돼서 ‘이렇게 할까요?’라고 좀 제안을 많이 했더니 “어… 이대로 그냥 하시는 건가요?”하면서 놀라하셨어요.
그러면 영화를 준비하시면서 원작을 보셨을 것 같은데, 원작을 보신 감상은 어떠셨나요?
미나미데 처음 봤을 때 그림체가 변하는 게 굉장히 재밌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부드럽게 터치감이 있고 그림자나 이런 것도 굉장히 섬세하게 그려지는데요. 그런 분위기에서 점점 폭력적인 그림으로 가는 게 굉장히 시각적으로 즐겁다고 생각했고요. 그러다가 ‘이걸 영상화를 어떻게 할까’ 이런 상상을 하면서 흥미도 생겼고 굉장히 설렜습니다. 그래서 대본이랑 비교해서 보면서 그때부터 캐릭터 만들기에 열중했던 것 같습니다.
네기시 원작 자체도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저는 반대로 여기에 너무 잡히면 안 되겠다라고 생각해서 영화 시나리오에 좀 집중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원작은 좀 가볍게 읽어본 정도입니다.

미나미데 배우에게 먼저 질문드리면, 영화 전반에는 다른 배우들과 같이 출연하는 장면이 많다가 후반부부터는 혼자 나오는 장면도 많고 전체적으로 함께 하는 동료들이 확 줄어드는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촬영장의 그런 변화가 본인에게 어떻게 작용했을까요?
미나미데 물론 점점 (극 중 가족들이) 한 명씩 죽어나가면서 배우들이 없어지고 그런 외로움이나 이런 것도 있겠지만요. 오히려 가족들이 죽고 난 다음에 할머니가 각성을 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가족들이 다 죽고 난 다음에 촬영장 분위기가 더 활기찬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그때 더 에너지를 쏟는 느낌이 있어서 전혀 그런 외롭다든가 이런 느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네기시 배우에겐 질문인데요, 영화에서 전반부와 후반부의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소화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을까요?
네기시 어려운 건 딱히 없었고 즐거웠습니다.(일동 웃음) 오히려 차이가 확 나기 때문에 각각 따로따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질문드리자면 할머니의 외형은 네기시 배우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냈다고 들었습니다. 재니스 조플린을 예시로 들었다고요. 그외에도 두 분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부분이 있나요?
네기시 한 번 딱 한 번 감독님 의견에 따르지 않은 적이 있었는데요. 기본적으로 감독님은 한 번 의견을 받고 그렇게 찍고 나서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 대부분의 경우 감독님 의견대로, 그러니까 처음 정한 대로 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렇지만 할머니가 노리오의 이름을 부르면서 일으켜 세우는 장면에서는 원래 이렇게 한 손으로 이렇게 하는 거였는데 이건 아니다 싶어서 두 손으로 이렇게 했어요.
미나미데 그 부분에서는 네기시 배우도, 저도 아 이거다 그런 느낌이 딱 들었어요. 노리오로서의 저의 감정이 더 흔들렸던 거죠. 그래서 이거는 두 손으로 가야 되겠습니다, 그렇게 감독님을 좀 거역한 적이 있습니다. (웃음)

영화에서 그런 포인트가 잘 보였던 것 같아요. <사유리>에선 태극권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가상의 무술이 아닌 실제로 있는 무술이잖아요. 어떤 식으로 준비를 하셨나요?
미나미데 저희가 처음 만난 것이 태극권 연습이었습니다. 선생님을 모시고 기본기부터 전부 다 배웠어요. 그렇게 연습하는 과정에서 이 장면에선 이런 포즈를 하면 좋은지 상담을 하면서 같이 만들어나갔습니다.
연습 기간은 얼마나 되셨는지, 그리고 미나미데 배우는 가라테를 했었는데 두 무술의 차이점이 있었을까요?
네기시 크랭크인 하기 한 두 달 전부터 했어요.
미나미데 가라테와 태극권은 정(靜)과 동(動)의 차이인 것 같은데요. 그래서 태국권은 계속 움직이는 그런 무술이고요. 가라테 같은 경우는 딱 움직일 때 강력한 한 방이 있는 무술이라서 그런 움직임의 차이, 부드러움의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가라테를 어렸을 때 했었는데요. 그게 조금 몸에 남아 있어서 이번 <사유리>를 찍을 때도 태극권을 할 때 저도 모르게 가라테처럼 움직이곤 해서 ‘거기서 멈추지 마라’ ‘거기서 움직여야 된다’라는 얘기를 들어서 고전을 좀 했습니다.


이 <사유리>라는 작품은 두 분이 이끄는 영화인데, 이렇게 장기간 촬영하면서 함께 한 소감이라면요?
(일동 웃음)
네기시 태극권 연습을 하려고 만났을 때부터 이미 전우라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하지 이런 의식 같은 거 없이 처음부터 의기투합해서 잘 해나갔던 것 같습니다.
미나미데 네기시 배우는 굉장히 대선배신데요. 제 입장에서 대선배인데 정말 편하게 대해 주셔서 너무 편했고 또 항상 공부하는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습니다. ‘연기란 어떤 것인가’라는 걸 보여준다기보다는 ‘연기는 이렇게 즐기는 거야’라는 거를 현장에서 실제로 보고 많이 느낄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사실 말씀하신 대로 네기시 배우는 굉장히 대선배신데 오랜 시간 배우 생활을 해오신 입장에서 미나미데 배우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같은 것이 있을까요?
네기시 없어요. 딱히 조언 같은 건 없고 “즐겨라!” (일동 웃음)
미나미데 저는 원래 대본을 엄청 열심히 보고 이건 이렇게 해야지 이건 이렇게 해야지, 이렇게 미리 정해서 현장에 가는 편이에요. 그래서 현장에서 뭔가 바뀌면은 그런 게 좀 잘 못하겠더라고요. 그렇지만 네기시 배우는 현장에서 정말 감독님이랑 ‘이렇게 하면 어때?’ 적극적으로 얘기하시고, 정말 정해서 오는 게 아니고 ‘내가 연기하는 역이라면 이렇게 할 것 같아’라는 진심으로 연기를 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네기시 할머니와 노리오가 목욕탕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라디오를 듣는 장면 있잖아요. 제가 그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몸을 맡겼는데 다소 당황하는 것 같았어요.
미나미데 저는 연기를, 이 장면을 이렇게 준비를 했는데 그렇게 흐름에 맡기시는 것과 그런 목소리를 듣고 ‘아 (연기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 각오를 새롭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장면부터 영화의 텐션이 확 올라가서 인상적이었는데, 그런 일화가 있었군요. 미나미데 배우는 네기시 배우만큼 스미다 역의 콘도 하나 배우와도 장면이 많았어요. 함께 촬영한 소감을 듣고 싶어요.
미나미데 콘도 하나 배우는 본인의 모습이 조금 묻어나오는 연기를 하긴 하셨는데요. 외적으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하나하나를 다 정해서 정말 정성스럽게 쌓아서 연기를 하는 타입에 가깝습니다. 다만 저와는 다르게 그런 부분에서도 유연성이 있어서 굉장히 존경스럽다고 생각했고요. 하나를 정했을 때 거기 틀어지지 않는 그 마음이, 굉장히 조용한 역할이기는 했지만 본인이 딱 정해놓은 그게 있어서 그게 굉장히 돋보였고 굉장히 좋았어요.

그러면 시라이시 감독과의 작업은 어떠셨나요?
네기시 감독님이 작품 속에 자기만의 월드가 있기는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강요하시거나 그런 부분이 없으세요. 배우들에게 굉장히 잘 맡겨주시고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분이세요.
미나미데 정말 말씀하신 그대로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감독님 안에는 자기만의 정답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지만 현장에서 갑자기 일어나는 일들, 예를 들어 제가 갑자기 제안하거나 하는 일들에 하나하나 ‘아 이건 좋다’ 아니면 ‘이거는 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대답을 하시면서 연출에 반영을 해 주시고 항상 새로운 걸 추구하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정말 감독의 정석이다, ‘더 감독’이다라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정말 생각하면서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감독님이라고 느꼈습니다.
<사유리>가 시나리오만 볼 때는 영화가 쉽게 상상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 괜찮을까 싶었지만 영화로 봤을 때 정말 잘 나왔다 싶은 장면이 있으실까요?
미나미데 저는 마지막에 촉수랑 싸우는 신이 있는데요. 촬영 현장에서는 촉수가 없고 감독님께서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올 거야, 그렇게 설명만 해 주셔서 촉수랑 태극권으로 싸운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지, 싶었어요. 찍으면서도 (설명해주신대로) 이렇게 동작을 하긴 하지만 이게 맞는 건가 알 수가 없었거든요. 근데 실제로 영상을 보니까 어 나 제대로 싸고 있잖아? 촉수랑 싸우고 있네?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정말 기술이라던가 그 시라이시 감독님만의 그런 표현이라던가 그런 데에서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방금 통역을 듣기 전에 설명하면서 손을 움직이는 것에서 그 장면일 것 같았어요. (일동 웃음) 네기시 배우는요?
네기시 저는 전반부에 가족들이 다 하나하나씩 빠른 템포로 죽어 나가잖아요. 그게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죽음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이거 괜찮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호러 전문가 감독이다 보니까 그 부분을 템포로 탁 맞춰서 밀고 나가는 그런 강인함에 정말 놀랐습니다.
미나미데 또 그 집의 구조가 기적적인 구조였던 것 같아요. 그 구조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죽음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유리>는 호러지만 생명과 삶에 대한 얘기를 하는 영화잖아요. 영화에서도 잘 먹고, 잘 자고, 그런 조언들이 나오고요. 여기에 두 분이 덧붙이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네기시 사람을 생각하는 상상력? 내가 좀 괜찮은 말 했나. (웃음) 요즘 젊은 세대들이 아무래도 자기 살아가는 데 급급하고 힘들잖아요. 자기 한 사람 건사하기도 힘든 건 알고 있지만 세계의 눈을 돌려서 주위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느끼고 살아가는 것이 정말 생명력이지 않을까. 그래서 주위를 보고 공존하고 또 그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미나미데 저는 하루하루, 전력을 다해서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추상적이긴 하지만 그 하루 동안 에너지를 다 쓰고 완전 방전된 상태에서 자고 일어나서 다음 날 회복돼서 “야 이제 하루를 또 보내자 살아가자”라고 하는 게 살아가는 힘이 아닐까요?
네기시 영화의 테마네. (일동 웃음)
미나미데 그러네요. 잘 먹고 잘 자고 잘 사는 거. 영화 테마 그대로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사유리>에서도 잘 먹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두 분께 어떤 그런 소울푸드 같은 게 있으신가요?
네기시 한국이라서 말하는 건 아니고요. 실제로 촬영할 때 합숙을 했었는데요. 거기 부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엌에서 실제로 직접 김치죽을 만들어가지고 먹고 했고요. 현장에 가면 아무래도 야채나 채소가 좀 부족하게 돼서 제가 사서 만들어서 아침마다 먹고 그랬습니다.
미나미데 저는 날계란 밥, 타마고카케고항(날계란에 간장 등을 곁들인 음식) 정말 좋아해요. 생계란을 굉장히 좋아해서 아침에 그걸 이렇게 먹고, 어떻게 보면 생명을 이렇게 충전을 해가지고 오늘도 가자 이런 느낌으로 하루를 스타트 하는 경우가 많아요. 마이 그렇죠. 한국에서는 날계란을 잘 안 넣지 않나요? 그 노른자만 딱 빼가지고 그 소금 간을 할 때도 있고 간장 간을 할 때도 있어요. 그게 신밥이랑 정말 잘 맞거든요.
제가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이번에 한국 방문을 할 때 꼭 이건 해야지 혹은 이건 먹어야지 하신 건요?
네기시 오늘 스케줄이 많아서 오늘은 못하겠지만 지난주에 감독님 오셨을 때 먹었던 족발이 굉장히 맛있다고 소문을 들어서 그걸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웃음)
안 그래도 감독님이 인터뷰에서도 한국 족발을 얘기하셨었거든요. (일동 웃음)
네기시 인터뷰 때 족발 얘기를 하셨나요? 족발로 머리가 가득하셨나 보네요. (웃음)
미나미데 한국에 자주 온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간장게장을 꼭 먹으라고 했어요. 해산물이랑 매운 것을 좋아하거든요. 한국의 매운맛은 진짜 다르다고 들어서 약간 긴장도 되고.
네기시 고추의 달콤함이 있죠.

※ 이하 문답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대한 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 후반부 관련한 질문을 하나씩 드릴게요. 먼저 네기시 배우에겐, 마지막 장면에서 할머니가 일어나 노리오에게 조언을 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저는 이 장면을 실제라고 보긴 했지만, 보기에 따라선 환상처럼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고 연기를 하셨는지가 궁금해요.
네기시 그 부분은 저도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을 했었는데요. 감독님이 그때 이 부분은 서부극처럼 찍어 달라고, 보스라든가 형님이 멋있게 한마디 하는 그런 느낌으로 해달라고 하셔서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그 부분에 집중해서 찍었습니다.
미나미데 원래 대본에는 (노리오가) 우는 게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 부분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원래는 되게 멋있게 끝내고 싶었던 부분이긴 한데 노리오 마음의 감동이라든가 그런 것이 나와서 대본이랑은 좀 달랐지만 배우인 제 입장에서도, 그리고 노리오 입장에서도 좋은 신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미나미데 배우에겐 마지막 즈음에 해골을 씹어 먹는 장면이 있었잖아요. 어떤 맛이었나요?
미나미데 설탕으로 만든 해골인데요. 그래서 커피를 조금 넣어서 갈색으로 만들어서 그 틀을 이렇게 만들어 주셨어요. 그걸 이렇게 먹으면서 사유리를 이렇게 노려보면서 “메인 디시다”라고 대사를 쳐야 되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딱딱해가지고 삼키지 못한 채로 대사를 치게 된 거죠. 당황스러웠는데 감독님은 오히려 그 부분이 좀 재미있다고 말씀해주셨고 아예 입에 다 이렇게 붙이고 말해도 재밌을 것 같다라고 해 주셔서 (그렇게도 했었어요). 현실에서는 그렇게 하면 굉장히 더럽고 안 좋잖아요. 근데 영화니까 할 수 있는 그런 체험이었다고 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두 분이 가장 좋아하는 <사유리>의 장면을 소개 부탁드릴게요.
네기시 영화 속 씬이 좋다기보다는 그 아까 말씀했던 록 음악을 틀어가지고 막 이렇게 즐기는 장면 있잖아요. 그걸 찍을 때 감독님이랑 촬영감독님이 정말 기쁜 건지 곤란한 건지 약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지켜보셨거든요. 그래서 그 순간 그 상황이 너무 즐거웠고 너무 기억에 남아요. ‘이 사람 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 이런 표정을 하고 계셨어요.
미나미데 제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석양 아래에서의 장면이요. 그 부분이 정말 제가 배우로서 노리오가 된 순간이기도 했고 그래서 배우로서는 굉장히 그 신을 좋아하고요. 노리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할머니가 록 음악을 막 이렇게 틀어서 뛰게 하고 또 먹이고 뛰게 하고 먹이고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노리오 스스로 “잘 먹겠습니다”라고 외치고 밥을 먹는 장면인데요. 그 장면에서의 과정이 할머니와의 추억도 막 쌓이는 것 같고 그래서 노리오로서는 그 장면을 좋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