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무슨 달인가. 바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모두 몰아보기 좋은 달이다.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싶을 텐데, 6월 1일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1편부터 6편까지 디즈니+로 공개된다. 현재 쿠팡플레이, U+모바일tv로 공개되고 있는 여섯 작품이 디즈니+로도 들어오니 해당 OTT만 구독하는 이용자라면 바로 지금 그동안 못 본, 혹은 또 보고 싶은 <미션 임파서블>을 보기 딱 좋은 시점이다. 혹시 개봉 중인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관람 전이라면 해당 영화들로 리마인드하고 관람하는 것도 좋은 것이다. 아무튼 <미션 임파서블> 보기 좋은 날을 맞아 각 영화들의 인상적인 명장면을 모았다. 각 편의 가장 대표적인 스턴트 장면을 제외(각 편 마지막에 언급만 했다)하고 골랐다는 점, 참고 바란다. 또 본인이 생각하는 명장면이 없다면 댓글로 함께 공유 부탁 바란다.
<미션 임파서블> - 실패로 시작하는 도입부

톰 크루즈표 ‘미임파’의 시작, 1996년 영화 <미션 임파서블>. 드라마 <제5전선>(1966~1974)의 영화화로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지금이야 고전이라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당시만 해도 굉장히 센세이션한 ‘원작 파괴’로 충격을 안겼다. 영화 처음부터 누군가의 훼방으로 임무에 실패하며 팀원 대다수가 사망에 이른다. 이 도입부는 IMF 팀의 끈끈한 케미스트리와 미션을 수행하는 긴장감, 갑작스러운 위기를 오가며 굉장한 몰입감을 끌어낸다. 더불어 원작 <제5전선>과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관통하는 ‘마스크 트릭’까지 보여주며 전통성과 이를 전복하는 이 시리즈만의 방향성을 모두 챙긴다. 액션과는 거리가 멀지만 팀 케미를 즐길 수 있는 스릴러의 모범 답안 같은 장면.
MUST SEE - CIA 보안실 침투 장면

<미션 임파서블 2> - 오토바이 액션 장면

가장 ‘미임파’스럽지 않은 영화, 그렇기에 가장 ‘액션 히어로’에 가까운 에단 헌트를 볼 수 있는 영화가 <미션 임파서블 2>이다. 오우삼 감독이 연출한 영화답게 슬로모션으로 특유의 무드를 조성하는데, 그것이 리즈 시절 외모에 가죽 재킷을 입은 톰 크루즈와 상당한 시너지를 일으킨다. 헬기로 탈출하는 데 실패한 에단 헌트가 적의 오토바이를 탈취해 도주하기 시작하는 순간, 매운데 손이 가는 마라탕 혹은 너무 달아서 이가 아프지만 계속 먹게 되는 디저트 같다고 할까. 한 손으로 드리프트 운전하며 다른 한 손에 든 권총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장발의 톰 크루즈에 긴장감인지 설렘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다. 거기다 하늘은 또 이리 청량한지. 아무튼 맨날 뛰고 구르고 흙먼지에서 고생하는 에단 헌트에게도 이런 영상화보집 같은 순간이 있었다.
MUST SEE - 암벽 등반 오프닝

<미션 임파서블 3> - 바티칸 잠입

에단 헌트의 아내가 인질로 잡히면서 시리즈 사상 최고의 위기를 보여준 <미션 임파서블 3>, 그래도 바티칸 잠입 시퀀스는 상대적으로 유쾌한 분위기라서 인상적이다. 에단 헌트를 중심으로 루터(빙 라메스), 데클랜(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젠(매기 큐) 팀은 깐깐한 보안으로 악명 높은 바티칸 침투에 나선다. 분명 꽤나 긴장감 넘치는 장면인데도 시작부터 이태리인을 연기하는 에단 헌트와 데클랜의 모습에 빵 터지고, 그러다가 또 위험천만한 순간들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베테랑 팀원들의 티키타카와 J.J. 에이브람스의 완급조절이 탁월한 장면. 거기에 톰 크루즈와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이 꽃미남 배우들의 변화무쌍 패션쇼까지 더해졌으니 엔터테이닝의 정수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MUST SEE - 건물 간 스윙 점프 시퀀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 모래폭풍 시퀀스

액션은 명확하게 보일수록 좋다.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은 반대로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긴장감을 유발하는 탁월한 연출을 보여준다. 바로 두바이에서 에단 헌트가 모래폭풍 속에서 고립되는 장면이다. 위스트롬(새무리 에델만)을 쫓아야만 하는 에단은 두바이를 뒤엎는 모래폭풍에도 건물을 나간다. 이후 모래폭풍에 코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시야가 가려지지만 에단은 GPS로 상대를 쫓고, 상대 또한 보이지 않는 사각에서 에단을 습격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진다. 액션의 퀄리티도 훌륭한데, 두바이라는 배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영리함이 돋보인다. 다른 장면에서도 참 많이 뛰는 에단 헌트지만, 이 장면은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모래폭풍 한복판에서 고군분투해서인지 더 기억에 남는다. 참고로 필자는 이 영화를 보러 가는 지인들에게 꼭 콜라나 마실 것을 챙겨가라고 권고(?) 하곤 했다.
MUST SEE -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빌딩 등반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 일사 추격전

톰 크루즈의 영혼의 단짝,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연출한 첫 <미션 임파서블> 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은 이전과 다른 스타일의 액션들이 돋보인다. 신디케이트라는 조직과 일사 파우스트(레베카 퍼거슨)라는 인물의 등장으로 서로 쫓고 쫓기는 과정이 많은데, 때문에 다른 작품들보다 추격전이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준다. 특히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하는 일사를 승용차로 추적하며 모로코의 좁은 골목을 돌파하는 시퀀스는 <미션 임파서블>보다 첩보 액션의 클래식 <007> 시리즈의 향기가 난다. 3편 이후 에단 헌트와 찰떡궁합 호흡을 보여주는 벤지의 호들갑도 긴장감을 더한다. 이어진 속편의 파리 추격전(<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로마 추격전(<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과 비교해서 보면 더욱 재밌다.
MUST SEE - 비행기 이륙 시퀀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 고공 점프 장면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서 톰 크루즈와 찰떡궁합을 보여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사상 최초로 2연속 연출에 나섰다(결국 시리즈의 마지막까지 같이 하게 됐다). 전작에서 시리즈의 방향성을 파악한 맥쿼리 감독은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서 전작처럼 첩보전 스타일의 이야기는 유지하되 보다 액션씬의 규모를 키웠다. 그중에서도 단연 하이라이트라면 고공 점프 액션, 이른바 HALO(고고도 강하 저고도 개방) 점프 장면이다. 이 장면이 정말 무서운 건 톰 크루즈는 물론이고 헨리 카빌과 카메라맨도 함께 점프를 해야 했다는 사실. 거기다 조명을 칠 수 없는 장면이라 하루에 촬영 가능한 시간은 약 3분 밖에 안됐다고. 결국 100여 번의 연습과 수차례의 시도 끝에 장면을 완성할 수 있었다. 촬영장에 방문한 사이먼 페그가 “내일 저 사람들을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단 생각에 스트레스받는다“라고 말했다니 말 다 했다. 촬영 과정의 우여곡절이 재밌지만, 장면 자체도 재밌는데 어거스트 워커(헨리 카빌)가 자신만만하게 뛰어내려놓고, 구름 속 번개에 맞아 기절하는 짐덩이가 되는 것이 웃프다.
MUST SEE - 헬기 스턴트 장면

+ 헨리 카빌의 원투 주먹 장전 장면 - 첨언한 장면은 액션이나 스턴트와는 거리가 멀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으로 자주 언급된다. 헨리 카빌이 액션 장면을 찍다가 몸을 풀기 위해 취한 애드리브가 어거스트 워커의 성격과 잘 맞아떨어져 영화에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