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티드 맨션>

디즈니 하면 떠오르는 건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이나 마블이겠지만, 그래도 디즈니가 '미디어 강자'라고 불리는 건 그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디즈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는 디즈니의 작품을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꿈의 공장이자 동시에 새로운 콘텐츠의 바탕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7월 26일 개봉하는 <헌티드 맨션>도 어트랙션 출신 영화인데, 디즈니에서 제작한 어트랙션 바탕의 영화들을 만나보자.


캐리비안의 해적

Pirates of the Caribbean

어트랙션발 프랜차이즈의 모범사례이자 대표주자. 지금은 일단락된 시리즈이긴 하지만 2000년대 말부터 2020년대 초까지, 디즈니의 흥행파워를 업그레이드 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도 어트랙션에서 출발했다. 어트랙션 '캐리비안의 해적'은 1967년 개관한 고전 중 고전인데, 17세기 해적들의 일상(?)을 간접적으로 구경할 수 있는 테마의 라이드다. 디즈니랜드 마니아들에겐 '월트 디즈니가 직접 감독한 마지막 어트랙션'이란 점에서 인기가 많았던 어트랙션.

영화가 처음 나왔을 당시, 국내엔 디즈니랜드가 없으니 다소 낯선 소재와 제목이었으나 미국 현지뿐만 아니라 도쿄와 파리에도 해당 어트랙션이 있었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받았다. '바다'와 관련한 영화는 크게 망한 적이 많아서(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워터월드>처럼) 과연 흥행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었는데, 1편부터 대성공을 거두며 디즈니의 새로운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조니 뎁이 연기한 '잭 스패로우 선장'의 인기가 상당했다.

영화가 성공하면서 어트랙션 중간에 데비 존스가 등장하기도. (영상 출처=도쿄디즈니리조트 유튜브 채널)

영화가 성공하면서 세계 각지의 '캐리비안의 해적' 어트랙션은 도리어 영화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재개장했다. 잭 스패로우 캐릭터를 배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캡틴 바르보사(제프리 러쉬), 데비 존스(빌 나이) 등 대표 캐릭터들을 볼 수 있는 영상이 추가되기도 했다. 2016년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개장한 버전은 아예 영화의 캐릭터 중심으로 기획됐을 정도로 '역수입'됐다. 현재는 시리즈가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다시 오리지널 요소를 넣는 등 또 한 번의 변화를 주고 있다.

5편 개봉 당시 프로모션으로 조니 뎁이 직접 어트랙션 중간에 등장하기도 했다. (영상 출처=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공식 채널)


헌티드 맨션

Haunted Mansion

어트랙션 '헌티드 맨션'의 모습 (사진 출처=flickr 유저 Lee)

7월 26일 개봉하는 <헌티드 맨션>은 동명의 어트랙션을 바탕으로 한다. 1969년 처음 개장한 어트랙션은 귀신이 잔뜩(!) 들린 집을 둘러본다는 콘셉트로 다양한 공포 연출을 보여준다. 2003년에도 이미 영화화한 적 있는데, 당시엔 에디 머피라는 흥행 배우가 출연했음에도 흥행에 실패해 그의 하락세를 가속화시키기도.

이번 <헌티드 맨션> 주연들도 어트랙션에 '일일 알바'를 했다(영상 출처=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공식 채널)

'헌티드 맨션'은 '캐리비안의 해적'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유서 깊은 어트랙션임에도 여전히 스테디셀러로 남아있다. 오래된 만큼 해당 어트랙션 관련 글이나 영상은 예전 버전과 지금 버전을 같이 얘기하며 추억을 나누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핼러윈 시즌(10월경)은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을 활용한 버전을 만날 수 있다.


정글 크루즈

Jungle Cruise

위의 어트랙션들도 '근본'이긴 하지만 진짜 근본 중 근본이라면 역시 '정글 크루즈'다. 영화는 2021년에 나온, 신작이라 할 수 있지만 원작인 어트랙션은 1955년에 개장했다. 즉 '디즈니랜드' 개장 당시부터 있던 최초의 어트랙션 중 하나인 것이다.

프로모션으로 '정글 크루즈' 안내원이 된 드웨인 존슨과 에밀리 블런트(영상 출처=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공식 채널)

'정글 크루즈'는 이름처럼 아시아나 아프리카, 남미의 오지를 탐험한다는 콘셉트로 수로를 따라 이동하는 라이드이다. 어떻게 보면 할리우드에서도 어드벤처 영화가 성행하던 시절이니, 그런 모티브를 반영한 어트랙션인 것.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종·지역 차별로 지적되는 부분이 많아 지금은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고 한다. 2021년 영화는 드웨인 존슨과 에밀리 블런트가 '치유의 나무'를 찾아 나선 이야기를 그린다.


투모로우랜드

Tomorrowland

반면 한 어트랙션이 아닌, 테마파크의 구역을 통째로 소재로 한 영화도 있다. 디즈니 폭망작 중 하나인 <투모로우랜드>가 그 주인공이다. 제목 '투모로우랜드'는 디즈니랜드에서 미래 사회를 소재로 한 어트랙션이 모여있는 구역을 의미한다. 영화는 이 같은 소재를 '지구 종말을 대비한 과학자들의 사회 투모로우랜드'로 활용, 과학자 프랭크와 십 대 소녀 케이시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투모로우랜드'는 '정글 크루즈'와 마찬가지로 1955년부터 개장한 구역이다. 현재가 어떠냐에 따라 상상하는 미래의 시대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어트랙션이 개장했다가 사라졌고, 현재 디즈니랜드의 투모로우랜드는 3세대로 명명됐다고 한다. 하기야 개장 당시 투모로우랜드의 '미래'는 1986년이었으니, 어트랙션을 수정하지 않고는 점점 미래가 아닌 과거를 보는 꼴이 됐을 것이다. 그래도 개장 때부터 있던 '오토피아'(차에 탑승해 레일을 따라가는 어트랙션)처럼 몇몇 어트랙션은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타워 오브 테러

Tower of terror

'트와일라잇 존 타워 오브 테러'의 모습 (사진 출처=디즈니 파크 공식 채널)

'타워 오브 테러'는 어트랙션이나, 영화나 할 말이 많다. 아직 나오지 않은 영화는 후술하기로 하고, 어트랙션부터 설명하자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어떤 빌딩의 고층을 구경하다가 낙하하는 방식이다. 어떤 설정과 영상을 곁들인 자이로드롭이라 할 수 있다(현지에선 드롭타워라고 한다). 다른 어트랙션이 같은 소재를 공유한다면, '타워 오브 테러'는 같은 형식만 공유할 뿐 스토리가 무척 다양하다. 예를 들어 디즈니랜드 플로리다에 있는 '타워 오브 테러'는 '트와일라잇 존'이란 이름이 붙는다. 즉 <환상특급>처럼 초자연적 요소를 활용한다. 반면 캘리포니아에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미션 브레이크아웃!'이란 이름으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이 콜렉터로부터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런 식으로 높이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방식만 공유하고 파크마다 자유롭게 구성한다.

'타워 오브 테러'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접목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미션: 브레이크아웃!'

그렇기 때문에 2021년 발표한 <타워 오브 테러> 실사화는 여러모로 화제를 모았다.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을 맡는 것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과연 어떤 내용으로 어트랙션의 '상승과 추락'을 옮길지도 관건이었던 것. 다만 이 영화는 한동안 보기 힘들 예정인데, 스칼렛 요한슨과 디즈니(정확하게 마블) <블랙 위도우> 관련 소송 얘기가 오가며 잠정 중단됐기 때문. 양측 합의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그 기간에 <타워 오브 테러> 제작이 미지수로 빠져 제작이 미뤄진 것. 올해 스칼렛 요한슨이 제작되고 있다고 말했고, 타이카 와이티티가 연출로 합류했다는 보도도 있었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언젠가 볼 날이 오긴 할 듯하다.

'타워 오브 테러' 주인공으로 발탁된 스칼렛 요한슨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