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다양성, 어디까지 왔을까?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진단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2023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이 오는 8월 17일(목)부터 8월 19일(토)까지 홍대 인디스페이스에서 개최된다.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은 영화 상영과 포럼을 결합한 영화 축제로, 영화진흥위원회와 (사)여성영화인모임이 주최하고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 주관한다.
성별·인종·연령·지역·계급·장애·성 정체성을 기준으로 상영작 선정
한국영화의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발견하고 알리기 위해 출발한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은 올해로 2회째를 맞는다. 작년에는 다양성 주간에 박기용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이 방문해, “다양성과 포용성은 영진위의 핵심 정책”이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은 다양성 통계를 바탕으로 포용 지표에 부합한 작품을 상영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2019), 김미조 감독의 <갈매기>(2020), 이한 감독의 <증인>(2018) 등의 영화가 소개되었다.
올해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에서도 포용 지표에 부합한 작품 6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상영 작품은 2022년 '한국영화의 다양성·포용 지표 개발 및 정책 방안 연구'에서 정한 한국영화의 7대 포용 지표인 ‘성별’, ‘인종’, ‘연령’, ‘지역’, ‘계급’, ‘장애’, ‘성 정체성’을 기준으로 선정되었다. 올해 다양성 통계는 2022년 1월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국내에서 개봉한 한국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와 OTT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포함한 총 268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올해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이 선정한 상영작들을 만나보자.
<두 사람을 위한 식탁>
#장애 #여성
감독 김보람 / 2022 / 89min / 8.17(목) 19:20 상영 후 GV
다큐멘터리 영화 <두 사람을 위한 식탁>은 2023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영화는 <피의 연대기>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김보람 감독의 두 번째 장편으로, 2022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프메세나상(장편 다큐멘터리상)을, 2023년 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뉴비전상(한국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두 사람을 위한 식탁>은 15살 때 섭식장애를 앓은 채영 씨와 그의 엄마 상옥 씨에 대한 이야기로 10년 뒤 두 사람이 서로 얽힌 오해를 풀고 관계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아울러 8월 17일(목), 2023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의 개막식에는 <두 사람을 위한 식탁>에 참여한 가수 정우의 축하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영화는 공식 개막식 진행 후인 19시 20분부터 상영되며, 상영 후 21시부터는 GV가 진행된다. GV에는 장성란 저널리스트와 함께 김보람 감독과 작품 출연자 박상옥, 박채영이 참석한다.
<그 여름>
#성(Sexuality)
감독 한지원 / 2023 / 61min / 8.19(토) 16:00 상영 후 GV
<그 여름>은 청량한 색채와 감성적인 작화가 돋보이는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는 「쇼코의 미소」로도 잘 알려진 최은영 작가의 「그 여름(The Summer)」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열여덟 여름, 갈색 눈의 평범한 학생 이경이 고교 축구선수 수이를 만나 새로운 감정에 눈뜨게 되는 성장 로맨스를 그린다. 섬세하게 묘사된 이경과 수이의 감정선이 돋보이며, 선우정아의 ‘도망가자’ 등 삽입곡 역시 훌륭한 작품이다.
<그 여름>을 연출한 한지원 감독은 ‘한국의 신카이 마코토’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현재 한국 애니메이션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한지원 감독의 단편 <마법이 돌아오는 날의 바다>는 선댄스영화제 단편경쟁에 진출하기도 했다.
<지옥만세>
#여성 #지역 #연령
감독 임오정 / 2022 / 109min / 8.19(토) 10:40 상영 후 GV
오는 1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 <지옥만세>는 2023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의 상영작으로도 선정되었다. <지옥만세>는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이미 숱한 화제를 낳은 작품.
<지옥만세>는 학교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출발한 영화지만, 극의 분위기는 암울함과는 거리가 멀다. 영화는 천국을 꿈꾸는 대신 지옥에 굳건히 서기로 한 쏭남과 황구라의 홀리한 수학여행기로 K-지옥의 정점에 선 18세 소녀들의 발칙하고 매혹적인 현생 어드벤처를 다룬다. 임오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오우리, 방효린, 정이주 배우와 <더 글로리>로 전성기를 맞이한 박성훈이 출연한다.
<지옥만세>는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 중 8월 19일(토) 10시 40분에 상영되며, 곧바로 GV가 진행될 예정. GV는 임오정 감독과 오우리, 정이주 배우가 참석하고, 박채은 독립미디어 연구소 소장이 진행한다.
<다음 소희>
#여성 #계급
감독 정주리 / 2023 / 138min / 8.19(토) 18:20 상영 후 GV
지난해 2월 개봉해, 한국 독립예술영화 첫 10만 관객을 돌파한 <다음 소희>. 한국영화 최초로 제75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의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충격적이면서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작품” 평을 받은 작품이다.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번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에서는 <다음 소희>를 배리어프리 가치봄 버전(한글자막, 화면해설)으로 만나볼 수 있다.
<다음 소희>는 8월 19일(토)는 18시 20분에 상영되며, 이후 이어지는 GV에서는 이승한 TV평론가와 정주리 감독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인종 #계급 #탈북자
감독 박동훈 / 2022 / 117min / 8.18(금) 13:00 상영 후 GV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상업영화로는 유일하게 2023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 상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박동훈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최민식과 김동휘 등이 출연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배우 김동휘에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등을 안기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만나며 벌어지는 감동 드라마다. 영화는 인생에서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전한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8월 18일(금) 13시에 상영되며, 15시 GV에 곽명동 기자의 진행으로 박동훈 감독과 김동휘, 조윤서 배우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조이랜드>
#인종 #지역 #성(Sexuality)
감독 사임 사디크 / 2022 / 126min / 8.18(금) 18:30 상영 후 GV(영상)
2022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비롯해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한 화제작, <조이랜드>는 이번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에서 스페셜 상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조이랜드>는 파키스탄 감독 사임 사디크의 데뷔작으로, 한 가족과 트랜스젠더 뮤지션의 욕망으로 얽힌 관계를 통해 종교와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억압되고 착취되는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번 2023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에서는 <조이랜드> 상영 후 사임 사디크 감독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2023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은 영화 상영과 더불어 미디어 다양성 포럼 ‘플랫폼에 서서 영화를 바라보다’, 스페셜 토크 ‘든든 5주년 보고회’, ‘미투 운동 이후 5년’, 팬덤과 다양성 토크 ‘영화와 팬덤, 관객의 다양성은 존재하는가?’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영화 관람을 비롯한 프로그램 참여는 전부 무료다.
씨네플레이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