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28주년을 맞이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새롭게 도약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제28회 BIFAN은 영화제 외연을 새롭게 확장하기 위해 ‘BIFAN+’로 리브랜딩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달라진 ‘BIFAN+’는 대한민국 국제영화제 최초로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을 도입하며 기발한 창의적 상상력으로 가득한 AI 영화들을 선보인다. 오는 7월 4일부터 7월 14일까지 열흘 동안 개최되며, 부천 시청을 포함한 주요 상영관에서 BIFAN의 명맥을 잇는 호러 영화와 다양한 장르 영화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지난 12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지영 조직위원장과 신철 집행위원장,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들려준 이번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점을 전한다.
새롭게 리브랜딩하는 ‘BIFAN+ ’
대한민국 국제영화제 최초로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 도입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대한민국 국제영화제 최초로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을 도입한 부분이다. 세계 영상 산업에서 거대한 화두로 떠오른 AI 영화에 누구보다 빠르게 주목하여 영화계의 변화를 꾀한 것이다. 이번 BIFAN은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 도입과 함께 AI 영상 제작에 관련된 최신 정보와 선구자들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AI 컨퍼런스, AI 영화 제작 관련 강의를 듣고 멘토링도 할 수 있는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2024 BIFAN의 AI 영화에 대한 도전은 무모하지만 그렇기에 가치 있는 일이다. 최초의 영화 <열차의 도착>(1895)이 탄생한 이후부터 무성 영화가 사운드와 색을 입게 되고, 디지털 영화의 시대가 도래하며, 3D 영화가 찾아온, 일련의 영화 기술 역사를 잇는 일이기 때문이다. BIFAN은 이 확신할 수 없는 일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하고 있다. 자본에 잠식당한 영화계를 되살릴 방법으로써 AI 영화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올해는 BIFAN의 새로운 도약이 될 특별한 해가 될 것이다. AI와 더불어 다양한 프로그램, 관객 이벤트를 꾸린 만큼, 관객·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이어서 신철 집행위원장이 AI 영화에 대한 BIFAN의 비전을 전했다. 우선 그는 영화계 전반에 대두되는 위기 상황을 짚어줬다. “전 세계의 영화계는 더 큰 자본을 들인 큰 영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 대자본에 의한 획일적 창작 시스템으로 단기간에 고도로 성장한 한국의 영화 제작 생태계는 현재 심각한 양극화를 겪고 있다. 이것은 세계 영화계도 마찬가지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이때 BIFAN은 생성형 AI 출현과 그 가능성에 주목했다. 생성형 AI는 재능은 있지만 번번이 자본 투자의 벽에 가로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새로운 인재들이 세계와 만날 수 있는 혁신적인 도구로 쓰일 거라 믿는다”고 전했다.
BIFAN 2024 개·폐막작,
그 시절의 감각을 그려내는 두 장르영화

제28회 BIFAN은 전 세계 49개국 255편의 장·단편을 상영한다. 유수의 작품 중에서 개막작은 A24가 제작하고,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케이티 오브라이언이 주연을 맡은 범죄 로맨스 영화 <러브 라이즈 블리딩>이 2024 BIFAN의 포문을 연다.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폭력적인 아버지의 그늘 아래 무기력하게 살고 있는 루(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보디빌딩 대회 우승을 꿈꾸는 잭키(케이티 오브라이언)를 만나면서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장편 데뷔작 <세인트 모드>(2019)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로즈 글래스 감독의 두 번째 영화로, BIFAN은 2020년 국제경쟁 부문에서 <세인트 모드>를 선정하고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영화는 화려하지만 특유의 퇴색한 이미지, 팝 음악이 어우러져 80년대 범죄 로맨스 영화의 분위기를 완벽히 재현하는 데 성공한다.

폐막작은 정 바오루이 감독의 홍콩 영화 <구룡성채: 무법지대>로 선정됐다. <구룡성채: 무법지대>는 1980년대 홍콩에서 가장 위험하고 불가사의한 무법지대 구룡성채를 기괴하고 미로 같은 공간으로 그려낸다. 찬 록쿤은 악명 높은 갱단에게 쫓기면서 우연히 구룡성채로 몸을 피하고, 구룡성채를 지배하는 사이클론의 도움을 받아 그곳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찬 록쿤을 향한 갱단의 위협은 그치지 않고, 구룡성채의 일원들에게까지 번진다. <구룡성채: 무법지대>는 시대적 배경과 절묘하게 포개어지는 공간과 더불어 인물들의 다양한 사연과 관계를 통해 그 당시 홍콩의 모습을 절로 떠오르게 한다. 90년대 홍콩 영화 전성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화려한 액션 역시 놓칠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제77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첫 공개 당시 이미 극찬을 받은 영화다.
영화계 셀럽 대잔치,
아시아 거장 감독 두기봉부터 대한민국 대표 배우 손예진까지

BIFAN 2024에서는 이름만으로도 영화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영화인들과의 만남을 준비한다. ‘홍콩 누아르’ 그 자체인 두기봉 감독과 일본 영화계 웃음의 제왕 미타니 코키가 그 주인공이다. 두기봉 감독의 마스터클래스에서는 4K로 재무장한 <용호방>(2004) 상영 후 두기봉 감독의 GV가 진행될 예정이다. 미타니 코키 감독의 마스터클래스에서는 <멋진 악몽>, <갤럭시 가도>, <기억에 없습니다> 등 대표작과 국내 미개봉작 상영이 이루어진다.

청춘영화의 대명사에서 천만 영화까지 30년의 세월 동안 한국영화를 지켜온 ‘영화의 신’ 김성수 감독도 만나 볼 수 있다. 시대를 앞서간 액션 대작 <무사>(2001) 4K 리마스터링 버전을 최초 공개하며, 전설의 데뷔작 <비명도시>(1993)와 <태양은 없다>(1999)가 동시에 상영된다. <무사> 상영 후에는 김성수 감독과의 특별한 덕후 토크도 이어질 예정이다. 매년 한국영화의 오늘을 대표하는 배우의 특별전을 만들어왔던 BIFAN은 올해의 ‘배우 특별전’ 주인공으로 손예진을 선정했다. 손예진은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수많은 인상 깊은 캐릭터들을 선보여 왔다. ‘독.보.적. 손예진’은 그런 그의 빛나는 행보를 한마디로 축약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손예진 배우와 함께하는 메가 토크 행사와 사진전 등 다채로운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