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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재결합! 밴드 붐은 온다, 밴드 영화 7

씨네플레이
오아시스
오아시스

 

지난달 27일, 브릿팝의 레전드 밴드 오아시스가 재결합을 발표했다. 2009년 형제간의 불화로 공식 해체를 선언한 지 15년 만이다. 오아시스의 재결합이라니. 살아생전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두 사람의 재결합은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카디프를 시작으로 맨체스터, 런던 웸블리, 에든버러, 더블린까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펼쳐지는 25년 라이브 투어는 140만 좌석이 매진이 되다 못해 암표 가격이 1000만 원을 호가하며 연일 화제가 될 정도다. 23년, 영국 밴드 블러가 웸블리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오아시스의 컴백이 예고된 지금, 90년대 이후 주춤했던 락밴드의 전성기가 다시금 시작되고 있다. 오아시스의 재결합으로 심장이 뛰었을 이들을 위해 락, 밴드와 관련된 영화 및 다큐멘터리 몇 편을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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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소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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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소닉〉

<슈퍼소닉>

감독 │맷 화이트크로스

출연 │노엘 갤러거, 리암 갤러거

오아시스의 데뷔곡 ‘슈퍼소닉(Supersonic)’에서 따온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소닉>은 오아시스의 탄생부터 최정상기였던 1996 넵워스 라이브 공연까지의 일대기를 다뤘다. 고작해야 반 년을 예상했던 가난한 밴드는 1993년 맨체스터에서의 첫 공연 이후 단숨에 톱스타 반열에 오르게 된다. 영화는 노엘이 슈퍼소닉을 작사하게 됐던 그날에서 시작해 노엘과 리암의 발걸음을 따라간다. <슈퍼소닉>이 더욱 매력적인 건 화면 속 그들의 과거를 조명하는데 따라붙는 노엘과 리암의 목소리다. 둘은 제각기 따로 감독과 만나 영화 코멘터리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녹음하였다. 비록 함께하진 않았으나 두 사람이 호의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일까. <슈퍼소닉>은 ‘슈퍼소닉’을 비롯해 다수의 명곡들과 비하인드가 담겨 있어 팬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벅참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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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소닉〉 노엘 갤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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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소닉〉 리암 갤러거

 

 

하이라이트는 96년 넵워스 공연이다. 무더웠던 96년 8월, 양일간 25만 명을 동원했던 오아시스의 넵워스 공연은 지금까지도 락 밴드 역사상 위대한 공연 중 하나로 손꼽힌다. 무려 350만 명이 티켓을 구하고자 했을 정도로 엄청난 열기를 자랑했던 넵워스 무대에 서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3년이었다. “빈손으로 시작했지만 온 세상을 원했던 밴드”. 다시 돌아온 전설의 귀환이 무엇보다 기쁜 이유는 그들이 ‘오아시스’이기 때문이 아닐까. 여담으로 <슈퍼소닉>은 내년 재개봉이 예정되어 있다고. 오아시스의 팬이라면 내년 극장에서의 관람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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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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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보헤미안 랩소디>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라미 말렉, 루시 보인턴, 귈림 리, 벤 하디, 조셉 마젤로

우드스톡 페스티벌, 오아시스 넵워스 공연 등 전설로 회자되는 공연들 중에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할 1985년 라이브 에이드. 라이브 에이드의 주인공이나 다름없었던 퀸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의 전기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공항 수하물 노동자였던 파로크가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퀸을 탄생시키기까지,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로서 활동하며 숨겨 왔던 동성애적 성향과 삶의 일부를 조명해 각색했다. 영화는 프레디 머큐리로 완벽하게 변신한 라미 말렉의 얼굴을 빌려 스크린에 역사상 최고의 프론트맨을 구현해 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라이브 에이드 공연 실황을 싱크로율 100%에 가까울 정도로 재현하며 파격적으로 약 20분이라는 시간을 러닝타임에 할애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선택은 국내에 퀸 붐을 불러일으키며 약 990만 관객들을 관객들을 극장에 불러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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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락 몬트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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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락 몬트리올〉

 

퀸의 여운을 더욱 길게 즐기고 싶다면 1981년 캐나다 몬트리올 공연 실황을 담은 <퀸 락 몬트리올>도 함께 추천한다. 약 700여 대의 컴퓨터로 필름을 복원해 만든 <퀸 락 몬트리올>은 ‘보헤미안 랩소디’를 비롯해 ‘We Will Rock You’, ‘Under Pressure’ 등 수많은 퀸의 명곡을 프레디 머큐리의 라이브 공연으로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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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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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감독 │앨런 파커

출연 │밥 젤도프, 크리스틴 하그리브즈앞서 언급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는 락 장르 중에서도 클래식, 오페라 등 타 장르를 결합한 프로그레시브 록을 대표하는 대중적인 곡으로 알려져 있다. 더 나아가 프로그레시브 록의 진가를 맛보고 싶다면 영국의 밴드 ‘핑크 플로이드’에 주목해야 한다. 영화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은 핑크 플로이드가 1979년 발매한 동명의 11집 앨범에서 착안되어 제작된 영화로 핑크 플로이드의 사회 비판적인 목소리와 전위적인 음악세계를 엿볼 수 있다. 핑크 플로이드의 보컬이자 베이시스트인 로저 워터스가 각본에 직접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전쟁에서 아버지를 잃은 핑크는 학교에서 획일화된 교육을 받으며 엇나가기 시작하고, 성인이 된 후 락스타가 되지만 아내가 떠나가며 광기에 휩싸여 파시즘을 주도하게 된다. 극단적인 핑크의 정신세계는 영화의 중간중간 삽입된 애니메이션으로 시각화되며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과 맞물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들의 음악처럼 뮤지컬과 제랄드 스카프의 애니메이션 시퀀스를 파격적으로 활용한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은 컬트 영화 중에서도 수작으로 뽑히며 많은 마니아 팬층을 생산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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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스〉

<도어스>

감독 │올리버 스톤

출연 │발 킬머, 멕 라이언

‘Light My Fire’, ‘Hello, I Love you’ 그리고 영화 팬들에게 사랑받은 <지옥의 묵시록> OST ‘The End’까지, 60년대 히피 문화를 이끌었던 사이키델릭 록의 대표 밴드 ‘도어스’. 영화 <도어스>는 당대 문화를 이끌었던 도어스의 보컬 짐 모리슨의 일대기를 그린 전기 영화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여행길에서 본 한 인디언의 평온한 죽음에서 일생을 관통하는 충격을 받은 짐 모리슨은 성인이 되고 밴드 ‘도어스’를 결성하게 되지만, 죽음에 대한 고찰은 끊임없이 그에게 하여금 시와 음악에 대한 영감을 주는 것과 동시에 기행을 일삼게 만든다. 올리버 스톤 감독에서 탄생한 짐 모리슨의 모습은 실제 짐 모리슨의 아슬아슬했던 기행 그리고 죽음에 가까이 닿아있던 삶과 무척이나 닮아 있다(짐 모리슨은 1971년 27세의 어린 나이로 자택 욕조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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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 유어 스트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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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 유어 스트레인지〉

 

영화에 대한 호불호와 사실 묘사 관련해 실제 멤버들의 비판도 있었지만, 짐 모리슨을 연기한 발 킬머의 싱크로율 높은 연기만큼은 찬사가 따랐던 바. 짐 모리슨과 도어스에 관해 좀 더 객관적인 정보를 얻고 싶다면 다큐멘터리 영화 <왠 유어 스트레인지>를 추천한다. 짐 모리슨의 죽음에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짐 모리슨의 일생을 비롯해 10년도 채 되지 않는 도어스 최전성기 시절의 명반들에 관한 다룬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 화면과 공연 실황은 물론, 도어스의 명곡과 본래 락스타를 꿈꿨던 배우 조니 뎁의 내레이션까지 더해져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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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 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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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 스트리트〉

<싱 스트리트>

감독 │존 카니

출연 │페리다 윌시-필로, 루시 보인턴, 잭 레이너앞서 소개한 영화들이 다소 피폐하게 느껴졌다면, 분위기를 환기할(?) 풋풋한 밴드 소재 영화를 하나 소개하겠다. <싱 스트리트>는 1985년, 경제난을 겪고 있던 아일랜드 더블린을 배경으로 한 10대 밴드의 성장기를 그린 음악 영화다. 가족의 생계가 어려워져 전학을 가게 된 학교 앞에서 주인공 코너(페리다 윌시-필로)는 모델 지망생인 라피나(루시 보인턴)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되고, 자신이 밴드를 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라피나에게 호감을 사고자 급하게 ‘싱 스트리트’라는 밴드를 결성한 코너. 어설프게 모여 시작하게 됐지만 싱 스트리트 멤버들과 라피나는 합주와 뮤직비디오 촬영을 거듭하며 제각기 자신들의 꿈을 키워 나간다. 영화 <싱 스트리트>는 <원스>, <비긴 어게인>을 연출한 존 카니의 작품으로, ‘Drive It Like You Stole It’, ‘The Riddle Of The Model’ 등 80년 레트로한 분위기를 상기시키는 신나는 밴드 음악들로 OST가 구성되어 있다. 그밖에 듀란듀란, 더 큐어 등 당대 유명 밴드들의 곡들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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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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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 브라더스〉

<와이키키 브라더스>

감독 │임순례 

출연 │이얼, 박원상, 황정민, 오지혜, 오광록

2000년대 초 발표한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밴드를 소재로 한 국내의 몇 안 되는 영화 중 하나다. 사실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음악 영화라기보단 시간에 따라 잊혀가는 중년의 한 인생과 삶의 가치에 관해 그린 드라마에 가깝다. 시작부터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노후한 나이트클럽 안에서 오늘이 마지막 공연임을 얘기하지만 그 누구 하나 아쉬운 기색을 비추지 않는다. 출장 밴드를 전전하며 번듯한 벌이 하나 없던 리더 성우(이얼)는 결국 외면하고 싶었던 자신의 고향 수안보로 돌아간다. 그곳에 위치한 와이키키 호텔에 일자리를 얻게 되고 성우는 자신의 옛 친구들 그리고 첫사랑과 재회하게 된다.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음악을 붙잡고 있는 성우와 어린 시절의 열정을 뒤로 묻어둔 채 사회에 속하기를 선택한 성우의 친구들. 제각기 여러 시간을 통과해 어른이 된 이들의 얼굴엔 어쩐지 일말의 행복함도 보이지 않는다. 영화의 마지막 울려 퍼지는 인희(오지혜)의 노랫소리는 씁쓸하고도 서글픈 인생사를 곱씹게 만들며 오랜 여운을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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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덜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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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덜리스〉

<러덜리스>

감독 │윌리암 H. 머시

출연 │빌리 크루덥, 안톤 옐친, 셀레나 고메즈

잘나가던 광고 기획자였던 샘(빌리 크루덥)은 어느 날 대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고로 아들을 잃는다. 사건 후 직업과 집을 버리고 요트에서 생활하며 하루하루 지내던 샘에게 아내가 찾아와 아들의 유품을 건네준다. 그 안에서 자신과 함께 작업하곤 했던 아들의 취미인 음악의 흔적을 찾게 되고, 샘은 뮤지션들이 즐겨 찾는 한 클럽에서 아들의 곡을 연주한다. 그때 샘의 연주를 눈여겨 본 쿠엔틴(안톤 옐친)은 샘에게 함께 밴드를 만들자 제안하고, 샘은 거절하지만 이내 쿠엔틴과 함께 밴드를 만들어 아들의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러덜리스>는 보통의 또래로 이루어진 밴드가 아니라는 점에서 색다르다. 여기에 컨트리 장르의 멜로디와 아마추어 밴드의 연주, 빌리 크루덥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새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러덜리스>가 타 음악 영화와 결을 달리하는 지점은 스토리에 있다. 샘이 숨기고자 했던 진실이 드러나며 밴드는 위기를 맞고 쿠엔틴은 음악을 포기하고자 한다. 단순히 남겨진 자의 애도라고 하기엔 윤리적인 문제가 더해진다. 마지막 무대에 앉아 아들에게 부르는 샘의 노래는 애도의 슬픔과 윤리적인 고민 사이, 애닳고도 묘한 감정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