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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베를린 영화제 화제작

씨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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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올해로 75회를 맞는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2월 13일 개막한다. <아임 낫 데어>(2007) <캐롤>(2015)의 토드 헤인즈 감독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아 황금곰상을 비롯한 여러 부문의 수상작들을 심사할 예정이다. 올해 초청작 가운데 눈에 띄는 작품들을 선별해 소개한다.


블루 문

Blue Moon

리차드 링클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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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문〉

 

리차드 링클레이터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 <비포 선라이즈>(1995), <비포 선셋>(2004), <보이후드>(2014)의 공통점.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고 (그중 <비포 선라이즈>와 <보이후드>는 감독상을 수상), 에단 호크가 출연했다. 11년 만에 다시 한번 베를린 경쟁부문 후보가 된 <블루 문> 역시 에단 호크의 출연작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작사가 로렌츠 하트(에단 호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하트의 작업 파트너였던 작곡가 리차드 로저스가 새로운 파트너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와 함께 한 첫 작품 ‘오클라호마!’가 초연된 1943년 3월 31일을 중심으로, 우울증과 알코올 의존증에 시달리던 하트가 세상을 떠나기 전 8개월을 그린다. 링클레이터의 전작 <나와 오손 웰스>(2008)의 원작자 로버트 캐플로가 각본을 썼다. 2025년 5월 미국 개봉 예정.


드림스

Dreams

미셸 프랑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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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스〉

 

초기작부터 칸 영화제의 지지, 근래엔 베니스 영화제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아왔던 멕시코 감독 미셸 프랑코는 <드림스>로 처음 베를린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부유한 사교계 명사 제니퍼(제시카 차스테인)와 멕시코 발레 댄서 페르난도(이작 에르난데스)가 사랑에 빠져 전혀 다른 문화에 부딪힌다는 이야기. 프랑코의 전작 <메모리>(2023)에서 피터 사르즈가드와 열연했던 제시카 차스테인이 주인공 제니퍼 역을, 카를로스 사우라의 <킹 오브 올 더 월드>(2021)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멕시코의 유명 발레리노 이작 에르난데스(Isaac Hernández)가 페르난도 역을 맡았다. 프랑코가 <메모리> 촬영 중에 차스테인에게 오랫동안 머릿속에 그려온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차스테인이 흔쾌히 해보자고 대답하면서 <드림스>가 실현될 수 있었다. 두 주인공의 문화적 차이에 초점을 맞춘 만큼 샌프란시스코와 멕시코시티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다리가 있었다면 널 걷어찼을 텐데

If I Had Legs I'd Kick You

매리 브론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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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있었다면 널 걷어찼을 텐데〉

 

<다리가 있었다면 널 걷어찼을 텐데>는 '멈블코어' 장르가 한창 유행하던 2008년 그레타 거윅과 공동 주연을 맡은 연출 데뷔작 <이스트>를 발표한 매리 브론스타인(Mary Bronstein)이 17년 만에 내놓는 신작. 삶이 무너져내리는 와중에 알 수 없는 병을 앓고 있는 아이, 부재중인 남편, 적대적인 테라피스트와의 관계를 헤쳐나가야 하는 주인공 린다를 로즈 번이 연기한다. 코난 오브라이언, 에이셉 라키 등도 출연진에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됐다. 사프디 형제의 반쪽 조쉬 사프디와 그들의 프로듀서로 잘 알려진 로널드 브론스타인이 제작에 참여했다. 'A24 배급'이라는 타이틀까지 덧붙었다.


콘티넨탈 25

Kontinental '25

라두 주데

〈콘티넨탈 25〉
〈콘티넨탈 25〉

 

루마니아 감독 라두 주데 역시 베를린 영화제와 연이 깊다. <아페림!>(2015)과 <배드 럭 뱅잉>(2021)이 경쟁 부문에 초청돼 감독상과 황금곰상을 안겨 국제적인 주목을 이끌어냈다. 트란실바니아 클루지나포카에서 토지관리인으로 일하는 오르솔랴는 지하실에서 노숙자를 내쫓다가 그가 자살하게 되자 수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걸 그린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걸작 <유로파 51>(1952)에서 영감을 얻은 <콘티넨탈 25>을 두고 영화사 '럭스박스'는 "부조리함을 적절히 가미한 사회 풍자를 통해 인간의 도덕성을 능숙한 시의적절하면서도 시대를 초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라두 주데는 올해 중 "섹스, 나체, 뱀파이어, 좀비, 액션, 유혈낭자, 폭력, AI 이미지, 카체이싱, 코미디"가 뒤섞인 또 다른 신작 <드라큘라>도 선보일 예정이다.


핫 밀크

Hot Milk

레베카 렌키비츠

〈핫 밀크〉
〈핫 밀크〉

 

<핫 밀크>는 파벨 파블리코프스키의 <이다>(2013), 세바스티안 렐리오의 <디서비디언스>(2017) 등 여성 캐릭터 중심의 영화들의 각본을 써온 레베카 렌키비츠(Rebecca Lenkiewicz)의 감독 데뷔작이다. 이상한 병에 걸린 엄마와 딸이 치료를 위해 스페인 해안으로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딸이 통제가 심한 엄마와 달리 자유로운 세상을 발견한다. 영국 작가 데보라 레비의 소설을 각색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의 에마 매키가 딸 소피아, <팬텀 스레드>(2017)의 비키 크리엡스가 엄마 잉그리드를 연기했다.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토드 헤인즈의 <메이 디셈버>(2023)의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블로벨트의 신작이기도 하다.

 


피터 후자르의 날

Peter Hujar's Day

아이라 잭스

 

〈피터 후자르의 날〉
〈피터 후자르의 날〉

 

<라잇 온 미>(2012),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2014) 등 두 남자의 사랑 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아이라 잭스는 1987년 AIDS로 세상을 떠난 사진가 피터 후자르의 삶을 극화한 <피터 후자르의 날>로 베를린 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피터 후자르가 작가로서 진일보했다고 평가받는 전시 ‘Portraits in Life and Death’가 열린 1974년 12월 뉴욕을 배경으로 한 작품. 잭스는 <피터 후자르의 날>을 “아무도 돈을 벌지 못하는 도시 속 예술가들 사이에서 예술가가 되는 것”에 관한 영화라고 칭했다. 감독의 전작 <패시지스>(2023)의 주연이었던 벤 휘쇼가 피터 후자르를 연기했다.


언더그라운드

アンダーグラウンド

오다 카오리

〈언더그라운드〉
〈언더그라운드〉

 

일본 감독 오다 카오리는 보스니아 사라예보의 탄광을 기록한 <아라가네>(2015), 멕시코 유카탄 반도 북부의 우물을 담은 <세노테>(2019) 등을 발표하며 독보적인 영화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베를린 '포럼' 부문에 초청된 <언더그라운드>는 <아라가네> <세노테>에 이어 지하공간을 탐구하는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 삿포로의 지하철부터 오키나와의 동굴 '가마'(이곳만 다룬 중편 <가마>가 작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다)에 이르는 여정이 담겼다. 전작과 달리 <언더그라운드>에는 다큐멘터리뿐만 아니라 무용가 요시나기 나오를 카메라 앞에 세운 픽션적인 요소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