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그 퀘다르 감독의 영화 <씽씽>은 뉴욕의 한 교도소에 수감된 수감자가 수감자 재활을 위한 연극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삶의 목적을 찾아가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뉴욕 북부에 있는 최고 보안등급의 교도소에서 예술을 통한 재활(RTA) 프로그램을 진행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실제 교도소의 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한 비전문 배우의 경험이 더해져 사실적이고도 뛰어난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 비전문 배우와 함께 열연을 펼친 배우 콜맨 도밍고는 2025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면서 애드리언 브로디, 랄프 파인즈 등 쟁쟁한 후보와 함께 겨룬다. 또 영화는 각색상 후보에도 오르면서 수상을 노리고 있다. <씽씽>은 올해 국내 개봉할 예정이다.

뉴욕 북부 최고 보안등급의 교도소인 싱싱 교도소에 수감된 디바인 G(콜맨 도밍고). 그는 연극을 통해 자기감정을 다스리고,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예술 재활(RTA)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끈다. 그는 새 연극에 참여할 단원을 모집하던 중, 갱스터 출신의 재소자 디바인 아이(클라렌스 맥클린)를 만난다. 아이는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자꾸만 겉돈다. 여전히 예술의 힘을 믿지 않는 아이는 연극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디바인 G와 점점 갈등 상황에 부딪힌다.
자신의 삶을 연기하다

실화 기반의 영화 <씽씽>은 콜맨 도밍고를 포함한 전문 배우와 실제 이야기의 당사자들인 비전문 배우가 함께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디바인 G 역을 맡은 콜맨 도밍고를 제하고, 디바인 아이를 비롯한 다른 단원들은 대부분 실제 그 당시 재소자들이 본인 역으로 출연해 직접 연기를 펼친다. 이들의 연기는 가상의 것인 동시에 실제인 셈이다. 오롯이 예술의 치유력을 믿고 자신의 삶을 바꿔 간 그들의 힘겨운 시간이 새겨져 있다. 이들 중에서 클라렌스 맥클린과 비록 본인으로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카메오로 출연한 디바인 G의 실제 인물 존 휘트필드는 감독과 함께 각본 작업에도 참여하면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다. 존 휘트필드는 이 영화의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그래그 퀘다르 감독 또한 실제 당시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연기를 가르쳤다. 감독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감동적인 현실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불러온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번 작업에 대해 “밀실 공포증이 생길 정도로 좁고 답답한 공간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도, 누군가의 눈에서 흘러나오는 것들을 통해 무한한 지평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예술을 통한 내적인 변화와 치유

<씽씽>은 교도소를 배경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그린 영화 <쇼생크 탈출>과 또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존엄성, 희망, 그리고 자유에 대해 말한다. <쇼생크 탈출>의 폭력과 무기력한 시간만이 남은 교도소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인물 앤디(팀 로빈스)는 희망을 버리고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던 레드(모건 프리먼)의 생각을 조금씩 바뀌게 한다. 두 남자의 깊은 유대관계와 희망에 관한 시선은 <씽씽>에서도 드러난다. 디바인 G는 가석방 심사를 앞두고 RTA 연극 준비에 최선을 다한다. 그는 대사를 잊어버린 다른 단원을 도와주고, 아이가 일으킨 갈등을 무마하려고 하는 등 RTA 단원들의 든든한 형제가 되어준다. 그는 어떤 상황이든 어떤 사람들 앞에서든 언제나 자신의 모습으로 존재했다. 그의 단단함은 디바인 아이가 자기혐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디바인 아이는 갱스터의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회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그대로 체화한다. 그는 여전히 분노에 가득 차 있고, 연극을 통해 변하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누른 채 자신의 마음과는 반대로 예술의 효용과 단원들의 노력을 업신여긴다. 하지만 진심으로 연극에 참여하는 재소자들과 디바인 G의 모습을 보며 예술로 인해 달라질 자신을 차츰 받아들인다. <쇼생크 탈출>은 인간의 자유에 대한 갈망과 부당한 시스템에 대한 저항에 초점을 맞춘다면, <씽씽>은 예술을 통한 내적인 변화와 치유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