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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고생한 적 없는 강하늘, 〈스트리밍〉 기자간담회 현장

주성철편집장
〈스트리밍〉
〈스트리밍〉

 

강하늘이 진짜 고생한 영화. 3월 17일, 배우 강하늘이 ‘유튜버’로 출연해 영화 내내 롱테이크 연기를 펼친 조장호 감독의 <스트리밍>이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 ‘우상의 범죄사냥꾼’을 운영 중인 스트리머 우상(강하늘)은, 오직 1위만이 후원금 전부를 독차지하는 스트리밍 플랫폼 ‘왜그’에서 미제 범죄 사건을 분석하며 최고의 인기를 달리던 중, 논란에 휘말리며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우상은 어떻게든 1위를 되찾고자 화제의 중심에 있던 ‘옷자락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 추적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기 시작하고, 하나둘 단서를 쫓으며 연쇄살인범의 실체에 다가간다.

 

 

〈스트리밍〉
〈스트리밍〉

 

그러던 중 우상과 같은 범죄 채널 스트리머지만 아직은 덜 알려진 마틸다(하서윤)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합방을 하게 되고, 마틸다의 매력으로 인해 채팅창은 순식간에 분주해지며 후원금은 폭발적으로 터진다. 그렇게 순식간에 우상을 넘어 방송 주도권을 잡아나가던 마틸다가 홀연히 사라진다. 마틸다를 납치한 인물이 사건의 범인이라고 확신한 우상이 집요하게 추적을 시작하고, 범인은 자신과 마틸다가 있는 곳을 정해진 시간 내에 찾으라는 미션과 함께 엄청난 목표 후원금을 내건다. 게다가 연쇄살인범이 어딘가에서 우상의 방송을 지켜보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우상의 방송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스트리밍〉
〈스트리밍〉

 

<스트리밍>의 배경이 되는 스트리밍 플랫폼 ‘왜그’에는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 즉 ‘왜거’가 존재한다. 이들의 채널을 시청하는 일명 ‘관찰자’들은 방송이 재미있으면 ‘인정’ 버튼을 누르고 ‘딱지’라는 이름의 후원을 보낸다. 극중 왜그가 가장 핫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부상한 것은 승자독식 구조라는 무한 경쟁 체제 때문이다. 주간 관찰 대상 1위에 오른 스트리머는 후원과 광고를 통해 얻게 된 수익 모두를 독차지할 수 있다. 인기, 화제성, 1위라는 타이틀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도 일삼을 수 있는 세계가 되어버린 왜그에는 다양한 욕망들이 넘실거린다. 영화를 실제 인터넷 방송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기에, 1년여의 시간 동안 장르를 가리지 않고 유튜브 채널을 분석한 조장호 감독은 중간 광고를 비롯해 살아 숨 쉬듯 움직이는 채팅창, 잭팟처럼 터지는 후원금 등의 요소로 실시간 방송의 리얼함을 표현해냈다.

 

 

〈스트리밍〉
〈스트리밍〉

 

영화의 생동감을 살리는 데는 원테이크 촬영이 큰 역할을 했다. 실시간 방송에 맞게 편집 없이 원테이크로 촬영하는 과감한 도전을 했고, 이것이 <스트리밍>이 다른 작품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요소다. 그만큼 배우 강하늘이 열일했다는 얘기. 지난해 개봉한 남궁선 감독 <힘을 낼 시간>에서 주목받지 못해 은퇴한 아이돌 ‘러브앤리즈’의 멤버 ‘사랑’으로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하서윤 배우도 마틸다로 분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연기를 펼친다. 이 또한 중요한 감상 포인트다. 이처럼 최고의 화제성을 자랑하는 스트리머가 실시간 방송으로 미궁에 빠진 연쇄살인 사건을 쫓는다는 내용의 <스트리밍>은 네이버북스 미스터리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 「휴거 1992」와 드라마로 제작된 미스터리 소설 「저스티스」의 작가인 조장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강하늘과 조장호 감독이 참석한 기자간담회 현장을 옮긴다. 먼저 다른 영화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라 할 수 있는 롱테이크 촬영에 대한 얘기로 시작됐다.


〈스트리밍〉
〈스트리밍〉기자간담회 현장
〈스트리밍〉
〈스트리밍〉 기자간담회 현장

 

강하늘

작품의 라이브함을 살리려고 애썼다. 캐릭터 표현 그 자체보다 생생함이 중요했다. 그러다보니 시나리오대로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굉장히 자유롭게 해봤다. 그런데 너무 자유롭게 연기하면 자꾸 이야기에서 벗어나게 되더라. 시나리오상의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 그리고 생생한 현장감 사이의 중간 지점으로 가는 것이 힘들었다.

 

조장호

롱테이크는 기술적으로 철저하게 준비해야 해서 힘들긴 하지만, 생생한 에너지와 집중력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아무나 한다고 해서 그걸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배우가 중요하다. 긴 러닝타임 동안 관객의 시선을 잡아둘 수 있는 배우여야 한다. 처음부터 강하늘 배우가 아니면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걸 부담스러워하면 아쉬워도 함께 할 수 없었을 테지만, 강하늘 배우가 이런 방식을 좋아하고 열정적으로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스트리밍〉
강하늘 배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강하늘

원래 롱테이크 영화를 좋아한다. 첫 미팅 때 실시간 스트리밍 느낌을 살리기 위해 롱테이크로 가야한다고 할 때 약간 신나고 흥분됐다. 재밌을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NG였다. (웃음) 대부분 10분이 넘는 롱테이크 신인데 9분 정도에서 NG를 내면 어쩔 수 없이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한다. 그게 가장 긴장되고 힘들었다.

 

조장호

연출하는 입장에서도 전편을 롱테이크로 갈 수는 없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유튜브를 보다 보면 중간중간 실제 도중 광고 영상들이 재밌었다. 영화 속 중간 광고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먼저 영화의 복선이다. 청소기 광고는 중요한 복선이고 고심해서 짰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영화 자체가 실시간 롱테이크로 진행되다 보니 시간과 컷의 점프가 필요한데 그럴 때 자연스러운 방법이 바로 광고다. 영화 <히트맨> 광고는 꼭 의미 있는 광고라기보다는 별 의미 없이 재미없이 지나가는 광고도 있을 테고, 또 제작자가 <히트맨> 제작자여서 (웃음) 애니메이션으로 재밌게 넣었다.

 

조장호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조장호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강하늘

롱테이크 촬영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영화를 촬영하고 난 다음 후유증은 없었다. 일단 그전에 ‘진짜 나밖에 안 나오는구나’ 할 정도로 대사가 엄청나게 많아서 힘들긴 했다. 그리고 내 앞의 촬영감독, 조명팀과 스태프 등 함께 화면을 만드는 연기자라고 생각하니까 어쩌면 다른 그 어떤 현장보다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이 많았다고도 할 수 있다. 혼자가 아니다, 라고 마음을 바꿨다고 해야 하나. 그러다 보니 이 영화에는 웃음 포인트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나를 제외하고도 현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생기는 재미 요소들이 꽤 있었다. 그걸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스트리밍〉 하서윤 배우
〈스트리밍〉 하서윤 배우

 

조장호

정말정말 고생하신 강하늘 배우 외에도 다른 배우들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다. 뭔가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 이진성 캐릭터가 굉장히 중요하다. 많은 배우들을 검토했는데도 마땅한 배우를 찾지 못하다가 그가 출연한 드라마 연기 3분 정도를 보고는 바로 캐스팅했다. 칼갈이 정확하고 압도적인 연기였다. 이른바 상업영화 경험은 없지만 강하늘과 붙는 장면에서도 대담하게 잘했다. 마틸다 역은 캐릭터도 그렇지만 배우가 보여주는 의지가 중요했다. 자기가 유명해지기 위해서 어떤 짓이든 할 수 있는 캐릭터여서 오디션에서 주어진 연기 그 자체보다 그런 모습을 중점적으로 봤다. 역시 오디션 현장에서 가장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배우가 바로 하서윤이었다. 아무튼, 평소 유튜브 개인 방송들을 보면서 무분별한 생각이 정제되지 않고 퍼져나가는 게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리밍>을 통해 이런 개인 방송들을 좋은 방향으로 필터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정말 영광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