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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접이 다 뒤집어 놓으셨다. ‘월드 오브 스우파’ 메가 크루 미션 감상기

주성철편집장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 범접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 범접

한 주를 더 어떻게 기다려야 하나. 범접의 우승(?)을 본방 사수하기 위해, 지난 6월 24일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방영되는 밤 10시만을 기다린 이들의 한숨이 이어졌다. 이미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더 춤’을 통해 공개된 Mnet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월드 오브 스우파’) 메가 크루 미션 영상에 대한 반응이 실로 뜨거웠기 때문이다. 바로 그 메가 크루 미션의 우승자가 누구일지, 이날 방송을 통해 공개되리라 예상했건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SNS에서는 ‘본방 사수 중인데, 언제쯤 결과가 나올까요’, ‘다들 두꺼운 옷을 입고 있는데 언제 찍은 건가요?’, ‘크루들 쉬어가는 영상만 나올 줄 알았으면 안 보는 건데 아쉽네요’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그렇게 자정에 이르기까지 본방 사수한 결과,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범접​
범접​

월드 오브 스우파는 Mnet의 메가 히트작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세 번째 시즌으로 한국을 포함해 뉴질랜드, 미국, 일본, 호주까지 총 5개국 국가대항전으로 진행 중이다. ‘팀 코리아’ 범접(BUMSUP)부터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댄스 크루 로얄 패밀리(ROYAL FAMILY), 호주 대표 크루인 에이지 스쿼드(AG SQUAD), 미국을 대표하는 모티브(MOTIV), 일본의 오사카 오죠 갱(OSAKA Ojo Gang)과 알에이치도쿄(RHTokyo)까지 참여했는데, 현재 로얄 패밀리는 탈락한 상태다. 

메가 크루 미션을 앞두고 경연장을 떠난 5회의 크루들​
메가 크루 미션을 앞두고 경연장을 떠난 5회의 크루들​

로얄 패밀리의 탈락 이후 한 주 쉬어가는 느낌으로, 5회는 치열한 미션을 끝낸 글로벌 다섯 크루의 특별한 시간을 담았다. 남산 투어, 서촌 통인시장 방문과 찜질방 등 K문화 체험 시간이 이어진 것. 다행히(?) 각 팀들이 모두 모여 풀 파티를 즐기던 방송 막바지에 이르러, 새로운 메가 크루 미션 룰이 공개됐다. 성별 무관하게 최소 30명 이상으로 인원을 구성해야 하고, 부감 촬영이라 할 수 있는 ‘하이 앵글 챌린지 구간’이 포함됐다. 이는 20초 분량의 탑 캠 심사 구간으로, 탑 캠에서 잘 보여지는 안무로 창작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끝으로 일종의 국가 대항전인 만큼 자신의 국가가 가진 에너지, 스토리, 아이덴티티를 담아야 한다는 룰이 더해졌다. 그렇게 여유롭게 풀 파티를 즐기던 크루들은 곧장 메가 크루 미션 회의에 돌입했다. 뭔가 이전과는 다른 메가 크루 미션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를 갖게 했다. 

〈몽경(夢境)-꿈의 경계에서〉
〈몽경(夢境)-꿈의 경계에서〉

사실상 유튜브 채널 ‘더 춤’(The CHOOM, @TheChoomofficial)을 통해 각 팀의 안무를 감상하고, 메가 크루 미션 글로벌 대중 평가에 참여한 이들이라면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만큼 ‘팀 코리아’ 범접의 공연은 압도적이다. 왠지 ‘작품’이라 불러야 할 것 같은 <몽경-꿈의 경계에서>는 공개 3일 만에 천만 조회수를 돌파했고, 24일에는 무려 1천3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지난 2023년 방영됐던 ‘스우파’ 시즌2의 메가 크루 미션 중 레전드 공연으로 평가받는 원밀리언의 메가 크루 미션이 가지고 있던 1천2백만 조회수를 채 1주일도 되기 전에 넘어선 것. 덕분에 월드 오브 스우파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가 발표한 TV-OTT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순위에서 4주 연속 1위에 오른 데 이어, 6월 3주차 기준 TV-OTT 통합 화제성 순위에서 또다시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화제성을 보여주고 있다. 범접을 포함해 다섯 팀의 메가크루 미션 영상을 합치면 24일 기준 3천300만 조회수를 돌파한 상태다. 여러 국내외 전문가들이 유튜브를 통해 각자의 감상을 쏟아내고 있고, 모 극장에서 가졌던 범접 크루들의 리액션 영상도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메가 크루 미션 영상, 유튜브 공개 이후 쏟아진 반응들​
메가 크루 미션 영상, 유튜브 공개 이후 쏟아진 반응들​

<몽경(夢境)-꿈의 경계에서>(이하 <몽경>)의 작품 콘셉트는, 공연 전 해설 자막에 따르면 “한 소녀의 꿈속 여정을 중심으로 한국의 정서와 집단적 무의식을 퍼포먼스로 풀어냈으며 버드나무, 바람, 넝쿨 등 자연적 이미지를 춤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뭔가 아리송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 마치 그 ‘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처럼 리듬을 타는 허니제이의 목 아이솔레이션에서 ‘게임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배우 노윤서가 꿈속 여정을 떠나는 소녀로 등장하는데, 그 또한 범접의 해설에 따르면 “저승사자들이 삶과 죽음의 문지기로 등장해 소녀는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만, 그 꿈은 끝없이 변주되며 다시 그녀를 끌어들인다. 결국 이 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는 바로 우리 자신일지도 모른다”라는 것이다. 이런 서사와 촬영 테크닉의 관점에서 보자면, 사실상의 원테이크 촬영이 ‘넝쿨’처럼 이어진다.  

도입부의 허니제이(위)와 특별 출연한 베베의 바다(아래)
도입부의 허니제이(위)와 특별 출연한 베베의 바다(아래)

일단 미쳤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굳이 영화와 비교하자면, 얼마 전 봤던 <씨너스: 죄인들>의 메가크루 미션을 능가한다.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노윤서 배우의 존재감은 물론이고, 지난 2023년 스우파 시즌2의 최종 우승 크루인 베베(BEBE)의 리더 바다가 푸른 부채를 들고 저승사자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장군으로 등장해 시선을 강탈한다. 특히 ‘AI가 작업한 것 아니냐’는 평을 듣고 있는 하이 앵글 구간의 연출 의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갓의 안팎 검정과 흰색은 한국 고유의 음양 사상과 이중적 정체성을 상징한다. 반복적으로 뒤집히는 갓의 움직임은 ‘흐름’을 의미하며 빛과 어둠, 삶과 죽음,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동적인 움직임을 담았다. 탈출을 갈망하지만 익숙한 혼돈 속을 맴도는 존재, 똬리처럼 얽힌 꿈에 갇힌 소녀의 모습은 곧 우리 자신의 자화상이다.  

〈몽경〉에 대해 쏟아지는 해석들(왼)과 극장 상영 당시 범접 크루들의 리액션 영상​
〈몽경〉에 대해 쏟아지는 해석들(왼)과 극장 상영 당시 범접 크루들의 리액션 영상​

방송 초반에는 범접이 탈락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내로라하는 팀들의 리더만 모였기에 스타일도 다르고, 상대 크루들에 비해 구성원의 평균 연령도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반 1회와 2회에는 그들의 명성에 비춰 ‘굴욕’이라 불러도 좋을 장면들이 꽤 연출됐지만, 결국 그들은 해냈다. 경쟁하던 리더들이 여성 저승사자들로 한데 어우러져 최고의 메가 크루 미션을 만들어낸 것. 무엇보다 앞선 회에서 리에하타가 허니제이를 꼽줄 때 분노한 팬들이 많았는데, 그 자신도 외국어에 능숙하지 않고 덜 유명해서 소외되는 것 같다며 살짝 의기소침해 있기도 했지만, 역시 총괄 디렉터 허니제이는 언제나 판을 뒤집어 놓는 인물임을 증명했다.

메가 크루 미션 영상에 댈린 댓글들​
메가 크루 미션 영상에 댈린 댓글들​

엄청난 조회수와 더불어 댓글도 화제다. ‘국뽕’ 차오르는 무대여서였을까. 여러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댓글을 남기는 것이 일종의 유행이 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공식적으로 범접의 진흥을 선언합니다. 범접과 함께라면 저승이라도 천당”,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급 퍼포먼스 올라왔다고 해서 찾아왔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보는 출장 마치시는 대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즉시 복귀하시기 바랍니다”, 국악방송 라디오는 “우리 음악이 어우러진 멋진 무대에 감탄하며 보고 또 보고 무한 반복”, 국립무형유산원은 “전통과 현대의 멋진 어울림, 감탄이 절로. 무형유산의 참신하고 힙한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댓글이 화제가 됐다.  

메가 크루 미션 영상에 달린 댓글들​
메가 크루 미션 영상에 달린 댓글들​

그 외의 각종 기관들도 이 유쾌한 댓글 릴레이에 동참했다. 강원소방본부는 “불보다 뜨거운 무대, 이 정도면 소방차 출동각입니다”, ENA는 “범접, 매일 새로운 포포몬쓰. 나솔 댄서 특집 준비할까요?”, 하림TV는 “범접 무대 보고 신산 저희 닭들 진정시키느라 늦었습니다. 가슴이 웅장해지네요!”, 동대문구는 “범접 영상 보다가 동대문구청 정류장 지나치고 ‘동동’거리다 지각해서 늦었습니다”라고 남겼으며, 급기야 유튜브코리아 채널도 “인급동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식 듣고 달려왔습니다! 호랑이 기운이 범접”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제 진짜 메가 크루 미션의 우승자는 7월 1일 화요일 밤 10시에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