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하반기에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그러나 사실 부산국제영화제 말고도, 늦여름과 가을, 겨울에는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영화제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영화를 배경 삼아 느긋하게 자연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영화제부터 평소 영화관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장르만을 속속들이 파헤치는 마니아적 영화제까지. 하반기에 찾아갈 수 있는 국내 영화제들을 일정 순으로 소개한다.
운동장에서 즐기는 여름밤의 낭만
25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일정 8월 4일~8월 6일
장소 강릉시 정동초등학교 운동장
상영하는 영화만큼이나 자유로운 관객들과 함께하는 영화제, 정동진독립영화제. 매년 8월의 첫 번째 주말이면 강릉의 정동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정동진독립영화제는 대안·독립·낭만의 영화제로, 올해는 단편 20편, 장편 2편 총 22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모든 영화 관람은 무료다.
정동진독립영화제에는 전 세계 유일의 ‘현금박치기 관객상’이 존재한다. 관객은 당일 상영작품 중, 인상 깊은 영화에 동전을 넣으면 된다. 또, 무려 모기장 안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로얄석’도 있으니, 벌레 걱정은 말고 한껏 여름밤의 정취와 독립영화를 즐겨 보자.
영화와 음악을 함께!
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일정 8월 10일~8월 15일
장소 청풍호, 제천CGV, 제천시민회관, 제천문화회관 등 제천시 일대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다. 제전국제음악영화제는 그간 <원스>, <서칭 포 슈가맨> 등 유수의 음악영화를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영화와 음악이 접목된 공연 등을 선보여왔다.
올 8월 개최되는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는 다채로운 영화 프로그램과 음악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더불어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매년 수여하는 '제천영화음악상'에는 故 사카모토 류이치가 선정되었다. 영화제 기간 중인 8월 12일에는 제천 실내체육관에서는 ‘故) 사카모토 류이치 Tribute 콘서트 Ryuichi Sakamoto Tribute Concert’가 열릴 예정이다.
또한 영화제의 대표 공연 프로그램 ‘원 썸머 나잇’의 라인업이 공개되어 벌써부터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원 썸머 나잇에서는 10CM, 소란, 스텔라장, 치즈 등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
여성영화를 통한 성찰과 즐거움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
일정 8월 24일~8월 30일
장소 미정(마포구 일대)
여성 영화인을 발굴하고 여성의 시각을 담은 영화를 소개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1997년 시작되어 어느덧 25회를 맞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올 8월 말 관객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매년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을 기리는 ‘박남옥상’을 한 명의 여성 감독에게 시상한다. 작년에는 영화 <오마주>의 신수원 감독이 박남옥상을 수상했다.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경쟁부문의 본선 진출작을 선정한 상태다. 이번 영화제에는 전 세계 71개국에서 총 1,251편의 영화가 출품되어 역대 최다 출품작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개최될 구체적인 장소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마포구 일대가 될 예정이다.
아시아 최고의 다큐 영화제
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MZ Docs)
일정 9월 14일~9월 21일
장소 미정(고양, 파주 등지)
우리나라의 DMZ는 세계 유일의 분단 현장이자, 온갖 생명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기적의 땅이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평화, 생명, 소통의 가치를 지닌 다큐멘터리로 세상을 연결하고자 출발했다. 영화제는 지난 14회 동안 전 세계의 우수한 다큐멘터리를 국내에 소개하고, 유능한 국내의 다큐멘터리 창작자들을 발굴해왔다.
작년에는 일본 다큐멘터리의 전설적인 거장 오가와 신스케 감독의 특별전이 열리는 등,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국내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다큐멘터리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산악인과 영화인, 관객이 함께 만드는 영화제
8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
일정 10월 20일~10월 29일
장소 영남알프스, 울산광역시 일대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올해부터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국내 유일의 산악영화제인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산악영화를 비롯한 자연, 환경 등을 소재로 한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다.
올 2월,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신임 집행위원장으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위촉되었다. 당시 영화인이 아닌 엄 대장이 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되어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지난 1일 ‘움프(UMFF)의 여름극장’이라는 토크 프로그램에서 영화 <히말라야>를 관객들과 함께 감상하고 대화를 나누는 등 엄 위원장은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는 모양새다.
영화제는 비경쟁부문과 경쟁부문으로 나뉘어 세계 각국의 영화를 상영한다. 더불어 영화제는 매년 한 명의 산악인에게 ‘세계산악문화상’을 수여하고, 수상자의 강연 프로그램도 준비한다.
산과 자연, 환경을 테마로 한 영화제이니만큼,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친환경 축제를 표방한다. 업사이클링으로 탄생한 기념품들, 건설 장비를 재활용한 공간 등 영화제 곳곳에서 친환경 축제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친환경 클래스 등도 열리니,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확인해 보자.
독립영화 발굴의 장!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SIFF)
일정 11월 30일~12월 8일
장소 CGV압구정 등
1975년부터 국내 유수의 독립영화와 수많은 배우를 배출해낸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 서독제는 한 해의 독립영화를 결산하는 국내 경쟁 독립영화제다.
서독제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들은 입소문을 타고 성공적으로 영화관에서 개봉하기도 한다. 서독제는 <남매의 여름밤>, <찬실이는 복도 많지>, <벌새> 등의 독립영화를 처음 소개한 자리다. 더불어, 지금은 누구나 알만한 스타가 된 변요한, 전여빈, 이주승 등의 배우는 서독제가 수여한 ‘독립스타상’의 대표적인 얼굴이다.
서독제는 독립영화의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격려하기 위해 독립영화 제작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다큐멘터리 <워낭소리>(2008)가 그 대표적인 예다.
제49회 서독제는 현재 작품 공모를 받고 있다. 단편은 7월 24일부터 8월 14일, 장편은 7월 24일부터 8월 31일까지 공모 가능하다.
씨네플레이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