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기사 카테고리

Movie & Entertainment Magazine from KOREA
>영화

누군가에게는 올해의 영화! 블록버스터급 UHD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4K UHD 블루레이 리뷰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UHD 의도된 필름 그레인마저도 불만 없는 화질 각종 사운드의 향연이 감상자를 영화의 공간 내부로 끌어들이는 애트모스 사운드

씨네플레이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미션 임파서블>(1996)가 첫 선을 보였을 때, 이것이 20년을 넘게 이어가는 프랜차이즈의 단초가 되리라 직감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교한 팀워크의 첩보물이었던 드라마(국내에선 <제 5전선>(1966~1973)으로 수입되어 방영)에 파괴적인 각색을 가해 원작 팬들의 항의를 감수해야 했지만, 이윽고 ‘톰 크루즈의, 톰 크루즈에 의한, 톰 크루즈를 위한’ 액션활극으로 한 번 면모를 일신한 이 시리즈는 현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정체성, 그 일부가 되었습니다. 임무가 주어지고, 동료들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종국에는 원탑인 톰 크루즈의 활약으로 사건을 해결한다는 단순한 플롯은 변주를 거듭하며 이제 일곱 번째 작품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2023)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본편 디스크와 30분 분량의 서플먼트를 담은 보너스 Blu-ray 디스크 두 장
본편 디스크와 30분 분량의 서플먼트를 담은 보너스 Blu-ray 디스크 두 장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2011)까지가 독립된 완결성을 지닌 에피소드의 성격이 강하다면, (<유주얼 서스펙트>(1995)와 <작전명 발키리>(2008)의 각본가이자 <잭 리처>(2012)의 감독인)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메가폰을 쥔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2015)부터는 이전 시리즈의 스토리와 인간관계, 설정을 직접적으로 이어받고 유기적으로 연결한, 일종의 유니버스를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주연이면서 제작자이기도 한 톰 크루즈가 맥쿼리를 사실상의 전속 감독으로 선임하면서부터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프로덕션 규모의 한계를 밀어붙이듯 영화의 스케일이 거대해짐과 동시에, (어느덧 환갑을 넘긴 나이에 반비례하듯) 톰 크루즈의 액션 스턴트는 날이 갈수록 그 위험의 강도를 더해간다는 점입니다. 드디어 출시된 영화의 4K UHD Blu-ray가 이러한 톰 크루즈의, 그야말로 몸을 갈아 넣어 만든 아찔한 액션 스턴트를 얼마나 괜찮은 퀄리티로 담았을지 알아보겠습니다.

(본 타이틀은 4K UHD Blu-ray 본편 디스크와 30분 분량의 서플먼트를 담은 보너스 Blu-ray 디스크 두 장으로 구성. 일반 2K Blu-ray까지 포함된 3disc 판본은 스틸북을 구해야 합니다.)

 캡처 이미지
캡처 이미지

화질

이 영화는 소니 시네알파 베니스 카메라(6K 촬영, <탑 건: 매버릭>(2022), <더 배트맨>(2022), <아바타: 물의 길>(2023) 등에 사용된 기종으로 최대 8K 해상도까지 구현 가능)와 근래 촬영계의 주종이 된 아리 알렉사 LF mini(4.5K 촬영) 메인 촬영 기종으로 삼고, 그로부터 얻은 4K, 4.5K, 6K 디지털 촬영 소스를 아우르며 4K DI로 마무리했습니다.(Panavision C, D, E 및 H 시리즈와 Zeiss Compact Prime 아나모픽 렌즈 사용) <로그 네이션>이 도입부 항공기 시퀀스에만 아리 알렉사 65(<기생충>(2019) 촬영에도 쓰인 알렉사 최고사양 기종)의 6.5K,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2018)이 IMAX 분량에만 디지털 IMAX 인증을 받은 파나비전 밀레니엄 DXL 카메라의 8K 촬영을 도입하고, 대부분의 분량은 표준 35mm 필름으로 찍었던 걸 상기하자면, <데드 레코닝 PART ONE>은 시리즈 처음으로 전체를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풀 디지털(full-digital) 작품인 셈.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캡처 이미지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캡처 이미지

그런데 공교롭게도 첨단 인공지능과 인간 첩보원,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대결이라는 극의 대립 구도는 4K UHD Blu-ray의 영상 퀄리티와도 뜻하지 않은 상관이 있습니다. 필름 시절부터 이어져온 시리즈의 전통에 대한 존중인지, 아니면 <잭 리처> 때부터 그랬던 것처럼 유독 필름 스톡 특유의 거친 그레인감을 살리는 걸 일관되게 선호하는 맥쿼리 감독의 성향 때문인지 디지털 촬영작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영상에는 필름의 그것을 떠올리게 하는 자글자글한 그레인이 나타나있습니다. 디지털 촬영이 대세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필름의 감성을 고수하는 창작자들이 때로는 디지털 소스를 필름에 현상해 그 필름을 다시 디지털 스캐닝하거나(<인셉션>(2010)은 팬텀 초고속 카메라 촬영분 한정, <듄>(2021)은 4.5K 촬영소스를 35mm에 현상), 구형 아나모픽 렌즈의 복각본(<아가씨>(2016), <더 배트맨>(2022))을 결합해 쓰는 기행(?)으로 과거의 엔틱한 질감을 살려내곤 하는데, <데드 레코닝 PART ONE>의 경우는 후반 작업에서 영화 전체에 디지털 그레인 필터링 처리를 따로 가미해 넣은 경우입니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캡처 이미지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캡처 이미지

다시 말해 <데드 레코닝 PART ONE> UHD의 영상은 ‘필름의 아날로그 감성을 모사한 디지털 촬영’이라는 다소 기묘한 모양새를 취하게 된 것. 때문에 전작 <폴아웃> IMAX 시퀀스의 얕은 심도에 눈이 튀어나오리만치 깨끗하고 지형지물의 모든 디테일이 올올이 살아나는 그런 영상을 기대했던 입장에서는 순간적으로 이전과 같은 필름 혼용을 의심하게 할 만합니다. 이런 가짜 디지털 그레인의 인위적인 삽입은 감성적인 측면에서는 충분히 참작이 되지만, 그래도 현대 첨단의 영상 기기를 총동원한 작품에 기대되기 마련인 뛰어난 해상력을 바라는 유저로서는 어딘가 더께 낀 듯 탁한 질감이 그리 탐탁지는 않을 듯. 영상의 전반적인 밝기도 필름라이크한 질감과의 조화를 중시해서인지 꽤 차분하게 가라앉은 톤인지라 쨍하고 탁 트이는 시원함과는 거리가 먼데, 제작진이 유령이 출몰할 분위기의 흐릿함을 의도한 (그래서 광량이 모자란 로케이션 환경에서 도리어 조명이 많이 필요한 아나모픽 렌즈를 사용해 고의적으로 선예도를 흐린) 베니스 촬영분에서 그 답답함이 가중됩니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캡처 이미지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캡처 이미지

약점부터 붙잡고 길게 늘어놓은 꼴이 되었는데 이는 감상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상 컨셉의 태생적인 한계를 감안해야 함과 아울러, 전술한 사항 말고는 화질에 불만을 제기할 면면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의 의도를 충실하게 반영한 영상을 충실히 구현한다는 원론적인 지점을 떠나 객관적인 평가 차원에서 보아도 <데드 레코닝 PART ONE> UHD는 충분히 만점을 줄만한 레퍼런스급의 화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촬영 단계에선 4K 이상의 해상도로 찍고도 CG 작업의 용이함을 위해 2K DI로 원 촬영 소스의 해상력을 깎아내리는 일이 대다수인 걸 생각하면, 최종 DI까지 4K로 처리한 네이티브 4K의 위용은 어디 가질 않는 것. 168분의 제법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비트레이트는 56.35mbps(돌비비전 레이어 포함)로, 가변 폭도 재생 도중 때때로 최대 90mbps 대로까지 치솟기도 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앞서 언급했듯 의도적인 흐릿함과 어두움 때문에 재생 난이도가 높은 베니스 시퀀스에서도 안정적인 암부계조와 액션의 전달을 뒷받침하는 충실한 동적 해상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캡처 이미지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캡처 이미지

밝은 배경의 장면들에서 생생하게 살아나는 세부 디테일은 (물론 덧씌운 그레인에 의해 체감상 조금 퇴색하긴 하지만) 비록 IMAX 촬영은 아니라도 그에 준하는 수준의 선명함을 증명합니다. HDR 10 평균 휘도는 382니트, 피크 휘도는 997니트로 보통 피크가 500니트 채 되지 않는 일반 소비자용 디스플레이의 성능에 맞추는 추세로 HDR 그레이딩을 하는 요즘 UHD의 전반적인 추세를 고려하면 꽤 높은 축에 속하지만, 디스플레이 자체의 톤매핑 기능이 받쳐주면 무난하게 감상할 수 있고, 특히 LG와 삼성의 상위기종 OLED(6~800니트), 내지 QLED(1500~2000니트) TV에서 틀면 본유의 명암 대비감까지 남김없이 감상할 수 있습니다. 대개 프로젝터 성능과 대화면 투사의 부담에 의해 100니트 휘도 수준에 머물기 십상인 극장 환경보다, 비록 화면의 스케일감은 줄어들지언정 퀄리티 상으로는 홈시어터 환경에서야 비로소 극장에서 채 다 발휘되지 않았던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정용 고화질 물리매체의 존재 의의를 웅변하는 훌륭한 UHD 타이틀이라 하겠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음질

돌비 애트모스는 청취자에게 화면 속 특정 공간에서 직접 소리를 듣는 몰입감을 준다고 하여 '공간음향(spatial sound)' 또는 '이머시브 사운드(immersive sound)'라고 부르곤 합니다. 이 차세대 사운드포맷은 각 방향마다 사운드 유닛을 1대 1로 대응시켜야 다양하고 복잡한 사운드가 가능한 기존 5.1 내지 7.1 채널 사운드의 방식을 벗어나 가상의 사운드 공간을 상정하고 실제 채널과는 상관없이 그 안에서 입체음향을 활용할 수 있게 고안되었다고 (이론상으로는) 합니다만, 실질적으로는 천정에 사운드를 반사시키는 용도인 업파이어링 스피커가 있는 사운드바이거나, 천정에도 별도의 사운드 유닛을 배정해야만 사방에서 각자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정위감과 감상자의 머리 위에서도 쏟아지는 오버헤드 사운드의 음압감을 남김없이 구현될 수 있다는, 때문에 사운드 설비에 투자를 많이 한 환경에서만 진가를 남김없이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선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화질의 뛰어남은 쉽게 와닿더라도, 음향은 2채널 스테리오가 대다수이다 보니 물리적인 채널수가 적어 공간감과 입체감이 와닿지 않고 고음역, 저음역이 다 잘려나가기 일쑤인 일반적인 가정 환경에서의 시청으로는 애트모스 사운드의 장점을 설명하기가 영 마뜩지 않다는 것이 문제. 그러나 최소한 오버헤드 사운드를 위한 업파이어링 스피커를 지원하는 사운드바라도 있거나, 홈시어터 애트모스 구현의 기본인 5.1.2 내지 7.1.2 채널 세팅이 갖춰져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초반 잠수함 시퀀스에서 각종 기기의 잔향이 울리는 잠수함 실내에서의 사운드 포위감, 그리고 폭발시 일어나는 중저음의 박력은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 이 말고도 <데드 레코닝 PART ONE>에는 사막에서 불어닥치는 모래바람, 인파가 넘치는 공항 등에서 실감할 수 있는, 사방에서 들려오며 감상자의 주변을 에워싸는 각종 사운드의 향연이 감상자를 영화의 공간 내부로 끌어들인다는 애트모스 사운드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냅니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캡처 이미지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캡처 이미지

음향요소들이 풍부하다 못해 넘쳐나는 영화이다 보니 공간과 설비만 뒷받침된다면 돌비 애트모스 시연용 타이틀로서 더없이 최적화된 타이틀이 바로 <데드 레코닝 PART ONE> UHD입니다. 멀티채널 유닛을 설치하기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돌비 애트모스 기능을 지원하는 사운드바라도 마련한다면 음의 박력과 깊이를 다 살리진 못하더라도 “아, 이래서 돌비 애트모스!”하고 감탄할 특급의 음향 레퍼런스입니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열차 위 격투 촬영현장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열차 위 격투 촬영현장

서플먼트

서플먼트의 구성은 꽤나 단촐합니다. ‘아부다비’(1080p, 3:55), ‘로마’(1080p, 4:12), ‘베니스’(1080p, 4:12)처럼 주요 촬영 로케이션에서 현장 돌아가는 상황을 담거나, ‘자유낙하’ (1080p, 9:05)와 ‘스피드 플라잉’(1080p, 4:17), ‘기차’(1080p, 5:32)처럼 영화의 액션을 빚어내기 위해 필요했던 일련의 기술적 시도를 담은 영상을 다 합쳐봐야 30분을 겨우 넘기는 분량이기 때문. 이는 제작 시기가 코로나 유행기와 겹쳐있고, 극장 경기가 죽은 탓에 물리매체 발매 간격이 줄어든 요즘 타이틀의 구성 방식과 별반 다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시간상 분량이 적은 대신 그 한계 안에서 내용의 내실은 충실하게 채워 넣었기에 구색만 갖춘 수준은 아니어서, 유튜브 사전 공개 영상들보다도 현장의 면면을 보다 세밀하게 들여다 보여준다는 장점은 충분합니다.

그리고 내용상 부가영상의 진가는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본인과 영화의 편집기사 에디 해밀튼 둘이 진행하는, 본편 디스크에 수록된 음성해설에 있습니다. 이쪽이야말로 보너스 디스크보다 영화제작 상황의 실제와 현장에서 있었던 비화 등 흥미로운 정보를 담고 있고, 더군다나 한글 자막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부담 갖지 않고 한 번 들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촬영현장의 톰 크루즈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촬영현장의 톰 크루즈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맺으며

CG 범벅의 공허한 불꽃놀이 레이저쇼가 되어가는 여타 현대 블록버스터 영화의 경향 속에서, 온몸을 내던지다시피 스턴트를 몸소 소화하는 톰 크루즈의 모습은 팬을 위하는 스타의 진정성으로까지 다가오며 때때로 묘한 감동마저 일으킵니다. (<고스트 프로토콜> 때 브래드 버드 감독은 톰 크루즈를 두고 “그는 스턴트맨을 했어도 크게 성공했을 것”이라 한 적 있을 정도. <폴아웃>에서 건물 지붕 위를 달리는 장면을 보면 건너편으로 몸을 날려 건널 때 발을 절룩이는 걸 볼 수 있는데, 실제로 이때 발목 부상을 입기도 했다고.)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선보이는 그의 스턴트는 종종 무성영화 시절의 <마침내 안전!>(안전불감증, 1923)에서 시계탑에 매달리던 해롤드 로이드나 매 영화마다 목숨을 걸다시피 했던 버스터 키튼, 또는 애니메이션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1979)의 카 체이싱을 떠올리게 하는 놀라운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현 세대 최고 수준의 화질과 음질로 오감을 자극하는 이 UHD로 다시 한번 <데드 레코닝 PART ONE>를 감상해보는 건, 이야기의 결착을 지을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2>(2025)을 기다리는 동안의 즐거운 시청각적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