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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이 어때서?! 알고보니 예명이었던 할리우드 스타들

성찬얼기자

누군가의 기억에 콕 박히는 것. 첫인상은 정말 중요하다. 그렇게 중요한 첫 인상은 외모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그 인상이 오래 기억되기 위해선 입과 뇌에 착착 붙는 이름도 중요하다. 그래서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많은 아티스트들은 예명을 사용하곤 하는데, 할리우드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 중엔 의외로 본명이 아닌 예명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오늘은 할리우드에서 예명으로 활동 중인 배우들을 소개한다.


왜 하필 예명인가

​스타들을 소개하기 전, 왜 이렇게 많은 배우들이 예명을 사용하는지 할리우드의 특수한 상황부터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할리우드의 영화인들은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무척 중요시한다. 할리우드 배우들도 프로듀서나 기타 투자자들의 횡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그리고 동료 배우들과 힘을 모으기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게 수순이다. 지금은 스타라고 해도 데뷔작부터 스타가 아니니 무명 시절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노조 가입은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배우노조(SAG)에선 완전히 똑같은 이름으로 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금하고 있어 후세의 배우들은 노조 가입을 위해 이름을 변경하는 경우가 많다. 


엠마 스톤

엠마 스톤
엠마 스톤

현재 <가여운 것들>의 호연으로 여우주연상 수상까지 점쳐지는 엠마 스톤. 그의 본명은 에밀리 진 스톤(Emily Jean Stone)이다. 16살 무렵 배우 활동을 시작하면서 노동 조합에 가입하려고 한 그는 '에밀리 스톤'이란 이름으론 노조에 가입할 수 없었다. 에밀리 진 스톤, 에밀리 J. 스톤으로 등록하는 것도 고민했지만 그는 과감하게 새로운 이름을 사용하기로 한다. 바로 '라일리 스톤'. 문제는 라일리란 이름이 본명과 워낙 동떨어진 탓에 현장에서 누군가 '라일리'하고 불러도 자신을 부르는지 모를 때가 있었다고. 그래서 엠마 스톤은 평소 지인들이 사용하는 애칭 '엠마'를 예명으로 쓰기로 결정하고 엠마 스톤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참고로 이 엠마라는 애칭은 스톤이 어릴 적부터 광팬이었던 '스파이스 걸스' 멤버 '베이비 스파이스'의 본명 엠마 번튼에서 따온 것이라고.

엠마 스톤이 광팬이었다는 베이비 스파이스(엠마 번튼). (사진 출처=스파이스걸스 공식 SNS 계정)
엠마 스톤이 광팬이었다는 베이비 스파이스(엠마 번튼). (사진 출처=스파이스걸스 공식 SNS 계정)

니콜라스 케이지

니콜라스 케이지는 루크 케이지(아래)에서 예명을 따왔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루크 케이지(아래)에서 예명을 따왔다
루크 케이지
루크 케이지

한때 한국에서 '케서방'이란 별명까지 있었던 니콜라스 케이지는 사실 본명이 아니다. 그의 이름은 니콜라스 킴 코폴라(Nicolas Kim Coppola). 그 유명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과 친척 관계인데, 니콜라스 케이지는 연기 생활을 시작할 당시 그 이름의 덕을 보지 않겠노라 마음 먹었다. 그래서 이름은 그대로 쓰되 성을 예명으로 바꿨다. 그가 선택한 케이지는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 '루크 케이지'에서 따왔다. 그는 슈퍼맨의 이름에서 따와 아들 이름을 '칼엘'로 짓는, 진성 코믹스 덕후로 유명하다.


제이미 폭스

제이미 폭스는 존경하는 코미디언 레드 폭스(아래)를 향한 존경심을 예명에 담았다.
제이미 폭스는 존경하는 코미디언 레드 폭스(아래)를 향한 존경심을 예명에 담았다.
레드 폭스
레드 폭스

연기와 음악, 작가까지. 다방면에서 재능을 보이는 제이미 폭스는 다소 전략적인 이유로 해당 예명을 선택했다. 스탠드업코미디언으로 활동할 당시 그는 훌륭한 무대를 선보였지만, 주변 동료에게 견제를 받아 무대에 설 기회를 얻지 못하곤 했다. 그는 고심하던 중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여성 스탠드업코미디언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는 걸 알아차리고, 본명 에릭 말론 비숍(Eric Marlon Bishop)보다 중성적인 이름의 예명을 지어 슬그머니 출연 희망 목록에 등록했다. 중성적인 이름 제이미에 자신이 존경하는 흑인 코미디언 '레드 폭스'(Redd Foxx)에서 성을 따온 것. 그의 전략은 실제로 유효해서 바로 다음 무대에 설 수 있었고, 그것이 제이미 폭스라는 엔터테이너의 첫 발판이 됐다.


브리 라슨

브리 라슨은 최애인형의 이름을 사용했다.
브리 라슨은 최애인형의 이름을 사용했다.
키어스틴 라슨
키어스틴 라슨

매력적인 조연에서 아카데미 주연상까지, 브리 라슨은 특유의 당당한 태도로 언제나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그가 쌓은 탄탄대로는 분명 할리우드 스타 사이에서도 단연 독보적이다. 브리 라슨도 예명치고 조금 독특한 편인데, 그의 본명은 더 독특하다. 브리앤 시도니 디소니어스(Brianne Sidonie Desaulniers). 아버지가 프랑스계 캐나다인이라서 이름이나 성 모두 미국에서 쓰기 쉽지 않은 편. 그는 어린 시절부터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성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예명을 일찍 정했다. 그가 선택한 성 '라슨'은 인형 브랜드 '아메리칸 돌'의 '키어스틴 라슨'(Kirsten Larson)에서 따온 것이란다. 키어스틴 라슨이 그의 최애인형이었기 때문.


빈 디젤

액션스타다운 예명, 빈 디젤은 사실 아르바이트를 위해 태어난 것.
액션스타다운 예명, 빈 디젤은 사실 아르바이트를 위해 태어난 것.

전 세계 그 누구보다 '패밀리'를 많이 찾는 남자 도미닉 토레토의 본체 빈 디젤은 딱 보기에도 예명인 이름이다. 그의 본명은 마크 싱클레어(Mark Sinclair). 그의 평소 이미지와는 확실히 잘 안 맞는 이름이긴 하다. 빈 디젤이 예명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이유는 조금 특이한데, 자신이 좀 더 강해 보여야 했기 때문이다. 17살 때 그는 생계를 위해 클럽 경비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직업 특성상 본명 마크 싱클레어는 다소 어울리지 않았던 것. 그래서 그는 성 빈센트를 줄인 빈을 이름으로(본래 그는 마크 싱클레어 빈센트였으나 현재는 빈센트를 떼버리고 싱클레어를 성으로 쓴다), 친구들이 별명 삼아 부르던 '디젤'을 성으로 사용했다. 빈 디젤. 정말 액션스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예명이 아닐까 싶다. 


마이클 키튼 

마이클 키튼의 본명은 마이클 존 더글라스
마이클 키튼의 본명은 마이클 존 더글라스

 

마이클 커크 더글라스(오른쪽)
마이클 커크 더글라스(오른쪽)

마이클 키튼이란 이름이 참 찰떡 같은 마이클 키튼은 마이클 존 더글라스(Michael John Douglas)가 본명이다. 그렇다.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마이클 더글라스와 본명이 똑같다(이쪽은 미들네임이 '커크'Kirk다). 물론 마이클 키튼이 데뷔할 당시에도 마이클 더글라스가 유명 스타여서 이름을 바꾼 건 아니고, 설명했다시피 배우노조에 먼저 등록된 이름이라 예명을 쓸 수 밖에 없었다. 마이클 더글라스가 1966년 데뷔, 마이클 키튼이 1975년 데뷔였으니까. 그는 이름 대신 성을 변경하기로 결정한 후 이름들을 훑어보다가 '키튼'이 마음에 들어 마이클 키튼을 예명으로 쓰게 됐다. 마이클 키튼은 본명에 자부심이 있어서 평소엔 본명을 쓰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마이클 더글라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깜짝 놀라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밝혔다. 


번외 - 맥컬리 맥컬리 컬킨 컬킨

맥컬리 맥컬리 컬킨 컬킨
맥컬리 맥컬리 컬킨 컬킨

​반대로 예명이 본명에 영향을 준 사례 하나만 소개한다. <나 홀로 집에>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맥컬리 컬킨은 원래 맥컬리 카슨 컬킨(Macaulay Carson Culkin)이었다. 그러다 2018년, 그는 팬들에게 “미들네임을 바꾸려고 하는데 좋은 아이디어에 투표해달라”고 부탁했고, 팬들은 이때다 싶어 미들네임을 '맥컬리 컬킨'으로 바꾼다는 아이디어에 화력을 집중했다. 결국 투표 결과 그의 새로운 미들네임은 '맥컬리 컬킨'으로 선정됐고 컬킨은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맥컬리 맥컬리 컬킨 컬킨으로 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