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
감독 길 키넌
출연 폴 러드, 캐리 쿤, 핀 울프하드, 멕케나 그레이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엣지 없이 다소 심심한 가족영화
★★☆
전작인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가 스펭글러 가족이 고스트 버스터즈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줬다면 <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에서는 이들의 본격적인 활약이 펼쳐진다. 무대도 오클라호마의 시골 마을에서 고스트버스터즈의 고향인 뉴욕으로 넓어지면서 새로운 캐릭터들 또한 대거 등장했다. 고대 유령신 가라카는 뉴욕을 얼려버리고, 스팽글러 가족의 막내 피비(맥케나 그레이스)는 또래 유령을 만나 가까워진다. 고스트버스터즈 멤버들 만큼이나 인기 많은 마시멜로 유령, 먹깨비 등의 유령 캐스트도 여전히 등장하지만 씬 스틸러로 활약하는 빙의 유령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여기에 고스트버스터즈 원년 멤버들까지 가세하면서 영화는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모두 끌어다 모았다. 그러나 <고스트버스터즈> 리부트가 성별 반전을,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가 세대교체를 확실한 무기로 가져간 것과 달리 주무기가 없다보니 다소 심심한 가족영화가 되어 버렸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마이 묵었다 아이가~”
★★☆
32년 만의 세대교체를 완수했던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2021)의 속편. 전작과 마찬가지로 원년 멤버들을 소환해 중장년층 팬의 향수를 노리고, 젊은 피들을 수혈해 새로운 세대 흡수에 나섰다. 3년 전 전략의 반복인데, 과거를 놓지 못해 과감하게 밀고 나가지도, 그렇다고 과거의 영광을 뚜렷하게 확보하지도 못한다. 애매하고 어수선하단 뜻이다. 서사의 중심에 선 10대 소녀 피비(맥케나 그레이스) 캐릭터 빌딩도 위험해 보인다. 아무리 질풍노도의 10대라지만, 수위 조절에 실패하면서 민폐형의 자충수가 돼 버린 인상.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마음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 세대교체를 선언한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2021)의 후속편으로 ‘라이즈버스터즈 멤버’ 스펭글러 가족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시리즈의 상징적 배경인 뉴욕으로 돌아와 이번에도 시리즈 계승 의지를 역력하게 드러내는데, 아역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 3편과 다르게 가족 구성원의 시너지가 신통치 않다. 자생력이 희미하다 보니 원조 멤버들과 인기 유령 캐릭터들이 또다시 힘을 보태는 데도 한계에 부딪힌다. 시리즈의 시대 역행이 우려스럽다.
정순
감독 정지혜
출연 김금순, 윤금선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정순 그리고 금순
★★★☆
정순이라는 캐릭터의 감정과 김금순 배우의 힘이 만나 일으킨 시너지 효과가 영화를 이끈다. 삶을 질박하게 담아낸 드라마처럼 시작하지만, 아주 작은 일탈로 인해 거대한 파장을 맞이하는 주인공의 내면으로 파고든다.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는 흐름이지만, 정지혜 감독은 자신의 첫 장편에서 꼼꼼하고 안정적으로 러닝타임의 밀도를 유지시킨다.
아서
감독 사이먼 셀란 존스
출연 마크 월버그, 시무 리우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인간과 개의 어드벤처
★★★
거친 자연에서 펼쳐지는 어드벤처 레이싱에 어느 유기견 한 마리가 합류한다. 예정에 없던 동행이지만 리더 마이클(마크 월버그)과 팀원들은 아서라는 이름을 붙이며 함께 레이싱을 오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스토리. 살짝 미스터리한 요소도 있는데, 그런 부분이 오히려 이야기를 좀 더 흥미롭게 만든다.
올 더 네임즈 오브 갓
감독 다니엘 칼파소로
출연 루이스 토사, 인마 케스타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장르와 주제의 균형
★★★
자살 폭탄 테러를 소재로 한 스페인 영화. 테러 발생 현장에서 부상자를 도우려다가 테러범을 태운 택시기사의 고군분투를 그렸다. 전반부는 택시기사와 테러범의 대치 상황을, 후반부는 폭탄 조끼를 입게 된 택시기사의 일촉즉발 상황을 담아낸다. 범죄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종교를 동기로 삼는 테러, 대를 위한 소의 희생 등 테러 문제를 진정성 있게 다뤘다.
땅에 쓰는 시
감독 정다운
출연 정영선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땅에 써 내려간 철학, 공간에 스며든 삶의 태도
★★★
건축 배경으로서가 아니라, 어울림으로서의 조경. 경치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땅에 쓰는 한 편의 시로서의 조경을 일궈 온 조영선 조경가의 사계절과 철학을 담은 다큐멘터리. 그녀가 걸어온 길이 곧 한국 근현대 조경의 역사인 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다양한 공간(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서울 아산병원, 선유도 공원, 경춘선숲길 등)과 그 공간에 새겨진 삶의 태도가 스크린에 파노라마처럼 담겼다. <이타미 준의 바다>(2019)에서 이타미 준의 건축과 그의 철학을 사려 깊게 담아냈던 정다운 감독의 공간과 시간과 사람을 향한 애정이 이번에도 또렷하게 느껴진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한국 조경 선구자의 정원을 거닐다
★★★
한국 1세대 조경가 정영선의 삶과 철학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대표작인 선유도공원부터 정영선 조경가의 양평 정원까지 50년 동안 조경과 함께한 인생을 사계절 형식으로 구성했다. 그가 들려주는 한국 조경의 역사와 그가 일구고 가꾼 작업물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나면 비로소 내 주변 경관이 달리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80대 현역으로 활동하는 모습도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어 준다.
극장판 울려라! 유포니엄: 앙상블 콘테스트
감독 이시하라 타츠야
목소리 출연 쿠로사와 토모요, 아사이 아야카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부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
교토애니메이션의 대표 시리즈 <울려라! 유포니엄>의 다섯 번째 극장판. 키타우지 고등학교 취주악부의 신임 부장이 된 쿠미코의 2학년 생활과 교내 앙상블 콘테스트 준비 과정을 담았다. 특별판 성격이어서 이전 극장판들과 비교하면 소품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어엿한 리더이자 선배로 성장하는 쿠미코와 부원들의 관계에 집중할 수 있는 에피소드다. 올해 4월부터 일본에서 8년 만에 방영 중인 3기를 관람하기에 앞서 감흥을 예열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다.
기생수 파트2 (재개봉)
감독 야마자키 다카시
출연 소메타니 쇼타, 아베 사다오, 후카츠 에리, 하시모토 아이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전방위로 뻗어나간 속편
★★★☆
영화 <기생수> 2부작의 성공적 마무리. 주인공 신이치와 최강 기생수 고토의 대결을 비롯해 이야기, 볼거리, 주제 면에서 전편보다 월등한 속편이다. 인간과 기생생물의 공존을 진득하게 다루면서 인간성의 본질을 파고든다. 기이함을 넘어 뭉클함을 안기는 신이치와 오른쪽이의 공생 관계, 극에 긴장감을 불어 넣는 새로운 캐릭터들의 활약이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일조한다.
레옹 (재개봉)
감독 뤽 베송
출연 장 르노, 나탈리 포트만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현대 범죄 영화의 표본
★★★★
뤽 베송 감독과 주연배우 장 르노, 나탈리 포트만, 게리 올드만의 대표작이자 범죄 액션 영화의 마스터피스. 오프닝 장면에서 뉴욕으로 들어가는 카메라의 박력, 엔딩에서 스팅이 부른 주제가 ‘Shape of My Heart’ 흐를 때의 애잔함 등 영화의 변치 않는 기세가 볼 때마다 감탄스럽다. 그러니 1995년 국내 개봉 이후 네 번째 재개봉에 이른 게 아닐까. 주인공 레옹과 소녀 마틸다의 관계가 아슬아슬한 묘미인 것은 분명하지만, 재평가는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