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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BIFAN 8호] 〈위국일기〉·〈에스퍼의 빛〉 프리뷰

세타 나츠키의 확장된 세계·문제적 감독 정재훈의 파격적 신작

씨네플레이
〈위국일기〉
〈위국일기〉

세타 나츠키의 확장된 세계

위국일기

Worlds Apart | 세타 나츠키 | 아라가키 유이, 하야세 이코이, 카호 | 일본 | 2024 | 139분 | 12세 이상 관람가 | 메리 고 라운드

11일 20:00 CGV소풍9관(GV) 코드 833

35살의 인기 작가 마키오(아라가키 유이)와 그의 15살 조카 아사(하야세 이코이). 가족의 죽음 이후 만나게 된 둘은 말 못 할 슬픔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가까워진다. 마키오는 눈앞에서 엄마의 교통사고를 목격하고도 슬픔을 억누르는 아사를 보고 자신의 집에 데려오기로 결심한다. 아사는 상냥하지는 않지만 사려 깊은 마키오에게 점점 마음을 열어간다. 영화 <파크>(2017), <지오라나 보이 파노라마 걸>(2020)을 연출한 세타 나츠키는 도쿄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의 성장통과 불완전한 소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 왔다. <위국일기>에서 그의 시선은 더욱 넓은 곳으로 향한다. 그는 삶의 과제와 고민이 다른 두 여성 간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음을 내비친다. 어른 마키오와 미완의 청춘 아사는 각자의 입장에서 상대를 알맞은 만큼만 배려한다. 서두르지 않고 점점 가족이 되어가는 그들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호흡하는 영화는 끝내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씨네플레이 추아영 기자


〈에스퍼의 빛〉
〈에스퍼의 빛〉

문제적 감독 정재훈의 파격적 신작

에스퍼의 빛

Esper’s Light | 감독 정재훈 | 출연 블라드레나 나타샤, 심다하, 이새나 | 한국 | 2024 | 147분 | 12세 관람가 |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9일 19:30 CGV소풍 6관(GV) 코드 630

<호수길>(2009) <환호성>(2011) <도돌이 언덕에 난기류>(2017) 등 실험영화를 방불케 하는 형식의 다큐멘터리 작업을 이어온 정재훈 감독의 신작. 전작들은 혼자서 거의 모든 역할을 소화한 것과 달리, <에스퍼의 빛>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 만들었다. 영화는 SNS를 기반으로 한 TRPG를 통해 10대 청소년들 - 감독과 배우들 모두 ‘플레이어’라 칭한다 - 이 구축한 캐릭터와 서사를 극화한 것과 TRPG를 하는 실제 플레이어들의 모습을 다큐멘터리처럼 기록한 것이 교차하며 진행된다. 크게 ‘괴력의 아이들’ ‘새벽의 파편’ ‘기뇌국’ 세 파트로 나누어진 <에스퍼의 빛>에 참여한 수많은 10대 플레이어들은 각자 캐릭터를 만들고 1장에선 그걸 직접 연기하고, 2·3장은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식으로 저마다의 역할을 수행했다. 사공이 많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때마다 이 배 저 배 옮겨타는데 거기엔 어떤 제한을 두지 않은 듯한 형국. GV에서 정재훈 감독은 <에스퍼의 빛>을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활짝 개방해놓은 세계관 안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는 관객 각자의 몫으로 남는다.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