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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Entertainment Magazine fr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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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등 8월 마지막 주 개봉작 전문가 별점

씨네플레이

 

한국이 싫어서

감독 장건재

출연 고아성, 주종혁, 김우겸, 김뜻돌, 이현송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행복을 찾아서

★★★☆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K-직장생활’을 하던 주인공 계나(고아성)가 한국을 떠나 뉴질랜드에 정착하는 이야기다. 주입된 행복이 아닌, 지극히 소박하고 개인적일지라도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청춘의 초상을 담은 영화. 현재와 과거를 수시로 오가지만, 잘 붙는 흐름 덕에 전체적으로 편안히 따라갈 수 있는 영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고아성의 연기도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이다. 달리듯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잠깐 걸음을 멈추고 응시할 필요가 있는 영화.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그럼 떠나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

한국이 싫어서 뉴질랜드로 떠난 계나(고아성)는 지나치게 불행하지도, 넘치게 풍족하지도 않다. 학벌도, 직장도, 집안도 그저 그런 딱 평균치의 고난을 겪는 계나는 평범한 청년들이 겪는 불안과 무력감을 대변한다. 20대 후반이면 벌써 방황이 허락되지 않는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계나는 실패할 기회가 절실하다. 장건재 감독은 한국을 “모두 저마다의 지옥을 품고 산다”고 했다. 품고 있는 지옥을 놓아버리고 천국을 만드는 건 어렵지만 누구의 지옥이 더 처참한지 경쟁하고 손가락질하는 건 쉽다. 누군가에게 계나는 별다른 이유 없이 외국병이나 걸린 여자애로 치부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어디서든 사는 건 힘들다고 말할 것이다. 실제로 <한국이 싫어서>가 공개된 후의 반응들은 서로의 지옥을 비교하기 바쁘고, 그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영화가 현실을 이기는 게 불가능한 한국

★★★

‘이생망’ ‘헬조선’이란 키워드가 유행했던 2015년 출간된 장강명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계나(고아성)의 한국과 뉴질랜드 생활을 교차 편집하며 영화적 리듬을 부여하고, 두 공간의 뚜렷한 대비를 통해 ‘판타지(이상) 척하는 현실’의 뒤섞임도 잘 보여준다. 겉으로 보기엔 성공한 이민지의 조건을 갖췄지만, 내면은 외로움과 불안으로 가득 찬 중년 남성을 통해 삶의 질문을 확장한 점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다만 원작이 지녔던 도발적인 면이 다소 흐릿해진 느낌이다. 소설과 영화라는 매체 차이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9년 사이 한국 청년들이 느끼는 우리 사회 모순의 골은 더 깊어졌는데, 심지어 여러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일상화된 하 수상한 시대인데, 영화가 그려내는 에피소드가 그러한 변화까지 깊게 찌르진 못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영화가 현실을 이기는 건 불가능한 사회 아닌가.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현실적인 청춘 기록 

★★★

장강명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청춘 영화.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장건재 감독은 원작이 가진 메시지와 정서를 그대로 옮기되, 주인공 계나의 희망지를 호주에서 뉴질랜드로 변경하고 주변 인물들의 사연을 각색해 원작과 차이를 둔다. 영화는 한국이 싫어서 떠난 계나의 선택이 현실 도피가 아니라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임을 강조한다. 고아성이 원작 소설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으로 현세대 청춘을 대변한다. 

 


이매지너리

감독 제프 와드로

출연 드완다 와이즈, 파이퍼 브라운, 태건 번즈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블룸하우스표 가족 호러 

★★★

공포 영화 전문 제작사 블룸하우스가 AI 로봇 인형(메건)에 이어 선보이는 인형 호러. 곰 인형(천시)이 <인사이드 아웃>의 빙봉 같은 아이들의 상상 친구로 등장한다. 인형 호러와 가족 판타지를 버무려 매서운 맛보다는 12세 관람가 등급에 걸맞은 오싹한 맛을 낸다. 매운맛이 덜하다고 해도 공포 효과는 확실하게 보여 준다.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의 연대가 돋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그 여름날의 거짓말

감독 손현록

출연 박서윤, 최민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반성문의 주다영

★★★

여름방학 과제에 남자친구 민병훈(최민재)와 있었던 일을 쓴 주다영(박서윤). 그것을 읽은 담임 교사는 그 ‘위험한’ 내용을 추궁하고, 다영은 반성문을 써야 한다. 반성문이 이어질수록 다영의 이야기는 점입가경. 과연 이 엉뚱한 십대는 방학 동안 어떤 사연을 만든 걸까? 여기서 손현록 감독은 자신의 첫 장편에서, ‘관점의 진실’을 보여준다. 영화의 이야기는 다영이 쓴 글을 통해 만들어지지만, 그 안엔 어떤 구멍이 뚫려 있어서 관객은 추리하듯 나름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진실과 반성과 거짓과 비밀이 혼재된, 모호한 미스터리 로맨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패턴이 읽히지 않는 로맨스

★★★

‘화상주의 열일곱 로맨스’라니. 영화가 마케팅 과정에서 스스로 내건 ‘장르’를 보고, 그것참, 절묘하구나 했다. 푸릇푸릇한 10대 로맨스도, 그렇다고 전개가 쉽게 읽히는 빤한 패턴의 영화도 아니니 말이다. 손현록 감독은 마지막까지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통제하며, 시간과 진실의 미로를 꿋꿋하게 헤집어 나간다. 보편적인 소재에 개성을 부여한 실력. 이 감독의 이름을 기억해두자.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거짓말 같은 첫사랑 

★★★

십 대의 연애와 사랑을 그린 미스터리 로맨스 영화. 손현록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열일곱 살, 여름방학, 첫사랑, 성장통이라는 청춘 드라마의 기본 줄기를 가지고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동안 보았던 미화된 청춘 로맨스와 다른 길을 가는 영화다.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는 십 대의 변화무쌍한 감정과 행동에 ‘거짓말’이라는 장치를 얹어 과감하고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다수의 독립, 단편 영화에서 여고생 역을 맡았던 박서윤이 여고생 연기의 절정을 보여준다. 


 

문경

감독 신동일

출연 류아벨, 조재경, 최수민, 채서안, 김주아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쉬어 가는 길, 치유의 길, 함께 걷는 길

★★★

경북 문경을 배경으로 한 힐링 영화. 주인공 ‘문경’이 문경으로 오기 전까지 직장 생활 모습과 문경에서 보낸 3일간의 휴가를 유기적으로 엮어 개연성을 살렸다. 문경의 특징을 극에 자연스럽게 녹여 치유의 영화로 온전히 기능한다. 길 위의 만남은 길동무들의 우정으로 이어지고, 길 위에서 쌓은 추억은 다음 발걸음을 내디딜 용기와 힘을 준다. 배우들의 연기와 더불어 음악이 주는 위로의 힘이 강하다. <핸섬 가이즈>에 출연한 강아지 배우 ‘복순’의 연기 활약이 이 영화에서도 수상급이다.  

 

 

 


 

둠벙

감독 이동주

출연 이종윤, 윤경호, 최예은, 임형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물웅덩이 환상특급

★★☆

‘도깨비 둠벙’의 전설을 소재로 한 옴니버스 미스터리 호러. 원래 ‘둠벙’은 논 근처의 물웅덩이를 의미하는 충청 지역 사투리인데, 영화에선 저수지처럼 등장한다. ‘도깨비 주파수’ ‘전자 두뇌’ ‘생명수’ 세 편의 단편이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호러보다는 미스터리 요소가 좀 더 강해 보인다. 낚시, 가상화폐, 외모 등의 소재를 통해 욕망이라는 테마를 드러내는데, 흥미롭지만 임팩트가 강하진 않은 장르 영화다.

 


감독 닉힐 밧

출연 락샤, 라가브 주얄, 타냐 마닉탈라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화끈하게 달리는 19금 인도 액션

★★★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인도 액션 영화. 열차를 점거한 40인의 무장 강도들과 맞서는 특수요원의 이야기로 일대 다수의 싸움이 볼만하다. 승객과 강도단이 뒤섞인 객실 안에서 사생결단 액션이 펼쳐지는 영화는 호흡을 가다듬고 수위를 점점 높이는 식으로 진행된다. 방어와 제압 정도였던 액션은 인정사정 볼 것 없는 핏빛 복수극으로 변모한다. 사실적인 액션 설계, 액션 히어로와 빌런의 조합도 합격점이다. <존 윅> 제작사가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확정할 만하다. 

 


터커 & 데일 Vs 이블

감독 엘리 크레이그

출연 타일러 라빈, 알란 터딕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유혈과 웃음이 낭자한 코믹 슬래셔 호러

★★★

한국영화 <핸섬 가이즈>의 원작 영화. 2010년작으로 슬래셔 장르의 클리셰를 코믹하게 비튼 호러 영화다. 슬래셔 영화에서 살인마에게 잔인하게 희생되는 대학생들(젊은이들)이 이 영화에선 주인공들을 살인마 콤비로 오해하면서 죽음을 자초한다. 오컬트를 추가한 <핸섬 가이즈>와 달리 끝까지 B급 코미디와 슬래셔를 고수한다. 뛰어난 리메이크작 <핸섬 가이즈>와 비교하면 원작의 재미가 반감될 수 있으나, B무비 중에서도 개성 있는 작품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