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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배우들

김지연기자
웨이브의 '뉴클래식 프로젝트'  〈내 이름은 김삼순〉
웨이브의 '뉴클래식 프로젝트' 〈내 이름은 김삼순〉


방영된 지 몇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종종 다시 돌려보게 되는 드라마가 있다. <내 이름은 김삼순>(MBC, 2005) <미안하다 사랑한다>(KBS2, 2004) <커피프린스 1호점>(MBC, 2007) 등 2000년대 초반의 드라마들은 유난히도 많은 사람의 ‘인생드’(인생 드라마)로 손꼽힌다. 
 


옛날 드라마 다시보기가 열풍인 가운데, 무심코 ‘인생드’를 N번째 정주행하며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지금은 주연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드나드는 배우지만, 내로라하는 스타 배우들에게도 단역 시절은 있을 터. 그래서 2000년대 드라마에서 단역으로 활약한 배우들을 소개한다.
 


<내 이름은 김삼순>(MBC, 2005) – 김남길
 

〈[감독판] 내 이름은 김삼순 2024〉 5화 중 김남길(왼쪽), 현빈
〈[감독판] 내 이름은 김삼순 2024〉 5화 중 김남길(왼쪽), 현빈


최근 OTT 서비스 웨이브(Wavve)에서는 ‘뉴클래식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드라마를 리마스터링하고 재구성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 첫 번째 타자는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방영 당시 ‘삼순이와 삼식이’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다.

지금 다시 <내 이름은 김삼순>을 정주행한다면, 반가운 얼굴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당시에 신인 축에 속했던 현빈, 정려원, 다니엘 헤니 등의 배우는 이 작품으로 인해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그리고 또, 이 작품에 출연한 스타 배우가 또 있었으니, 그는 바로 김남길이다. 김남길은 극 중 유희진(정려원)과 현진헌(현빈)의 의사 친구 병태 역으로 등장했다. 물론, 그는 <내 이름은 김삼순> 출연 분량을 모두 합하면 총 몇 분이나 나올까 싶을 정도로 비중이 적은 단역이었다. 사실, 김남길은 <내 이름은 김삼순> 이전에도 <굳세어라 금순아> <제5공화국> 등의 드라마에서 단역으로 얼굴을 비췄다. 당시 김남길은 ‘이한’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
 

<커피프린스 1호점>(MBC, 2007) – 윤승아
 

〈커피프린스 1호점〉 1화 중 윤승아(왼쪽), 공유
〈커피프린스 1호점〉 1화 중 윤승아(왼쪽), 공유


해마다 여름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생각나는 드라마가 있다. 2007년 방영된 <커피프린스 1호점>은 지금까지도 굳건한 팬덤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언제 봐도 촌스럽지 않고 세련된 드라마다. 새롭게 드라마를 정주행하려는 독자들이 있다면, <커피프린스 1호점>의 첫 화를 틀자마자 익숙한 얼굴을 발견할 것이다. 최한결(공유)이 탄 비행기의 옆자리에 앉은 여자가 바로 배우 윤승아이기 때문. 둘은 마치 연인처럼 비행기에서 원카드 게임을 함께 즐기는데, 여자가 “우리 서울 가서도 한판 붙어요”라고 하자 한결은 “서울에서까지? 더 만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라며 철벽을 친다. 윤승아는 약 1분의 짧은 등장에도 불구,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내고, 한 장면으로 최한결의 캐릭터를 단박에 설명해 내며 훌륭한 단역의 역할을 해냈다. 
 

<케세라세라>(MBC, 2007) – 이희준
 

〈케세라세라〉 4화 중 이희준(가운데)
〈케세라세라〉 4화 중 이희준(가운데)


<케세라세라>는 앞서 언급한 드라마보다는 다소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요즘 말로 하면 ‘케친자’(<케세라세라>에 미친 자들), 즉 수많은 마니아들을 낳은 작품이다.


지금 이 드라마를 다시 정주행해야 하는 이유는, <연애의 발견> 이전 에릭과 정유미가 호흡을 맞춘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또 드라마를 보다 보면 정유미, 에릭, 이규한 이외에도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는데, 바로 배우 이희준이다. 이희준은 <케세라세라>의 4화에서 태주(에릭)를 조사하는 경찰 역을 맡아 2분가량 짧게 출연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이희준의 브라운관 데뷔작이 되었다.
 

<세 친구>(MBC, 2000) – 남궁민
 

〈세 친구〉 '벙어리 냉가슴' 에피소드 중 남궁민(오른쪽)
〈세 친구〉 '벙어리 냉가슴' 에피소드 중 남궁민(오른쪽)


2000년을 풍미한 시트콤 <세 친구>에는 배우 이성민, 엄지원 등, 지금은 유명해진 배우들이 다수 단역으로 출연해 익숙한 얼굴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남궁민은 <세 친구>의 ‘벙어리 냉가슴’ 에피소드에 짧게 출연한다. 남궁민은 잘나가는 벤처기업 기획 부장 ‘민이 씨’로 등장했다. <세 친구>의 민이 씨는 지금의 남궁민과는 확연히 다르지만, 목소리와 나긋나긋한 말투만큼은 변하지 않아서 웃음을 자아낸다. 
 

<논스톱> 3기(MBC, 2002~2003) – 이보영
 

〈논스톱〉3기 169화 중 이보영
〈논스톱〉3기 169화 중 이보영


<논스톱> 시리즈는 지금의 걸출한 스타 배우들이 모두 거쳐간, 배우 양성소 같은 존재다. 양동근, 조인성, 장나라, 한예슬, 조한선, 현빈, 장근석, 봉태규 등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배우들은 모두 스타들의 등용문, <논스톱> 시리즈를 거쳤다.

배우 이보영은 2003년 <논스톱> 3기 169화에 짧게 얼굴을 비췄다. 이보영은 극중 조한선(조한선)과 우연히 부딪힌 후, 그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여성 역할을 맡았다. 조한선에게 바로 “나랑 사귀어요"라고 고백하기도 하고, 그에게 여자친구가 있다고 하자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나요?”라며 당돌함을 뽐낸다. 당시 이보영에게는 <논스톱>이 첫 연기 도전이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KBS2, 2004) – 고규필
 

〈미안하다, 사랑한다〉 2화 중 고규필
〈미안하다, 사랑한다〉 2화 중 고규필


“밥 먹을래, 나랑 뽀뽀할래. 밥 먹을래, 나랑 잘래. 밥 먹을래, 나랑 살래.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죽을래!” 등 수많은 유행어를 낳은 이 드라마에 ‘초롱이’ 고규필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2004년 방영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2화에는 고규필이 방송 스태프 역할로 짧게 출연했다. 당시 그는 모자를 삐딱하게 쓴 채 앳된 얼굴로 ‘현실 연기’를 선보였다. 고규필은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외에도 <불멸의 이순신>(KBS1, 2004), <낭랑 18세>(KBS2, 2004) 등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찬란한 유산>(SBS, 2009) – 엄태구
 

〈찬란한 유산〉 18화 중 엄태구
〈찬란한 유산〉 18화 중 엄태구


‘배우 엄태구’하면 그의 ‘동굴 저음 목소리’가 떠오르지만, 사실 엄태구가 신인 시절부터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지녔던 것은 아니다. 그가 단역으로 출연했던 드라마 <찬란한 유산>을 보면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찬란한 유산>은 최고 시청률 45.2%를 기록한 드라마로, 배우 이승기와 한효주의 전성기를 이끈 작품이다. 18화에서 엄태구는 고은성(한효주)과 선우환(이승기)이 일하는 식당의 진상 손님으로 등장한다. 물론 엄태구는 이때도 허스키한 목소리를 지녔긴 하지만, 지금보다 조금은 더 높은 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