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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달라졌을까? 〈오징어 게임〉시즌2 세트장에 방문하다

김지연기자

전 세계가 기다리는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드디어 올해 12월 26일 공개된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시즌2의 공개를 앞두고 티저의 티저의 티저까지 공개하고, ‘딱지맨 찾기’ 등의 홍보 활동을 펼치는 등, 다양한 전략으로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오징어 게임〉시즌2 세트장의 황동혁 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시즌2 세트장의 황동혁 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계절이 한 바퀴 돌기 전, 지난해 12월 6일 넷플릭스는 대전에 위치한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세트장에 국내·외의 취재진들을 초대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2023년 7월경 크랭크인 했는데, 세트장을 방문한 지난해 12월에는 캐스팅 소식을 제외한 시즌 2에 대한 정보가 일절 공개되지 않고 많은 이들의 추측만 무성했던 때라,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세트장에서는 아쉽게도 배우들이 촬영하는 모습을 볼 순 없었지만, 제작사 퍼스트맨스튜디오의 김지연 대표,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채경선 미술감독이 취재진을 맞이하며 시즌2에 대한 힌트를 전했다. 이날 세트장에서 제작진이 전한 말을 옮긴다.


 핑크빛 세트의 모순과 역설.. 에셔의 판화가 떠오르는 미로

〈오징어 게임〉시즌2 세트 스틸. (사진 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시즌2 세트 스틸. (사진 제공=넷플릭스)

 

최근 공개된 예고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오징어 게임> 시즌 2의 세트장은 전반적으로 이전 시즌과 동일한 콘셉트로 구성됐다. 핑크빛 ‘미로 복도’ 역시 그랬다. 다만 그 규모는 더욱 확장된 모양새였다. 채경선 미술감독에 따르면, 시즌 2의 ‘미로 복도’ 세트에는 시즌 1보다 통로를 하나씩 더 추가하고, 높이를 11m 정도를 높였으며, 기존 95평이었던 세트에서 120평 규모로 확대했다. 

미로 복도 전경. (사진 제공=넷플릭스)
미로 복도 전경. (사진 제공=넷플릭스)

알록달록한 색감과 장난감 같은 구조가 특징인 미로 복도는 아이러니를 통해 게임의 잔혹함을 극대화하는 존재다. 채경선 미술감독은 “<오징어 게임>의 미술과 전체적인 콘셉트를 잡을 때 유아적인, 동심의 색깔을 고민했다. 그래서 대표적인 컬러로 핑크를 선택했고, 미로 복도는 핑크가 주되게 표현된 공간”이라고 공간의 콘셉트를 설명했다.  

볼록과 오목, M.C. Escher Convex and Concave, 석판화 27,5 x 33,5 cm, 1955년 3월
볼록과 오목, M.C. Escher Convex and Concave, 석판화 27,5 x 33,5 cm, 1955년 3월

채경선 미술감독에 따르면, 미로 복도의 구조는 네덜란드의 판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의 작품을 모티브로 했다. 채 미술감독은 “에셔 작품의 모순과 역설을 <오징어 게임>의 주제에 맞게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전하며 에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이번 시즌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데, 이 미로 복도의 통로들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갈등과 대립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며, 구불구불하고 알쏭달쏭한 구조로 복도를 구성한 이유를 밝혔다.


 

“시즌 2에는 사적인 관계가 있는 참가자들이 더 많이 등장

〈오징어 게임〉시즌2 황동혁 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시즌2 황동혁 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데뷔작 <마이 파더>(2007) 이후로 세트장 공개를 처음 하게 되었다는 황동혁 감독은 이번 시즌에도 연출과 각본을 담당했다.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 시즌1에서는 성기훈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돌아서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래서 그 성기훈을 쫓아가는 이야기가 시즌2의 주된 내용이 된다. 성기훈이 결국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시 이 게임장으로 돌아오게 되고, 게임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함께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해내려는 노력이 주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세트장에서 시즌2에 대해 설명하는 황동혁 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세트장에서 시즌2에 대해 설명하는 황동혁 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시즌2에는 전 시즌에 출연한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 공유 외에도 새롭게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다윗, 최승현, 노재원, 조유리, 원지안 등의 배우가 합류했다. 황동혁 감독은 “제가 불행히도 시즌1에서 인기 있는 캐릭터들을 거의 다 죽여버려서, 새로운 인물들이 새 시즌에 투입이 된다. 다양한 세대, 성별의 참가자들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다. 시즌1에서는 기훈과 상우(박해수)가 어린 시절 동네 친구였는데, 시즌2에는 더 많은 사적인 관계가 있는 참가자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캐릭터들에 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편가르기를 가시화한 세트.. 시즌 2의 테마는 ‘구별’

 

〈오징어 게임〉 시즌2 세트 스틸. (사진 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세트 스틸. (사진 제공=넷플릭스)

 

숙소 세트. (사진 제공=넷플릭스)
숙소 세트. (사진 제공=넷플릭스)
숙소 세트. (사진 제공=넷플릭스)
숙소 세트. (사진 제공=넷플릭스)

취재진이 미로 복도에 이어 방문한 숙소 세트는 <오징어 게임>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채경선 미술감독은 숙소에 본래 456개의 침대가 있었으나 세트장 방문 당시 게임이 3라운드까지 진행되어 매트리스가 100개 정도 남았다며 취재진을 안내했다. 시즌2 대형 숙소의 전체적인 콘셉트와 구조는 시즌 1과 동일하지만 딱 하나 다른 것은 바닥에 ‘O’와 ‘X’가 그려져 있다는 점이었다.  

숙소 세트 전경. (사진 제공=넷플릭스)
숙소 세트 전경. (사진 제공=넷플릭스)

최근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2 티저 예고편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번 시즌에서는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게임을 이어갈지에 대한 투표가 이루어진다. 황동혁 감독이 새로운 시즌의 테마로 내세운 건 ‘서로 간의 구별’이다. 시즌1에서는 첫 게임이 끝난 후에만 투표가 이뤄졌다면, 이번에는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투표를 해 참가자들은 저마다 게임의 존속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낸다.

〈오징어 게임〉시즌2 황동혁 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시즌2 황동혁 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황 감독은 시즌2의 새로운 룰에 대해 설명하며 “남을지와 나갈지, O와 X를 선택한 것에 따라 참가자들의 무리가 나뉘게 된다. 그것으로 인해 서로 편을 가르고, 그 안에서 갈등이 벌어진다. 그래서 숙소 세트, 의상 등에 비주얼화를 하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티저 예고편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의상에 O, X 표시를 붙이는 장면이 등장한다.

황 감독이 갈등과 차별을 주 소재로 사용한 이유로는 “요즘 편가르기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도 지역적, 종교적인 갈등, 전쟁도 많고, 당장 국내만 보더라도 세대 간의 갈등, 성별의 갈등, 지역의 갈등, 계층과 계급의 갈등 등, 너무나 많이 편을 가르고 선을 긋는다. 자신이 속하지 않은 집단을 틀리다고 말하고, O와 X로 구별하며 서로 공격하고 갈등한다. 그래서 풍자적인 요소로 선거 시스템과 ‘서로 간의 구별’을 주요한 테마로 녹여내 봤다”라고 설명했다.

숙소 세트에서 취재진에게 설명하는 채경선 미술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숙소 세트에서 취재진에게 설명하는 채경선 미술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채경선 미술감독은 “감독님이 시즌2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건 ‘선택’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상징적인 숙소의 모습에서 많이 변화되지 않은 선에서 어떻게 포인트를 줄까 고민했다. 그래서 바닥에 O, X 조명을 설계했다” “O, X는 대립의 시작이다. 그래서 색감도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대비를 주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