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승부〉의 김형주 감독은 7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주연 배우 유아인의 장면을 편집하지 않았음을 밝혔다. 김 감독은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이미 상처를 입었는데, 제가 또 거기에 생채기를 내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처음 의도대로 영화를 선보이는 것이 도리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또한 "〈승부〉는 두 사람의 이야기로, 그 둘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구조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며 "영화가 공개되면 그 부분을 충분히 납득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승부〉는 바둑계의 전설 조훈현(이병헌)과 그의 제자 이창호(유아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2021년 촬영이 완료됐으나, 유아인이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수사받으면서 일정이 보류됐다가 최근 극장 개봉으로 방향이 정해졌다.
유아인은 최근 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되어 석방됐지만, 이날 제작보고회를 비롯한 홍보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예고편과 스틸컷에서도 그의 모습은 제외됐다.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이병헌은 "극장이란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여러 일이 있었음에도 관객과 만나게 돼 기쁘다"고 이 배우는 오랜 제작 과정 끝에 영화를 선보이게 된 소감을 전했다.
이 영화에서 이병헌은 어릴 적부터 가르쳤던 제자 이창호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바둑의 정상에 다시 도전하는 조훈현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평소 바둑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던 이병헌은 시나리오를 읽고 관련 다큐멘터리를 본 후 즉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히 이야기에 빠져들었다"며 "이런 드라마틱한 일이 실제로 있었을까 생각했고 제가 직접 조훈현 국수가 돼 연기할 생각에 설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결혼 후 영화를 많이 했는데도 장인어른께서 집에 오실 때마다 〈승부〉가 언제 개봉하는지 물으셨다"며 "그 시대와 사람을 아는 분들은 이 영화를 기다리는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각본의 첫 줄을 쓸 때부터 조훈현 역에 이병헌을 염두에 뒀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연기를 바둑판 앞에서 펼쳐야 하는 역할이라 연기의 급이 다른 이병헌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제작사도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