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해진 선배님의 인생이 곧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선배님을 보면서 저도 배우의 꿈을 키웠어요."
24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소주전쟁〉 제작보고회에서 이제훈은 상대역으로 유해진이 낙점됐다는 소식을 듣고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유해진 선배님과 함께하는 기회가 흔한 건 아니다. 너무 설렜다"며 "영화 속에서 대립도 하고 우정도 쌓는 장면이 있는데, 그 순간을 연기할 때 신기하고 놀라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유해진 역시 "이제훈과의 브로맨스(남자들의 진한 우정)가 나오는데 영화에 잘 담겼을지 궁금하다. 이제훈이 워낙 연기를 잘해줬다"고 상대 배우인 이제훈을 칭찬했다.
오는 6월 3일 개봉 예정인 〈소주전쟁〉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을 배경으로 한다. 소주 회사의 재무이사 종록(유해진 분)과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펼치는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종록이 회사를 삼키려는 목적으로 자기에게 접근한 사실을 모르고 인범에게 점차 의지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유해진 배우는 "종록은 겉으로는 평범하고 전형적인 회사원인데 내면은 강한 인물이어서 인간적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그는 "술 이야기라 그런지 시나리오도 술술 읽혔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제훈 배우는 '인범' 캐릭터를 "물질만능주의, 성과주의, '일은 일, 인생은 인생'이란 모토를 지닌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의 배경이 1997년인데,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 시대와 크게 달라진 게 없지 않나 싶었다"며 "2025년을 살아가는 관객이 영화를 보고서 인생의 가치관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근 JTBC 드라마 〈협상의 기술〉에서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 주노 역을 소화한 이제훈은 두 캐릭터의 차이점도 짚었다. 그는 인범과 주노가 표면적으로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인범은 자기 욕망을 뿜어내는 데 있어 치기 어린 부분이 좀 있고 감정을 여실히 드러낸다"며 "사람 냄새가 나는 친구"라고 소개했다.

이날 영화 〈소주전쟁〉의 제작보고회에는 연출을 맡은 최윤진 감독 없이 배우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최 감독은 최근 감독직에서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주전쟁〉은 제작 초기 단계부터 제작사 더램프와 최 감독 사이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제작사 더램프 측은 최 감독이 작성한 각본이 원작자의 시나리오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감독 계약을 해지했다.
이미 영화의 촬영과 1차 편집 작업을 완료한 상태에서 최 감독은 영화 크레딧에 '감독'이 아닌 '현장연출'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또한 영화 제목도 당초 〈모럴해저드〉에서 〈소주전쟁〉으로 변경됐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시나리오를 탈취한 것이 아니라 박현우 작가와 공동으로 집필했으며, 단지 크레딧 순서에 관한 이견이 있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최 감독은 법원에 감독계약해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