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니 글로벌 이벤트 <오징어 게임>이 6월 27일 이야기를 이어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은 각자 목숨을 건 456명의 사람들이 최종 승자가 상금을 독식하는 서바이벌 게임에 뛰어든다는 내용으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았다. 2024년 12월 공개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1편의 생존자이자 승자 성기훈(이정재)이 게임을 막기 위해 다시 게임에 참여했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실패하는 과정을 그렸다. 그렇게 기승전결에서 ‘결’ 없이 끝난 시즌2를 이번 <오징어 게임 시즌3>가 이어갈 예정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시즌3에서 어떤 것이 그려질지 질문을 던지는 가운데, 씨네플레이 기자들은 누가 가장 먼저 떨어질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각자가 생각하는 <오징어 게임 시즌3>의 (주조연급에서) 최초 탈락자가 누구일지 각자의 ‘촉’을 세웠다. 과연 씨네플레이 기자들의 촉을 쓸만한지, 그중 누가 가장 촉이 좋을지 같이 한 번 맞춰보시라.

김지연_120번 조현주(박성훈)
살아남을 것만 같은 인물들을 소거법으로 제외한 후 다다른 결론이다. 서사의 진행 방식과 인물의 쓰임새를 생각해 보자.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선한 캐릭터일수록 가차 없이 죽인다. 또한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소수자일수록 선하게, 동정심이 들게끔 묘사한다. 트랜스젠더에다가, 게임에 참가한 동기 역시 수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이며, 영미(김시은)와 특별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타인에게 총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등 온갖 '선함'으로 무장한 인물을 아직까지 황동혁 감독이 죽이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다. 조현주는 군인 출신으로, 성기훈이 반란을 일으키는 데에 꼭 필요한 인물이었다. 그런데 시즌2의 반란이 아마도 실패로 돌아간 듯하니, 조현주라는 캐릭터는 이제 황 감독의 서사에서 수명을 다했다. 그러니 조현주가 <오징어 게임> 시즌3에서 곧바로 퇴장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그것도, 감정을 아주 깊게 건드리는, 충격적인 방식으로 말이다.

성찬얼_100번 임정대 (송영창)
100억 빚을 갚기 위해 오징어 게임에 참가한 임정대. 그는 시즌2에서 새롭게 추가된 ‘찬성/반대’ 룰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인간이다. ‘비참하게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고 느끼는 인간의 심리를 슬슬 긁어 참가자들이 게임을 지속하게끔 종용한 제1번 타자다. 그렇기에, 시즌3 주요인물에서 그가 가장 빨리 탈락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더 이상은 O를 찬동하지 않아도 게임이 굴러갈 수밖에 없게끔 세팅이 됐으니까. 성기훈(이정재)을 위시한 반란이 실패했으니,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게임을 멈추는 쪽에 합류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이제 게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럼 작품을 만드는 입장에서 게임에 추진력을 넣어주던 임정대는 쓸모가 없어진다. 거기다 시즌3의 첫 게임은 아마도 줄넘기로 추측되는데, 노령의 그가 이런 게임까지 요령 있게 넘어가리라 생각되지 않는다. 여기서 간신히 살아남아도 부상을 입거나 해서 다음 게임에도 영향을 줄 텐데, 그다음 술래잡기도 체력을 요하는 게임이다. 이렇게 점점 소화하기 어려운 게임들이 거듭되며 임정대는 자연스럽게 고배를 마시지 않을까.

추아영_7번 박용식(양동근)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엄마인 금자(강애심)를 배신한 적 있는 용식이가 시즌3에서는 엄마를 살리기 위해 대신 탈락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용식이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그는 올곧은 정의도, 명석한 두뇌도, 강력한 힘도 갖지 못한 인물이기에 전투력 한 자릿수에 가까운 인물이다. 여태껏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용하다고 할 수 있다. 냉정하게 말해서 생존자 중 비중이 덜한 인물이기도 하다. 시즌2에서 엄마에게 의존하는 마마보이, 캥거루족의 모습을 보여줬던 용식이 마지막에는 엄마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않을까. 가족 신파를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금자와 용식 둘 중 한 명은 먼저 가게 될 것이다. 금자는 준희의 순산을 도와야 하니 용식이 먼저 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이진주_125번 박민수(이다윗)
게임이 끝난 후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가 진행되고, <오징어 게임 2>의 참가자 대부분이 비교적 일관된 의견을 보이는 가운데, 유일하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 이가 있다. 125번 참가자 박민수다. 물론 ‘타노스’라는 외력이 개입하긴 했지만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는 ‘오징어 게임’ 세계에서 그의 행보는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 서바이벌 게임에서 이렇게 방향성을 잃은 캐릭터의 말로는 보통 둘 중 하나다. 알고 보니 엄청난 비밀을 숨기고 있는 ‘힘숨찐’으로 뒤늦게 반전을 보여주거나, 주요 캐릭터의 계획에 휘말려 허무하게 탈락하는 것.
<오징어 게임 2>가 엄청난 떡밥을 흘리고, 수많은 인물들의 서사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시즌이 새롭게 박민수에게 힘을 실어주기에는 여유가 부족해 보인다. 더구나 전편에서 성기훈(이정재) 무리의 반란이 실패로 끝나며 게임은 이미 폭주 기관차처럼 질주 중이다. 지금의 민수가 설자리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주성철_333번 이명기(임시완)
누가 가장 먼저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될까.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시즌 종료까지 꼭 필요해 보이는 캐릭터들을 하나씩 꼽다 보면 결국 누군가 한 명 남을 것이다. 가령 용궁선녀(채국희)가 가장 싫긴 하지만 드라마 내내 인물들의 심기를 거스르는 얘기를 툭툭 내뱉는 존재가 필요할 것이고, 남규(노재원)는 포크에 경동맥을 관통당해 사망한 타노스(최승현)의 뒤를 이어 새 시즌의 빌런으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살펴보다 보면 이미 인성 다 나오고 밑천을 드러낸 캐릭터가 딱 한 명 눈에 띈다. 바로 시즌2의 ‘둥글게 둥글게’ 게임에서 영미(김시은)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명기(임시완)다. 투자 방송을 하던 유튜버였다가, 잘못된 투자로 자신은 물론 구독자들까지 거액의 손해를 보게 만든 후 빚쟁이와 구독자들을 피해 게임에 참가한 그는, 전여친 준희(조유리)가 시즌3에서 낳게 될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다. 장금자(강애심) 여사께서 아이의 출산을 도와줄 것은 이미 지난 시즌에서 예고된 것이라 ‘탄생에 따른 퇴장’에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는 아무리 봐도 명기인 것. 또한 그것은 <오징어게임> 매 시즌 빠지지 않는 ‘가족 신파’, 혹은 ‘각성’과 ‘참회’(그리고 그에 따른 죽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택이기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