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그리고 성기훈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전 세계를 흔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다. 시즌 2에서 다소 끊어진 이야기가 마침내 그 결말을 향해 달려갈 차례. 6월 27일 공개를 앞둔 <오징어 게임 3>는 등장인물들의 향방만큼 어떤 게임이 등장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예고편에서 암시한 ‘줄넘기’, ‘술래잡기’와 함께 어쩌면 시즌 3에서 나올 법한 우리의 놀이들을 몇 개 선별해봤다.
똑똑똑 누구십니까 & 줄넘기

시즌 2 쿠키 영상에서 암시됐듯 <오징어 게임 3>는 영희의 새로운 친구 철수가 등장한다. 그리고 5월 1일 공개한 메인 예고편에서 “누구십니까, 꼬마입니다, 들어오세요”라는 노래가 담겼다. 두 사람 이상이 할 수 있는데, 한 사람이 “똑똑똑, 누구십니까”하고 노래를 시작하면 상대방이 “손님입니다”라고 화답하고, 이에 따라 선창한 사람이 “들어오세요”라고 노래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처음 철수가 공개됐을 당시 이 노래보다는 ‘우리 집에 왜 왔니’ 놀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고편에서의 음악으로 ‘똑똑똑 누구십니까’로 확정됐다.
다만 드라마에서 이 노래를 변경하여 줄넘기의 도입부로 활용하는 듯하다. 원래 “손님입니다”라는 가사를 “꼬마입니다”라고 바꿨는데, 이는 줄넘기 놀이를 할 때 “꼬마야 꼬마야 만세를 불러라” 같은 일종의 미션을 주는 노래로 이어질 것이다. 드라마에서 기대할 수 있는 줄넘기 방식은 긴 줄의 끝을 잡은 두 사람이 줄을 돌리기 시작하면 참가자들이 줄에 뛰어들어 뛰는 방식, 혹은 참가자들이 대기하고 다 함께 뛰면서 목표 수치를 채우거나 한 사람씩 빠져나가는 방식 등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꼬마야, 꼬마야, 만세를 불러라” 같은 줄넘기 미션이 추가됐다고 가정하면 단체전이 아니라 개인전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좁은 기찻길에서 줄넘기를 하는 장면이 예고편에 담겼는데, 시즌 1에서 줄다리기로 추락사를 유도했던 방식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다.
미로+술래잡기



이어지는 게임은 파란 팀과 빨간 팀으로 나눠 상대를 제압 혹은 도망치는 게임으로 보인다. 티저 예고편에서 파란 공, 빨간 공으로 팀을 나누는 것에서 운동회를 연상시켜 ‘박 터트리기’ 게임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추측됐지만, 예상외로(?) 다소 평범한 술래잡기 스타일의 놀이가 나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과거 동네를 구현한 듯한 세트에서 막다른 길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단순한 술래잡기보다는 현대 예능이나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추격전 스타일의 룰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도망 팀이 출구를 찾아 빠져나가야 하고, 추격 팀이 이를 막는 방향으로 진행될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어린 시절 최고의 놀이였던 ‘얼음 땡’이 시즌 3에서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런 스타일의 놀이가 예고편에서 그려진 것을 보아 ‘얼음 땡’은 나오지 않을 듯하다.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예고편에 전혀 담기지 않은 비밀 게임이 하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게임인지, 어느 타이밍에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이미 시즌 1 클라이맥스에서 사용한 ‘오징어 게임’ 대신 새로운 것이 추가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반면 표제이기도 한 ‘오징어 게임’을 굳이 빼는 것도 이상하니 또 하나의 게임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징어 게임’을 대신할 1 대 1 놀이가 추가될지, 아니면 다시 한번 탈락자를 대거 발생시킬 수 있는 단체 게임이 하나 더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오징어 게임>에 나올 만한 놀이를 한 번 골라봤다. 어디까지나 기자의 ‘뇌피셜’일 뿐이니 다른 놀이가 나올 것이라 예상되신다면 댓글로 함께 예측해주시길 바란다.
동대문을 열어라

철수의 등장과 기찻길 배경이 줄넘기 놀이라고 밝혀졌지만, 그래도 뭔가 아쉽다. 혹시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게임이 하나 더 진행되지 않을까? 만일 그렇다면 처음 예상대로 ‘동대문을 열어라’ 놀이가 가장 적합하다. 이 놀이는 두 사람이 서서 손을 맞잡아 들어 통로를 만들고 “동 동 동대문을 열어라, 남 남 남대문을 열어라, 열두 시가 되면은, 문을 닫는다” 하고 노래를 부른다. ‘닫는다’ 하면서 맞잡은 손을 내렸을 때, 그 안에 갇힌 사람이 벌칙을 받게 된다. 문제는 이 게임은 지난 시즌 2의 ‘둥글게 둥글게 ’짝짓기 게임과 비슷한 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거기다 문을 만들기엔 철수와 영희가 너무나 커서 ‘문을 닫는다’가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실현 가능성은 적은데 영희와 철수가 이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싶은 마음.
청기백기

만일 새로운 일대일 게임이라면, ‘청기백기’만한 게 있을까? 청기백기는 한 손엔 청기, 한 손엔 백기를 들고 지시자가 말하는 것을 무조건 따르는 놀이다. 청기 들어, 백기 들어, 청기 가만히 있고 백기 들어, 이런 식의 문장들이 이어지면 어느 순간 뇌 정지가 오는 것이 포인트. 일대일 게임에서 가위바위보 같은 게임을 제외하면 청기백기가 가장 적합할 것 같다. 다만 이 게임이 수많은 예능에서 쓰였듯, 진지하게 진행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이 문제. 청기와 백기를 온갖 방법으로 들면서 당사자가 뇌 정지를 겪는 것이 포인트이기에 <오징어 게임>처럼 진지한 장르물에선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말뚝박기

사실 왜 아직도 안 나오나 싶은 놀이다. ‘말뚝박기’는 그냥 해도 꽤 난도가 높고 부상이 잦은 게임이다. 한 팀에서 한 사람이 벽에 기대어서고, 나머지가 허리를 숙여 앞사람 가랑이에 머리를 넣어 말을 만든다. 그러면 다른 팀이 그 말뚝 위에 연이어 올라타고, 가장 앞에 있는 사람이 수비팀의 주자와 가위바위보를 한다. 가위바위보에서 지면 수비를, 이기면 공격을 맡는다. 흔히 고등학생들의 민속놀이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국민놀이인데, 아무래도 남녀노소가 섞인 <오징어 게임> 참자가끼리 하기엔 신체 능력 차이에 너무 많은 것이 좌우되다 보니 말뚝박기 또한 수행하지 못하는 것 같다.
수건돌리기

앞선 ‘말뚝박기’가 고등학생들의 국민놀이라면, 수건 돌리기는 과거 대학생들의 국민놀이였다(다시 쓰지만 ‘과거’다). 여러 사람이 원형으로 마주 보고 둘러앉아 하는 게임으로, 한 사람이 손수건을 들고 그 원을 따라 달린다. 그러다가 누군가의 뒤에 손수건을 몰래 두는데, 손수건이 놓인 사람은 그 손수건을 들고 상대방을 잡아야 한다. 반대로 수건을 둔 사람은 놓은 사람이 따라오기 전 그 사람이 일어난 빈자리에 앉아야 한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쫓고 쫓는 과정에서 은근히 마음을 전하는 MT 국룰 게임이었던 수건돌리기. 그러나 이 또한 <오징어 게임>에서 보긴 어려울 것 같은데 먼저 이 룰을 서바이벌 게임에 고치기도 어렵고(탈락자를 저격으로 사살하는 건 이미 충분하다), 심리전과 육탄전 사이의 애매한 지점은 둥글게 둥글게 게임과 비슷하다. 그나마 수건을 놓고 벌어지는 추격전 정도가 볼 만한데, 이 또한 예고편에서 암시한 술래잡기와 중복되는 감이 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