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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의 척도! 2023년 구글에서 가장 검색 많이 된 영화는?

검색엔진 구글에서 공개한 2023년 영화 검색 순위

성찬얼기자

12월은 정산의 달이다(그 연말정산 말고). 여기저기서 올 한 해를 기록하기 위한 자료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런 점에서 화제성 부분은 온라인 플랫폼/웹사이트를 참고했을 때 '그래, 올해 이런 것도 있었지'하고 돌아보기 쉽다. 연말을 맞이해 2023년 구글이 공개한 영화 검색량 순위를 짚어보며 2023년을 돌아보자.


10위

코카인 베어

〈코카인 베어〉
〈코카인 베어〉

한국에선 개봉 못하고 바로 VOD로 직행한 <코카인 베어>. 그래서 구글 검색량 10위라는 것에 놀라는 사람도 많을 터. 흥행은 손익분기점을 가뿐히 넘은 정도로 대단한 성적이 아니지만, 아무래도 워낙 특이한 소재라 많은 관심을 모았다. <코카인 베어>는 밀수업자들이 숨긴 코카인을 대량 흡입하고 살인웅(!)이 된 곰과 그를 막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B급영화스러운 스토리는 코카인을 대량 흡입한 채 사망한 실제 곰의 이야기에 상상력을 덧댄 것. 엘리자베스 뱅크스가 연출했는데, 이 영화로 그의 취향을 한껏 엿볼 수 있다.


9위

프레디의 피자가게

〈프레디의 피자가게〉
〈프레디의 피자가게〉

팬보이들을 열광시킨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가 구글 검색량 9위를 기록했다. 동명의 게임 시리즈가 든든한 팬덤을 가진 만큼 제작 단계부터 호러장르 팬들에게 기대를 받았다. 다만 한 자리에서 진행되는 단출한 플레이방식의 원작 게임을 어떻게 영화로 옮길 건지가 불안 요소였다. 호러에 정평이 난 제작사 블룸하우스는 영화에 원작 게임의 팬서비스를 다수 녹여 팬보이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아주 뛰어난 완성도는 아니나 적어도 팬덤을 배반하지 않고 원작을 잘 소화한 덕분에 2천만 달러로 제작한 영화는 전 세계 2억 8천만 달러를 돌파, 2023년 개봉한 호러영화에서 흥행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69만 명을 동원하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원작 게임도 장대한 시리즈가 된 만큼 영화도 시리즈로 이어지지 않을까.


8위

존 윅 4

〈존 윅 4〉
〈존 윅 4〉

강아지 한 마리에서 비롯된 대학살의 시리즈, <존 윅>의 신작 <존 윅 4>가 검색량 8위. <존 윅 3: 파라벨룸>(2019)으로부터 4년 만에 돌아온 작품이라 단연 화제성, 기대성에서 여느 영화에 밀리지 않았다. 특히 전작의 엔딩 때문에 4편이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한 마음이 클 수밖에. 액션을 내세운 시리즈답게 이번 영화엔 견자단, 사나다 히로유키 등 액션이라면 빠질 수 없는 배우들이 합류해 팬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개봉 후 호불호가 갈렸던 3편에 비해 진일보한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다. 다양한 앵글과 공간을 활용한 액션은 오랜 기다림에 지친 팬들을 만족시켰다. 아쉬운 점이라면 시간이 흐른 만큼 키아누 리브스의 움직임이 예전만 못하다는 반응 정도. 전 세계 4억 달러를 돌파, 시리즈 최고 흥행을 달성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존 윅 4〉 견자단
〈존 윅 4〉 견자단
〈존 윅 4〉 사나다 히로유키
〈존 윅 4〉 사나다 히로유키

 


7위

크리드 3

〈크리드 3〉
〈크리드 3〉

매 편 화제였으나 한국에서는 유독 힘을 못 쓰는 <크리드> 시리즈의 <크리드 3>가 그래도 2023년 쟁쟁한 라인업 가운데 7위로 인기를 입증했다. <크리드> 시리즈는 록키 발보아(실베스터 스탤론의 그 록키 맞다)와 아폴로 크리드의 혼외자식 아도니스 크리스가 복싱계에서 활동하는 내용의 스핀오프다. 1, 2편 모두 성공하면서 3편에선 단순한 '스핀오프'를 넘어 단독 시리즈로 발돋움했다. 실베스터 스텔론이 하차하면서 록키 또한 시리즈에서 물러났고, 크리드를 연기한 마이클 B. 조던이 연출까지 맡으며 <크리드> 시리즈만의 색을 만들어갔다. 그 결과 2억 7천만 달러 수익을 올려 시리즈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한국에선 여전히 힘을 못 써서 1만 관객도 돌파하지 못했다.


6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꺼져가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불씨를 잠깐이나마 활활 타게 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이하 가오갤3)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제임스 건 감독이 “가오갤의 마지막 이야기”라고 천명한 순간부터 팬들은 작별한 결심을 주섬주섬했다. 5월 3일 개봉한 영화는 전편의 과하다는 반응을 산 유머를 다소 조절하고 각 캐릭터의 서사에 집중하면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흥행 또한 한국에서 400만 돌파, 전 세계 8억 4천만 달러를 돌파하며 올해 가장 흥행한 영화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2023년 MCU 개봉작 중 유일하게 평가와 흥행 모두 잡은 셈. 이렇게 시리즈 내내 하드캐리한 제임스 건 감독이 MCU를 떠나 DCU(DC유니버스)의 수장이 된 건 마블팬들에게 아쉬운 결과겠지만.


5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어떤 의미에서든 파격. 이번 순위의 유일한 2022년 개봉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에올). 세탁소를 운영하는 에블린이 멀티버스의 종말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2022년 개봉 당시에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파격적인 스타일로 그려내 극찬을 받았다. 무엇보다 양자경과 키 호이 콴을 비롯, 동양계 이민자들을 주요 인물로 내세워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부각시켰다. 2023년 미국 아카데미에서 10개 부문 노미네이트되고 그중 작품상·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남우조연상 등 주요 부문을 포함해 7관왕을 해냈다. 양자경, 키 호이 콴, 제이미 리 커티스 등 긴 경력에도 조명 받지 못한 배우들이 데뷔 이래 최초로 후보가 되고, 수상까지 해내 박수를 받았다. 2023년 검색량은 영화만큼 배우들의 인생 서사 덕도 있었을 듯.

제이미 리 커티스(왼쪽), 양자경
제이미 리 커티스(왼쪽), 양자경
배우 은퇴를 고려하던 키 호이 콴은 이 영화로 다시 전환점을 맞이했다.
배우 은퇴를 고려하던 키 호이 콴은 이 영화로 다시 전환점을 맞이했다.

4위

사운드 오브 프리덤​

〈사운드 오브 프리덤〉
〈사운드 오브 프리덤〉

영화 좀 본다는 사람도 이 영화는 정말 낯설 것이다. <사운드 오브 프리덤>은 인신매매 단체에서 아이들을 구출한 팀 발라드의 일화를 영화로 옮겼다. 2018년에 제작을 완료했으나 2023년에야 개봉한 이 영화가 쟁쟁한 영화들을 제칠 정도로 검색량이 많은 건 두 가지 이유다. 먼저 이 영화는 '언더독'이다. 스타급 배우나 감독 없는 2천만 달러 규모의 작은 영화가 개봉 당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만들었고, 그 관심을 몰아 제작비 대비 10배에 달하는 1억 7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렇게만 보면 '인생역전' 같은 영화지만, 두 번째 이유는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다. <사운드 오브 프리덤>은 실존 인물 팀 발라드의 행적 논란, 주연 배우 짐 카비젤의 '진보 세력 유명 인사들이 소아성애라서 이 영화를 매장시키려 했다'는 발언의 인터뷰, 화제성을 위한 박스오피스 조작 논란 등 부정적인 이슈에 휩싸였다. 실제로 영화는 큐아논(QAnon, 트럼프 지지자들 혹은 그들이 주장하는 이론을 지칭하는 말) 사이에서 추천 영화로 알려지기도. 아무튼 <사운드 오브 프리덤>은 높은 검색량이 꼭 좋은 의미는 아니란 점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운드 오브 프리덤〉과 대안 우파에 대한 뉴스 보도 장면.
〈사운드 오브 프리덤〉과 대안 우파에 대한 뉴스 보도 장면.

3위

자완

〈자완〉
〈자완〉

<자완>도 한국관객들에게 낯선 영화다. 인도영화 <자완>은 인도에서 티켓 파워가 가장 좋은 배우라고 할 수 있는 샤룩 칸 주연의 액션 영화로, 아자드라는 인물이 어떻게 범죄에 손대게 됐으며 그에게 어떤 과거가 있는지를 보여준다. 인도 현지에서 톨리우드(타밀어나 텔루구어)의 아틀리 쿠마르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한 발리우드(힌디어) 영화란 점이나 샤룩 칸 영화 중 최대 제작비를 들인 작품이란 부분에서 화제를 모았다. 북미에서도 (비수기였다지만)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르는 등 저력을 보여주면서 많은 검색량을 확보한 것이 아닐까 싶다.


2위

오펜하이머

〈오펜하이머〉
〈오펜하이머〉

남은 두 편의 영화는 쉽게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2위는 <오펜하이머>.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으로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임무 '맨하탄 프로젝트'를 이끈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를 다뤘다. 놀란 감독이 워너를 떠나 연출한 첫 영화이자, 오랜 친우이자 페르소나 킬리언 머피가 주연을 맡았다. 아날로그적 연출과 시간선을 뒤흔드는 구성의 대가답게 오펜하이머 박사가 직시하는 미시적 세계를 이미지로 풀어내고 한 인간의 심리적 성쇠를 미스터리처럼 풀어내는 등 관객에게 놀라움을 안겨준다. 그 결과 놀란이 실존 인물을 다룬 첫 영화인데도 전 세계 9억 5천만 달러를 달성해 각종 흥행 기록까지 세웠다. 역대 R등급 영화 흥행 2위(1위는 <조커>), 역대 전기영화 흥행 1위 등등 놀란의 탄탄대로는 계속될 예정이다.


1위

바비

〈바비〉
〈바비〉

<오펜하이머>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단어가 있는데도 말하지 않았다. 1위를 위해 남겨둔 것이다. 2023년은 '바벤하이머'의 해였다. 당연히 '바벤하이머'의 일부, <바비>가 1위 왕좌에 앉았다. <바비>는 '인간세계로 간 바비'라는 스토리를 통해 마텔사의 유명 완구 브랜드 바비의 역사와 상징성을 영화로 풀어냈다. 그레타 거윅이 연출을 맡고 마고 로비가 바비를 연기하면서 제작 때부터 온갖 궁금증을 자극했다. 뚜껑을 연 <바비>는 14억 달러 수익을 남기며 2023년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물론 이런저런 설왕설래가 많았다. 특히 바비라는 브랜드에 추억이 없는 한국에선 간신히 50만 명을 넘길 정도로 화제성 대비 빛을 못 봤다. 그러나 한 사람의 유년기를 행복으로 채워주는 장난감, 여성과 남성에 대한 우화적 비유, 웬만해선 보기 힘든 배우들의 코믹 연기까지 <바비>가 보여준 도전은 (검색량 1위가 증명하듯) 호불호 이상으로 주목받으며 2023년을 '바비의 해'로 만들기 충분했다.

“2023년은 무슨 영화가 유행이었나요?” 물으면 보여줘야 할 이미지
“2023년은 무슨 영화가 유행이었나요?” 물으면 보여줘야 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