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계+인 2부>가 2024년을 열었다. 2022년 7월 20일 개봉한 <외계+인 1부>로부터 이어지는 <외계+인 2부>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지난 3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외계인은 그들의 죄수를 인간의 몸에 가두어 왔다”라는 말로 시작한 1부에서, ‘가드’(김우빈)와 ‘썬더’는 인간의 몸에 가두어진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며 현대 지구에 살고 있었다. 시간의 경계를 넘어 630년 전 고려에서는,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과 천둥(권총)을 쏘는 여자 이안(김태리)이 엄청난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속고 속이는 가운데, 신검의 비밀을 찾는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 그리고 그 외계인 죄수들을 해방시키고자 하는 정체불명의 조직 ‘밀본’의 수장인 가면 속의 자장(김의성)도 신검 쟁탈전에 나섰다.

2부에 이르러서는, 1391년 고려 말과 2022년 현대 사이의 시간의 문이 열리며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한다. 모두를 지키기 위해 인간의 몸속에 가둬진 외계인 죄수의 탈옥을 막으려다 과거에 갇혀버린 이안은 우여곡절 끝에 시간의 문을 열 수 있는 신검을 되찾고, 썬더를 찾아 자신이 떠나온 미래로 돌아가려고 한다. 한편, 위기 때마다 이안을 도와주는 무륵은 자신의 몸속에 느껴지는 이상한 존재에 혼란을 느낀다. 그런 무륵 속에 요괴가 있다고 의심하는 두 신선 흑설과 청운, 그리고 소문 속 신검을 빼앗아 눈을 뜨려는 맹인 검객이자, 2부에 새로이 등장한 인물인 능파(진선규), 그리고 신검을 차지하려는 자장까지 이안과 무륵을 쫓기 시작한다. 한편, 현대에서는 탈옥한 외계인 죄수 ‘설계자’가 폭발시킨 외계물질 ‘하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우연히 외계인을 목격한 민개인(이하늬)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마침내 무륵과 썬더, 그리고 두 신선과 이안이 하바의 폭발을 막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시간의 문을 열어 현대로 온다.

<외계+인 2부>의 첫인상은, 일단 1부와 2부 구성을 축구 경기의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본다면, 1부의 실점을 2부에서 만회했다는 느낌이다. 누군가는 동점골로 볼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역전골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일단 2부는 1부의 내용을 요약하며 시작한다. 다소 복잡한 <외계+인>의 세계관을 정리하며 문을 여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 장면이 꽤 길게 이어진다. 지난 1부에 대한 여러 평가 중 대략 공통된 견해들을 살펴보자면, ‘영화 속 과거와 현대를 비교하자면, 과거 장면이 좀 더 재밌다’, ‘흑설과 청운이라는 두 신선만큼은 확실히 재밌다’는 얘기들이 많았다. 그래서 2부는 꽤 긴 과거 장면으로 시작해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흑설과 청운이라는 두 신선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점, 그리고 무륵과 썬더의 오랜 이야기에 더해, 썬더의 활약 등이 확실히 2부의 강점으로 지목할만하다. 특히 마지막 폐공장에서의 대규모 액션 장면은 이제껏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물량과 특수효과가 투입되어 눈길을 끈다. 이처럼 절치부심하고 돌아온 2부가 끝난 뒤, 최동훈 감독부터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이하늬,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까지 영화 속 주역들이 참석한 기자회견 내용을 전한다.

1부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 아쉬웠을 텐데, 2부로 돌아온 소감은 어떤가.
최동훈 1편 끝나고 많이 힘들었다. 여러 주변 사람들에게 왜 이렇게 안 됐을까, 물어봤다. “네 탓이다”라는 사람 반, “지나치게 파격적이었다”는 사람이 반이었다. 솔직히 해답을 찾지 못했고, 2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여러 버전의 편집본을 만들고 작업하면서, 1부가 판타지나 SF 장르적 성격이 강했다면, 2부도 그 흐름을 이어가지만 좀 더 등장인물들에 집중해서 엮고 감정들이 드러나는 액션드라마로 컨셉을 잡았다.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감정들이 2부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다고 보면 된다.
1부에 대한 평가를 접하면서 혹시 재촬영한 부분은?
최동훈 2부를 편집하면서 여러 디테일을 바꾸고자 노력했다. 배우들에게 특정 대사를 부탁해서 핸드폰으로 녹음해서 보내주면, 그걸 편집에 넣어보고 없던 대사도 만들어보는 과정을 거쳤다. 재촬영한 부분은 민개인(이하늬)의 첫 등장 장면이다. 캐릭터를 확실하게 보여주면서 좀 더 빠르고 임팩트 있게 2부를 열고 싶어서, 정말 죄송하지만 이하늬 배우에게 따로 부탁해서 재촬영했다. 어쨌거나 나를 포함한 제작진은 2부만 생각하고 열심히 작업하자는 것 말고는 없었다.

2부를 끝낸 배우들의 소감은 어떤가.
류준열 처음 시작하면서 <외계+인>은 1과 2부로 끝날 이야기가 아니라는 얘기를 하긴 했다. 개인적으로는 <외계+인>을 작업하며 너무 많이 배워서, 그 힘으로 배우 생활을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김태리 마찬가지다. 그리고 바로 지금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보이후드>처럼 우리 전체적으로 나이가 들어서 나오면 좋을 것 같다.(웃음)

김우빈 나는 내일 당장 출연 가능하다.(웃음) 썬더로서 살았던 시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특히 마지막에 이르러 지친 썬더의 모습을 보여줄 때 좋았다. 뭐랄까, 배우가 아니라 이 영화의 첫 관객이 된 것처럼 벅찬 기분이었다.
이하늬 마지막 장면은 문경에서 두세 달 정도 촬영했는데, 진짜 추웠다.(웃음) 그런데 최동훈 감독님 덕분에 현장의 에너지가 한 번도 끊어진 적 없다.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감독님의 뒷모습이 정말 재밌다. 마치 게임을 하는 것처럼 낄낄대면서 모니터를 보고 계시는데, 그런 집중력이 현장을 이끄는 특별한 에너지가 됐다. 촬영 내내 행복했다. 게다가 우리는 2편을 알고 있으니, 1편이 끝난 다음에도 자신감이 있었다. 1편의 씨앗이 2편에서 멋진 열매로 돌아올 거라 믿고 있었다. 정말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는 우리 배우들의 호흡이 너무 좋아서 진짜 ‘한국판 <어벤져스>’같은 느낌으로 속편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물론 최동훈 감독님이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염정아 당연히 나도 속편이 만들어진다면 출연한다. <외계+인> 시리즈에서 신선들이 빠지면 안 된다.(웃음) 최동훈 감독님과는 <범죄의 재구성>(2004), <전우치>(2009)에 이어 3번째 작업이었다. 이번 2부는 흑설과 청운의 대사량이 정말 많고 스피디해서 힘들었다. 특히 초반 주막신에서 흑설과 청운이 몰아치는 대사만으로 무륵의 혼을 빼놓는 장면을 연기하는 게 힘들었다. 등에서 식은땀이 날 정도였는데, 배우 입장에서는 언제나 멋진 판을 깔아주시는 감독님이기에 즐겁다.
조우진 이하동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청운과 흑설의 후일담은 물론 과거사도 궁금하다. 그리고 솔직히 내가 ‘NG 대마왕’이다. 평소 말투가 느리고 천천히 하는 편인데, <외계+인> 시리즈에서는 빨리 움직이면서 또박또박해야 하는 대사들이 많았다. 심지어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와이어를 많이 탔던 적이 있나 싶은데, 그때마다 말을 빨리해야 했다. 어떨 때는 내가 타령을 하는 것 같은 신명 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염)정아 누나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김의성 안타깝게도 나는 2부에서 죽었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재밌는 이야기를 나 빼놓고 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런데 자장이 죽는 장면에서 가늘게 숨을 쉬고 있긴 하다. 나 나름대로 속편을 위해 준비했던 것이다.(일동 웃음)

이안과 무륵을 연기할 때의 호흡은 어땠나.
김태리 상대 배우와의 친밀도가 연기에 꽤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친한 배우라면 분명히 도움을 받는다. 무륵과 이안은 어렸을 때부터 맺어진 운명 같은 사이다.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아도 첫 만남부터 끌림이 있어야 하는데, 류준열 배우와는 <리틀 포레스트>(2018)를 하면서 굉장히 친한 사이가 돼서 <외계+인>에 아주 큰 도움이 됐다.
류준열 상대배우와의 교감이 어느 정도인지는, 화면에 거의 200%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친구에도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태리 씨와는 매우 깊은 친구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외계+인>에서 무륵과 이안은 부부라면 부부라고 할 수도 있다. <돈>(2019)을 함께 했던 유지태 선배가 ‘좋은 동료를 만드는 게 배우 생활의 큰 자산이 된다’는 얘기를 하신 적 있는데, 작품을 하면 할수록 그 말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로이 오비슨의 ‘인 드림스’(In Dreams)를 선곡한 이유는.최동훈 굉장히 인상적인 곡을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쓰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편집하면서 여러 음악을 깔아봤는데 ‘인 드림스’가 가장 좋았다. 내가 생각한 감정을 만들어내는 데 그만한 곡이 없었다. 물론 ‘인 드림스’는 예전부터 영화에 꼭 써보고 싶다고 생각한 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