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본드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최근 ‘버라이어티’는 MGM이 아마존의 품에 안긴 이후, <007> 시리즈의 미래를 예상하는 기사를 썼다. 그동안 시리즈의 판권을 소유한 EON 프로덕션의 마이클 G 윌슨과 바버라 브로콜리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고, 시리즈의 배급사인 MGM을 아마존이 인수하며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공동 소유 형태로 <007> 시리즈을 맡게 됐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2024년 1월 말쯤 바버라 브로콜리는 아마존 MGM 스튜디오의 최고 경영진 3명인 제니퍼 살케, 코트니 발렌티, 줄리 라파포트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아마존이 2022년 MGM을 85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에 대한 논의였다. 평소 아마존 회장 제프 베이조스는 제임스 본드를 디지털 시대로 성공적으로 끌어 들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2021) 이후 새로운 시리즈 제작이 난항을 겪고 있는 동안, 바버라 브로콜리 또한 원작자 이안 플레밍의 스파이 소설을 기반으로 한 자산을 새로이 진화시켜야 한다는 숙명과 직면했다. 지난 몇 년간 007 유니버스 못지 않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스타워즈> 유니버스 같은 초대형 브랜드들이 관객의 피로를 촉발하고 흥행이 저조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루카스필름의 오랜 수장인 캐슬린 케네디도 올해 물러날 예정이기에, 아마존에서 제작하는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도 막대한 부담감을 안을 수밖에 없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그동안 바버라 브로콜리의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과도한 통제력이 현재의 제임스 본드에게 해를 끼쳤다고 분석한다. 가령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테넷>(2020) 개봉 이후 공개적으로 제임스 본드 영화 연출에 관심을 표명했다. 하지만 바버라 브로콜리는 주저 없이 ‘절대 불가’를 선언했고, 최종 편집본에 대한 권한을 포기할 수 없는 놀란은 시간 낭비하지 않고 곧장 후속작인 <오펜하이머>(2023)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오펜하이머>는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약 10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 돌이켜 보면, 과거 스티븐 스필버그도 <미지와의 조우>(1977) 개봉 이후 제임스 본드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지만, 바버라 브로콜리의 아버지인 고 앨버트 커비 브로콜리가 ‘스필버그의 경험 부족’을 이유로 들며 무산된 바 있다. 아무튼 바버라 브로콜리는 아마존과의 ‘창의적인 연결고리’를 꿈꾸고 있다. 그것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