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키 17〉 촬영장의 봉준호 감독 [Jonathan Olley/Warner Bros. Pictures/ AP 연합뉴스 자료사진]](/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3%2F17621_205006_2021.jpg&w=2560&q=75)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개봉 첫 주말 1위에 올랐다. 한국 감독으로는 최초로 이룬 기록이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흥행 수입으로 제작비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미키 17〉은 지난 7일 개봉 이후 주말 3일간 북미 3,807개 상영관에서 1,910만 달러(약 276억9천만원)의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북미 외 지역에서는 3,420만 달러를 추가해 전 세계 흥행 수입 총액은 5,330만 달러(약 772억7천만원)를 기록했다. 해외 시장 중에서는 한국이 900만 달러로 가장 높은 수입을 기록했으며, 프랑스(290만 달러)와 영국(270만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 성적은 업계가 예상했던 북미 첫 주 수입 2,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할리우드 매체들은 이 영화가 제작비 1억1,800만 달러(약 1,710억8천만원)와 마케팅 비용 8,000만 달러(약 1,160억원)를 고려할 때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버라이어티'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키 17〉이 극장 개봉 기간 흑자를 내려면 전 세계적으로 약 2억7,500만~3억달러(약 3.987억~4,349억원)의 수익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데드라인'은 "안타깝게도 이 오리지널 SF 영화의 수익은 워너브러더스가 예상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워너브러더스에) 슬픈 주말이 됐다"고 평가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로버트 패틴슨 [AP 연합뉴스 자료사진]](/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3%2F17621_205007_2144.jpg&w=2560&q=75)
관객 반응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현장 관객 조사에서 〈미키 17〉은 상대적으로 낮은 'B' 등급을 받았다. 대부분의 흥행작들이 'A' 등급을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평론가 점수 79%, 일반 관객 점수 73%를 기록 중이다. 이는 봉 감독의 전작 〈기생충〉(평론가 99%, 관객 95%)은 물론, 〈살인의 추억〉(92%), 〈마더〉(89%)보다 낮은 수준이며, 〈설국열차〉(72%)와 비슷한 평가다.
워너브러더스의 글로벌 배급 담당 제프 골드스틴 사장은 "전세계 수입 5천300만 달러로 시작한 것은 좋은 숫자"라면서도 "비용과 비교할 때는 더 도전적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맥스 등) 프리미엄 포맷에서의 강점이 입소문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프리미엄 상영관에서의 북미 티켓 판매의 강세를 강조한 언급이다. 골드스틴 사장은 "관객의 47%가 이 영화를 프리미엄 포맷으로 관람했는데, 이것은 이 영화에 대한 영화 팬들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봉 감독은 드니 빌뇌브, 쿠엔틴 타란티노, 크리스토퍼 놀란과 함께 팬들이 정말로 영화를 보러 가게 하는 몇 안 되는 유명 감독 중 한 명" 이라고 평가했다.
![영화 〈미키 17〉의 한 장면 [Warner Bros. Pictures/ AP 연합뉴스 자료사진]](/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3%2F17621_205008_2316.jpg&w=2560&q=75)
AP통신은 앞으로 몇 주간 〈미키 17〉에 대적할 큰 경쟁작이 없어 스튜디오 측이 "장기적인 게임"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북미 극장가에서는 개봉한 지 한 달 가까이 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외에 대형 배급사가 내놓은 신작은 〈미키 17〉이 유일했다.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미키 17〉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고, 이어 〈라스트 브레스〉, 〈더 몽키〉, 〈패딩턴: 페루에 가다!〉(Paddington in Peru) 등이 뒤를 이었다.
〈미키 17〉은 봉 감독이 〈기생충〉으로 2020년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할리우드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기생충〉은 2020년 2월 아카데미 수상 직후 북미 극장가에서 흥행 순위를 역주행하며 외국어 영화라는 한계를 딛고 일간 박스오피스 순위 4위까지 오른 바 있다.